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속 연장 접전.. 男유도 안창림 '집념의 銅'

남정훈 2021. 7. 26. 23: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재일교포 3세 유도 선수 안창림(27)에게 5년 전 리우는 '통곡의 땅'이었다.

2014년 11월 일본의 귀화제의를 뿌리치고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한 안창림은 이후 국제대회에서 승승장구하며 73㎏급 세계랭킹 1위 자격으로 2016 리우 올림픽에 출전했다.

자신에게 6전 전패를 안긴 '숙적' 오노 쇼헤이(일본)을 꺾고 일본무도관에 태극기를 꽂겠다는 안창림의 목표는 끝내 '한여름 밤의 꿈'이 되고 말았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종료 13초 전 극적인 업어치기
"원하던 金 아니지만 후회 없다"
안창림이 26일 일본 도쿄 지오다구 일본 무도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유도 남자 73kg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아제르바이잔의 오르조브 루스탐과 겨루고 있다. 도쿄=허정호 선임기자
재일교포 3세 유도 선수 안창림(27)에게 5년 전 리우는 ‘통곡의 땅’이었다. 2014년 11월 일본의 귀화제의를 뿌리치고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한 안창림은 이후 국제대회에서 승승장구하며 73㎏급 세계랭킹 1위 자격으로 2016 리우 올림픽에 출전했다. 그러나 16강에서 절반패를 당하며 생애 첫 올림픽 도전을 허무하게 끝마쳤다.

5년이 흐른 뒤 열린 2020 도쿄올림픽은 안창림에게 설욕의 무대로 안성맞춤이었다. 유도 경기가 열리는 ‘일본 유도의 성지’ 일본 무도관은 쓰쿠바대학 재학 시절인 2013년 전일본학생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장소이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6전 전패를 안긴 ‘숙적’ 오노 쇼헤이(일본)을 꺾고 일본무도관에 태극기를 꽂겠다는 안창림의 목표는 끝내 ‘한여름 밤의 꿈’이 되고 말았다. 다만 값진 동메달으로 리우에서의 아픔을 조금은 떨쳐냈다.

안창림의 26일의 여정은 험난했다. 32강부터 16강, 8강까지 모두 골든스코어(연장전) 접전을 치른 끝에 승리를 따낸 안창림은 준결승에서도 라샤 샤브다투시빌리(조지아)와 연장 승부를 펼쳤다. 4경기를 내리 연장 승부를 치르다 보니 준결승 막판에는 일어날 때조차 휘청거릴 정도였고, 결국 소극적인 플레이 속에 지도 3개가 누적되어 반칙패했다.

온몸의 체력을 다 쓴 채 치른 루스탐 오루조프(아제르바이잔)와의 동메달 결정전. 또다시 ‘노메달’로 올림픽을 마칠 수 없다는 필사의 각오로 안창림은 오루조프와 지도 2개씩 받으며 처절하게 맞섰다. 안창림은 정규시간 종료 13초를 남겨놓고 극적인 업어치기를 성공시키며 절반을 따냈고, 그대로 승리를 지켜냈다.
안창림이 26일 일본 도쿄 지요다구 일본 무도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유도 남자 73kg급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도쿄=허정호 선임기자
경기 뒤 안창림은 “원하던 금메달이 아니긴 하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다. 다만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납득은 안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저의 동메달이 한·일 양국에서 바라보는 재일교포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조금은 달라질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제 모습을 보고 재일교포 운동선수나 어린이들이 희망을 가진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도쿄=남정훈 기자 che@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