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튀니지..반정부 시위 격화
‘아랍의 봄’ 민주화 이뤘지만
경제난에 곳곳서 수천명 봉기
대통령, 총리 해임·의회 정지
‘아랍의 봄’이 시작된 곳이자 드물게 민주화에 성공한 국가로 꼽혀온 튀니지의 민주주의가 흔들리고 있다.
카이스 사이에드 튀니지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제1당 엔나흐다 소속 히셈 메시시 총리를 해임하고 의회의 기능을 30일 동안 정지시켰다고 현지 언론 라프레세드튀니지가 보도했다. 구체적인 해임 이유는 언급되지 않았다. 의회 정지에 따라 국회의원들에 대한 면책 특권도 사라지게 된다. 의회 앞에는 군 병력이 배치됐다.
앞서 지난 주말 수도 튀니스 등 튀니지 곳곳에서는 높은 실업률과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경제난 등으로 시민 수천명이 시위를 벌였다. 일부 시위대는 엔나흐다 정당과 메시시 총리의 코로나19 방역정책 실패를 비난하며 서부 토루즈 당사에 불을 질렀다.
사이에드 대통령은 25일 시위대를 향해 “폭력 시위를 지속하면 발포하겠다”고 경고했다.
시위에 참가한 한 시민은 “우리의 인내심은 바닥이 났다. 정부는 전염병을 통제하지도, 백신을 제공하지도 못하고 있다”고 알자지라에 말했다. 튀니지는 아프리카 대륙 국가 중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어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나라로, 7월 들어 일일 확진자 수가 9000명대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 실업률은 17.8%로 집계됐다.
튀니지 정계의 분열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장이자 엔나흐다 당대표인 라체드 가누치가 나흐다는 총리 해임에 대해 “헌법에 반하는 쿠데타”라며 반발했다.
튀니지에서는 2011년 생계난을 호소하던 20대 노점상의 분신자살을 계기로 반정부 시위가 시작돼 23년간 독재 통치를 해온 제인 엘아비디네 벤 알리 정권이 막을 내렸다. 튀니지의 민주화 운동은 북아프리카와 중동지역으로 확산돼 ‘아랍의 봄’으로 이어졌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국민의힘 시의원들 식당서 ‘몸싸움 난동’···집기 깨지고 난장판
- 김건희 여사, 국화꽃 들고 시청역 참사 현장 추모
- 허웅 “전 연인 임신, 내 아이 아니란 의심 있었다”
- 32억 허공에 날렸다···개장도 못하고 철거되는 ‘장자도 흉물’
- 채 상병 특검법 국민의힘서 안철수만 찬성표···김재섭은 반대 투표
- ‘데드풀과 울버린’ 세계관 합병은 ‘마블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 필리버스터 때 잠든 최수진·김민전 “피곤해서···” 사과
- 동성애 불법화한 카메룬 대통령의 딸, SNS에 커밍아웃해 파장
- 원희룡 “한동훈과 윤 대통령 관계는 회복 불가···난 신뢰의 적금 있다”
- 이진숙, 5·18 왜곡글에 ‘좋아요’ 누르고…“한·일은 자유주의 동맹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