김경문 첫 상대 이스라엘 에릭 홀츠감독 스타일은?

2021. 7. 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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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 도쿄 올림픽 한국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9전 전승 신화를 쓴 김경문(63)감독이다. 13년이 흘러 60대 중반을 바라보는 김경문감독은 코로나19 늪에 빠진 한국야구를 살려 내야 하는 중책을 맡고 26일 선수단과 함께 도쿄로 이동했다. 도쿄 하루미 올림픽 선수촌에 입촌한 선수단은 조직위가 배정한 오타 구장에서 현지 적응 훈련을 한다. 29일 오후7시 요코하마구장에서 열리는 이스라엘전이 첫 경기다.

한국야구는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일부 선수들이 감염병 법을 위반하는 부적절한 행위로 KBO리그가 전격 중단되고 NC 2루수 박민우와 키움 투수 한현희가 국가대표에서 탈락하는 사태를 겪었다. 이로 인해 KBO리그에 대한 신뢰가 급락해 8월10일 후반기가 재개된다고 해도 팬들의 외면을 받을 위기에 처했다. 그만큼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야구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지가 중요해졌다.

김경문감독은 출국에 앞서 고척돔에서 마지막으로 가진 키움 히어로즈와의 연습 경기를 마친 뒤 “무조건 첫 경기인 이스라엘전 승리에 집중하겠다. 그 다음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이스라엘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스라엘 대표팀은 이스라엘에서 훈련하고 준비된 팀이 아니다. 미국에서 구성됐다. 대표팀의 최일언투수코치와 김평호전력분석팀장이 지난 10일 미국으로 출장을 가 이스라엘 대표팀의 연습 경기 4게임을 직접 보고 귀국한 바 있다.

도쿄올림픽 야구는 패자부활전이 있는 더블 일리미네이션(Double Elimination) 방식이다. 참가국 수가 6개국 밖에 되지 않는다. 베이징올림픽 9전 전승까지 가지 않아도 예선부터 5연승을 해버리면 금메달을 딸 수 있다.

단기전인 만큼 감독의 작전과 경기 운영, 대처 능력이 승패에 직결될 가능성이 높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 한국은 이스라엘과의 첫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1-2로 패했고 결국 예선 탈락했다. ‘고척돔 참사’였다.

당시 이스라엘 감독은 제리 와인스타인이었는데 미국 UCLA를 졸업한 와인스타인은 다수의 메이저리거들을 배출한 대학야구의 명 지도자를 거쳐 시카고 커브스 등 마이너리그 감독을 했다.

와인스타인은 2017 WBC 28명의 선수 엔트리에 무려 16명의 투수들(한국 등 3개국은 13명)을 포함시켜 주목을 받았는데 새로운 투수 로테이션에 수비 시프트 작전을 들고 나와 한국을 흔들었다.

한국과의 개막전에 선발 투수 마퀴가 3이닝을 던지고 그 다음에 4명이 1이닝 씩, 마지막에 자이드가 3이닝을 맡는 방식이었다. 우리 타자들이 적응할 여유를 주지 않고 투수 교체를 단행한 것이다.
당시 마무리를 맡아 3이닝 무실점 역투를 한 조쉬 자이드가 이번 도쿄 올림픽에도 이스라엘 대표로 왔다.

도쿄 올림픽 이스라엘 야구 국가대표 감독은 베일에 가려진 에릭 홀츠(56)이다. 세계 야구계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프로야구 경험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성장한 유대인으로 ‘딘 칼리지’에서 2년간 야구를 했고 2007년에는 이스라엘 야구리그, 블루삭스 팀에서 선수 겸 코치로 뛰었다. 포지션은 3루수이고 투수도 겸했다. 지도자로는 대학팀 보조 코치, 웨스터체스터 커뮤니티 칼리지의 타격 코치(2008~2015년)를 거쳤다.

이스라엘에서 1932년부터 개최되는 전세계 유대인들의 올림픽인 ‘마카비아 게임즈(Maccabiah Games)'에서 지도력을 인정 받은 에릭 홀츠는 2019년 4월 이스라엘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에 선임됐다.

에릭 홀츠감독이 이끄는 이스라엘 대표팀은 도쿄 올림픽 예선전에서 불가리아, 리투아니아를 제쳤고 2019년 9월 독일에서 열린 유럽선수권에서 독일을 눌러 관심을 모았다. 아픈 역사를 가진 이스라엘 팀이 80년 만에 독일에 가서 승리를 거둔 게임이다. 이스라엘은 이탈리아에서 계속된 아프리카/유럽 지역 예선에서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김경문감독의 한국 대표팀은 도쿄에서 상대팀 이스라엘의 전력을 분석하고 최종 대비책을 만드는 중이다. 선발 투수는 이미 낙점해놓고 발표를 미루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이미 보여주었듯이 김경문감독은 페넌트레이스가 아닌 단기전에서는 경험을 바탕으로 한 ‘영감(靈感)’의 야구를 구한다. 이에 맞서 이스라엘 에릭 홀츠 감독이 어떤 변칙 작전을 들고 나올지 주목된다.

[나리타공항에 도착한 김경문 감독. 도쿄=유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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