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는 이어폰, 팔에는 문신, 흰 셔츠에 헐렁한 바지..스케이트보드 '화려한 데뷔전'[Tokyo 2020]

최희진 기자 2021. 7. 26.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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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젊은 세대 유인 위해 첫 정식종목
선수들의 자유분방한 패션 화제
올림픽에서 첫선을 보인 스케이트보드 선수들, 위부터 일본의 니시야 모미지, 프랑스의 뱅상 밀루, 미국의 나이자 휴스턴. 도쿄 | 연합뉴스

틀에 박힌 경기복을 입은 선수는 찾아볼 수 없다. 귀에 무선 이어폰을 꼈고 팔에는 문신이 새겨져 있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스케이트보드가 선수들의 화려한 패션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난 25~26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어반 스포츠파크에서 스케이트보드 남자 스트리트 및 여자 스트리트 결선이 각각 열렸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따르면 스트리트는 스케이트보더들이 계단·난간·벤치·연석·벽 등 길거리를 본뜬 구조물을 이용해 창의적인 기술을 선보이는 종목이다. 기술의 난이도·높이·속도·독창성·완성도·구성을 평가해 종합점수를 낸다.

26일 여자 결선에선 14세 니시야 모미지(일본)가 총점 15.26점으로 금메달을 차지했고, 지난 25일 남자 결선에선 일본 호리고메 유토(22·37.18점)가 우승했다. 개최국 일본이 스케이트보드의 첫 금메달을 휩쓸었다.

경기 내용만큼 화제가 된 것은 선수들의 패션이었다. 4년의 노력을 하루에 쏟아붓는 올림픽 경기장에는 통상 엄숙하고 긴장이 감돌지만, 스케이트보드 선수들은 종목 본연의 자유분방함을 경기장 안으로 끌고 들어왔다.

선수들은 경기 중에도 귀에 무선 이어폰을 꽂은 채 음악을 들었고, 개성이 넘치는 유니폼을 입었다. 프랑스의 뱅상 밀루는 흰색 셔츠와 헐렁한 흰 바지를 입었고, 미국의 나이자 휴스턴은 알록달록한 무늬가 그려진 상의에 흰 반바지를 입었다. 큰 주머니가 달린 카고 바지를 입은 선수들도 눈에 띄었다.

IOC는 “스케이트보드는 스포츠로서만이 아니라 스타일로도 올림픽에 데뷔했다”며 “많은 팬들이 자국의 스케이트보드 유니폼을 어디에서 구입할 수 있는지를 온라인에서 문의하는 것을 보면 스케이트보드 유니폼 디자인은 성공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스케이트보드는 IOC가 젊은 세대를 올림픽으로 유인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내세운 종목이다. 선수들도 어리다. 다음달 4~5일 열리는 파크 종목에 참가하는 스카이 브라운(영국)은 13세다. 가디언은 이 종목 특유의 분위기를 전하면서 “이어폰을 착용한 채 경쟁하는 올림픽 종목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경기가 무관중으로 치러지는 바람에 길거리를 방불케 하는 활기찬 분위기가 없었다는 게 아쉬움으로 남았다.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 측은 스케이트보드 관계자들에게 박수만 허용하고 함성과 육성 응원은 금지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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