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하면 통한다"..'초고속 임협 잠정안' 한국지엠, 27일 운명의 시간

최기성 2021. 7. 26.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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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가 함께 참석한 트레일블레이저 신차 출시현장 [사진 제공 = 한국지엠]
한국지엠 노사가 지난 22일 올해 임금 협상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지난 5월27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임협에 돌입한 지 2개월 만이다. 최근 5년 동안은 3~4월에 시작해서 해를 넘기기 일쑤였다.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3만원 인상(호봉승급 포함), 일시 격려금 450만원 지급 등이 담겼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번 잠정합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노사가 조기에 잠정합의를 이뤄냈다는 데 의의를 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사, 위기 극복에 뜻 모아 잠정합의안 도출
글로벌 신차 생산 위한 창원 도장공장 준공식 [사진 제공 = 한국지엠]
노사는 코로나19 확산 장기화와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로 발생한 위기를 조금이라도 빨리 극복하자는 데 뜻을 같이 한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 몰려있는 긍정적인 모멘텀들을 살려보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이에 앞서 국내 완성차 '맏형' 격인 현대차가 '3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끌어낸 것도 노사 상생 분위기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지엠의 현재 목표는 조금씩 실적을 만회하고 있는 흐름을 잃지 않으면서 하반기 출시 예정인 신차들을 시장에 성공적으로 선보이는 것이다.중장기적으로는 이제 반환점을 넘어 선 경영 정상화 계획의 일환으로 남아 있는 투자도 이끌어내야 한다.

지난 6월 한국지엠 내수는 전월 대비 24.9%, 수출은 27.1%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상반기 통틀어서도 현대차와 기아차에 이어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3위를 기록하며 무난한 성적표를 받았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가 효자 역할을 담당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국내 완성차 수출 1위를 달성하며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의 높은 인기를 입증했다.

한국지엠이 경영 정상화까지 갈 길은 아직 멀다. 지난 2018년 경영 정상화를 위한 미래 계획의 일환으로 '향후 5년 간 15종의 신차와 부분변경 모델을 선보이겠다' 공표했던 한국지엠은 현재까지 총 9개의 모델을 출시했다. 선언했던 약속의 60%를 이행했다.

한국지엠은 남은 40%를 채우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당시 미래 계획에 따라 국내 생산을 약속했던 신차 2종 중 트레일블레이저를 이을 두 번째 글로벌 신차(CUV)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이 올해 첫 현장 행선지로 창원 사업장을 선택했던 이유와 일맥상통한다. 지난 3월에는 투자 계획대로 창원 사업장 내 신규 도장공장을 준공했다.

노사간 협력 필수…"마지막 남은 투표에 달렸다"
카허 카젬 사장 [사진 제공 = 한국지엠]
한국지엠은 경영 정상화를 최우선 해결 과제로 삼고 있다. 회사의 경영 상태가 정상화되고 흑자 전환을 이뤄야 고용 유지와 창출, 신규 투자 등에 쏟을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지엠은 노조의 요구안을 보다 적극 수용할 수 있는 여력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경영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아직 코로나19 확산세가 무섭고 글로벌 반도체 수급 역시 여전히 어렵다.

현대차 역시 노사 잠정합의안 도출에 대해 어려운 국내·외 경제 상황 속에서 코로나19 재확산과 차량 반도체 수급난으로 자동차 산업의 위기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는 점에 노사가 인식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노사가 각각의 입장은 잠시 내려놓고, 상생과 협력의 노사관계를 기반으로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내실을 다지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판단을 한 것이다.

현대차 노사가 예상보다 빨리 잠정합의에 이른 것을 두고 회사의 하반기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국지엠은 올 하반기에 볼트 EV 부분변경 모델과 볼트 EUV를 선보이기 전 올해 임협을 일찍이 매듭짓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트레일블레이저가 선전하고 있지만 '똘똘한 한 대'만으로 다시 일으켜 세워지기에는 현재 한국지엠이 처한 상황이 그리 녹록치 만은 않아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지엠은 현대차를 비롯한 다른 자동차 업체들과 달리 올 1~6월 동안 이렇다 할 신차 출시 없이 비교적 '조용히' 보냈다"며 "그만큼 하반기에 거는 기대가 클 것이며,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긍정적인 모멘텀을 새롭게 발굴하는 것이 절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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