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돌아오지 못한 김홍빈 대장
[경향신문]
평소 “폐 끼치고 싶지 않다”
고인 뜻 따라 수색 중단 결정
‘훈장’ 추서 등 장례절차 논의
장애인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성공했지만 하산 도중 조난된 ‘열 손가락 없는 산악인’ 김홍빈 대장(57·사진)이 끝내 히말라야의 품에 잠들었다. 김 대장의 가족들은 “주변에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생전 고인의 뜻에 따라 수색 작업 중단을 요청했다. 관계당국은 장례절차 논의에 들어갔다.
김홍빈 브로드피크 원정대 광주시 사고수습대책위원회는 26일 “히말라야 현지에서 조난된 김 대장을 찾기 위해 진행됐던 구조와 수색 작업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대장의 배우자는 지난 25일 진행된 헬기 수색에서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는 내용을 전달받은 뒤 이날 오전 수습대책위에 직접 ‘수색 중단’을 요청했다. 그는 “김 대장이 평소 ‘주위 분들의 도움으로 산에 다녔는데 죽어서까지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 산에 묻히고 싶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했다”고 말했다.
장례 절차도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전례에 비춰 대한산악연맹장이나 산악인장이 추진되고 있다. 2011년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서 실종된 박영석 대장과 2018년 베이스캠프에서 눈사태로 사망한 김창호 대장의 장례식은 산악인장으로 진행됐다.
2009년 히말라야 낭가파르바트 등정 후 하산길에 사고로 숨진 고미영 대장의 장례식은 대한산악연맥장으로 치러졌다.
사고수습대책위원회는 정부에 ‘체육훈장’ 추서도 건의하기로 했다. 조인철 광주시 사고수습대책위원회 위원장(문화경제부시장)은 “안타깝지만 수색을 중단하기로 결론내렸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산악인인 김 대장의 업적 등을 고려해 가장 영예로운 방법으로 장례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잠깐 멈춘 비, 내일부터 ‘최대 40mm’ 다시 쏟아붓는다
- [단독]“의병은 폭도” 문서, 이완용이 준 친일 훈장 ‘경찰 역사’로 전시한 경찰박물관
- [단독] 허웅 전 연인, 변호인 선임 법적대응 나선다
- 대통령실 “채 상병 죽음보다 이재명 보호···의도된 탄핵 승수 쌓기”
- 시청역 돌진 차량, 호텔주차장 나오자마자 급가속···스키드마크 없었다
- 국민의힘, 무제한토론서 “대통령 탄핵법” 반발…첫 주자부터 국회의장에 인사 거부하며 신경
- 보행자 안전 못 지킨 ‘보행자용 안전펜스’
- 영화 ‘마션’처럼…모의 화성서 1년 생활, 토마토 재배도 성공
- 민주당, 윤 대통령 탄핵 청문회 검토…탄핵 국민청원 100만명 돌파
- 국민의힘, 한동훈 제안한 자체 채 상병 특검법 놓고 ‘금식’ 논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