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산의마음을여는시] 디아스포라의 꿈

- 2021. 7. 26.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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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를 찾아 모래에 푹푹 빠지면서 앞만 보고 달려갔습니다.

신기루를 따라갔는데 오아시스는 사라지고 사막 한복판에 쓰러졌습니다.

오아시스란 진정 없는 걸까요? 아닙니다.

세계 곳곳에 오아시스를 일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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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애
쪼그라든 창자
모래가 든 신발로 앞만 보고 달렸다
머리에 피어난 바람꽃이
좀 쉬어가자 하지만
나침반이 방향을 잃었다
 
사막의 한복판
오아시스는 처음부터 없었던가
태양이 영혼을 말린 하늘에
어머니의 얼굴이 손짓하는데
떠나온 곳으로 돌아갈 수도
잘못 온 곳에 더 이상 머물 수도 없는
디아스포라의 현주소는 절망
 
주홍글씨로 새겨진 불법체류자
척박한 땅에 뿌리를 내리던 낯선 식물
결코 옮겨 심을 수 없었던 종種이었을까
 
선한 사마리아인도 고개를 돌리고
혼자서 무서운 꿈을 꾸는
디아스포라
오아시스를 찾아 모래에 푹푹 빠지면서 앞만 보고 달려갔습니다.

신기루를 따라갔는데 오아시스는 사라지고 사막 한복판에 쓰러졌습니다.

어머니가 고향으로 돌아오라고 손짓합니다.

그런데 떠나온 곳으로 돌아갈 수도,

잘못 온 곳에 더 이상 머물 수도 없습니다.

절망을 딛고 혼신의 힘을 다해 좀 더 나아갑니다.

척박한 땅에 겨우 뿌리내리는가 싶더니 불법체류자란 낙인이 찍힙니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선한 사마리아인도 고개를 돌린다는 이산(離山).

오아시스란 진정 없는 걸까요? 아닙니다.

우리 한민족은 낯선 땅에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워

세계 곳곳에 오아시스를 일구고 있습니다.

박미산 시인, 그림=림지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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