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광화문 '기억공간' 옮긴다..일단 서울시의회 임시 공간으로

[경향신문]
세월호 유가족과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4.16연대)가 서울 광화문광장에 있는 ‘기억·안전 전시공간(기억공간)’을 서울시의회 임시 공간으로 자진 이전키로 했다.

세월호 유가족은 26일 오후 9시부터 30분가량 회의를 갖고 서울시의회 중재안대로 기억공간을 임시공간으로 옮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철거·이전에 필요한 보관품 이동 등의 작업은 오는 27일 오전 10시 유가족 기자회견을 마친 뒤 유가족 등이 직접 하기로 했다.

장동원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총괄팀장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의회 중재안대로 기억공간을 서울시의회 임시공간으로 옮기기로 유가족들과 협의가 됐다”며 “(기억공간 장소 논의를 위한) 협의체 구성 등은 서울시와 추가 협의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우 4.16연대 사무처장은 “종합적으로 입장을 정리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내일 기자회견을 통해 밝히겠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가 기억공간을 광화문광장에 계속 둘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자 유가족은 대안 마련을 촉구하며 반발했다. 서울시는 “광장에 특정 구조물을 조성·운영하는 것은 열린 광장이자 보행 광장으로 탄생할 새로운 광장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유가족은 시민들이 오가며 볼 수 있는 곳에 세월호 참사를 기억할 수 있는 대안공간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고, 서울시의회가 시의회 내 임시공간 마련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서울시가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위해 광장에 있는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를 예고한 26일 오전, 세월호 기억공간 입구가 서울시 관계자와 4·16연대,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취재진으로 혼잡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문광호·민서영 기자 moonlit@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