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악마화 말라", 美 "인권 탄압 우려"..G2 서로 할말만 했다

김광수 2021. 7. 26.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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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26일 미국을 향해 말폭탄을 쏟아냈다.

미 국무부 2인자인 셔먼 부장관은 미국의 가치, 이익, 동맹국 및 우방의 가치와 배치되고 국제규칙에 기반한 질서를 훼손하는 다양한 중국의 조치에 '개인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고 국무부는 소개했다.

미국은 △홍콩에서의 반민주적 탄압 △신장에서 계속되는 대량학살과 반인륜범죄 △티베트에서의 학대 △언론 접근과 언론의 자유 축소를 포함한 인권 우려 △사이버 공간 △대만해협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의 중국의 행동 등을 우려 사안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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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셰펑 "적, 속임수, 악마화" 말폭탄 쏟아내
공산당원, 유학생 비자 제한 철폐 목록 압박 
美 셔먼 "中과 충돌 추구 안해" 절제된 입장  
홍콩, 신장, 티베트 등 인권 탄압에 우려 표명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셰펑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이끄는 양국 대표단이 26일 중국 톈진에서 회담하고 있다. 미중 양국의 대면 고위급 대화는 지난 3월 미국 알래스카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왕이 외교부장이 2+2 고위급 회담을 가진 이후 4개월 만이다. 톈진=AP 연합뉴스

중국이 26일 미국을 향해 말폭탄을 쏟아냈다. 적, 속임수, 악마 등 온갖 험악한 표현이 등장했다. 미국은 홍콩, 신장, 티베트 인권 문제를 제기하면서도 “중국과의 충돌을 추구하지는 않는다”는 절제된 입장을 유지했다. 갈수록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지만 양국은 10월 대면 정상회의를 목표로 소통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셰펑 부부장(차관)은 이날 톈진에서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과 만나 “미중 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져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일부 미국인들이 중국을 ‘가상의 적’으로 삼은 것이 근본 원인”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2차 대전 당시 일본, 냉전시절 소련으로 여긴다”면서 “중국을 악마화해서 국내 불만을 무마하고 미국의 구조적 모순을 중국 탓으로 돌리려 한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또 “미국은 잘못된 생각과 위험한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중국을 방문한 최고위급 각료를 상대로 분풀이하듯 융단폭격을 가한 셈이다. 양국 고위급 대화는 지난 3월 알래스카 회담 이후 4개월 만이다.

셰 부부장은 미국이 내세운 경쟁, 협력, 대항의 3분법은 “중국을 억압하는 속임수”라면서 “대결과 억제가 본질이고 협력은 미봉책, 경쟁은 말의 함정일 뿐”이라고 깎아 내렸다. 특히 “미국은 일방적으로 이익을 얻으려 한다”며 “나쁜 짓을 하면서 좋은 결과를 얻으려 한다면 세상에 이런 법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다. 미국은 악당, 중국은 선의의 피해자라는 뉘앙스다.

회담을 끝낸 셔먼 부장관을 만난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역시 "미국이 중국의 사회주의 체제 전복을 시도해선 안 된다며"다며 공세를 펼쳤다. 중국 외교부의 성명에 따르면 왕이 부장은 이날 셔먼과의 면담에서 신장·홍콩 문제와 관련 "미국이 중국의 영토 주권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또 미국의 중국에 대한 일방적 제재와 관세 철폐도 요구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셰펑 부부장의 작심 발언을 이례적으로 실시간 공개했다. 분이 덜 풀렸는지 셰 부부장은 회담 후에도 중국 기자들과 만나 “레드라인을 침범하고 불장난으로 도발하는 것을 중단하라”며 미국을 몰아세웠다. 아울러 공산당원과 가족, 중국 유학생에 대한 비자 제한 철폐 등 미국에 개선을 요구하는 목록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26일 셰펑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회담하고 있는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 톈진=AP 연합뉴스

이에 대해 미 국무부는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 명의 보도자료에서 “미국은 두 나라 간 치열한 경쟁을 환영하며 계속해서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하지만 중국과의 충돌을 추구하지는 않는다고 셔먼 부장관이 강조했다”라고 밝혔다.

미 국무부 2인자인 셔먼 부장관은 미국의 가치, 이익, 동맹국 및 우방의 가치와 배치되고 국제규칙에 기반한 질서를 훼손하는 다양한 중국의 조치에 ‘개인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고 국무부는 소개했다. 미국은 △홍콩에서의 반민주적 탄압 △신장에서 계속되는 대량학살과 반인륜범죄 △티베트에서의 학대 △언론 접근과 언론의 자유 축소를 포함한 인권 우려 △사이버 공간 △대만해협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의 중국의 행동 등을 우려 사안으로 꼽았다.

그는 또 중국에 억류돼 있거나 출국금지 상태인 미국과 캐나다 시민 문제를 제기했고 중국이 세계보건기구(WHO)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 2단계 조사를 허용하지 않는 데 대한 우려를 거듭 표명했다고 국무부는 소개했다.

다만 기후위기, 마약 대응, 비확산, 북한, 이란, 아프가니스탄, 미얀마 등은 협력 사안으로 꼽았다. 이어 만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관련, “다양한 현안에 대해 솔직하고 공개적인 논의를 하면서 양국 간 열린 소통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줬다”라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미 정부 고위당국자를 인용 “구체적 합의나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이번 회담의 목적은 아니었다"라고 평가했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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