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 2개월만의 역전극..멸종위기 생물 보고 '한국의 갯벌' 유네스코 세계유산 됐다

전지현 2021. 7. 26.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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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차 세계유산위원회서 결정
우리나라 15번째 세계유산으로
순천 갯벌의 흑두루미. [사진 제공 = 문화재청]
한국의 갯벌이 지난 5월 유네스코 자문·심사기구인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으로부터 '반려' 의견을 받았지만 각고의 상향 노력 끝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오르는 역전극을 펼쳤다.

제44차 세계유산위원회(WHC)는 26일 만장일치로 한국의 갯벌을 세계유산 중 자연유산으로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자연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갯벌은 충남 서천갯벌, 전북 고창갯벌, 전남 신안갯벌, 전남 보성-순천갯벌 등 총 4개로 구성된 연속유산으로 5개 지방자치단체에 걸쳐 있으며, 모두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한국의 갯벌 세계유산 등재추진단에 따르면 한국의 갯벌은 멸종위기에 처한 물새 22종과 해양 무척추동물 5종, 범게를 포함한 고유종 47종 등 동식물 2150종이 서식하는 진귀한 생물종의 보고다. 대표적 멸종위기종은 검은머리물떼새, 황새, 흑두루미, 작은 돌고래인 상괭이 등이다. 또 한국의 갯벌은 동아시아와 대양주 철새 이동로에서 핵심 기착지이기도 하다.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갯벌이 '지구 생물 다양성의 보존을 위해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서식지' 중 하나이며, 특히 멸종위기 철새의 기착지로서 가치가 크므로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인정된다"고 평가했다.

서천갯벌 유부도. [사진 제공 = 문화재청]
2010년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한국의 갯벌이 세계유산에 등재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문화재청이 2018년 1월 세계유산 등재신청서를 세계유산센터에 제출했으나 지도 수정이 필요하다는 검토 의견에 따라 신청서를 보완해 이듬해 1월 다시 제출한 바 있다. 이후 2019년 10월부터 2020년 3월까지 현장 실사와 전문가 탁상검토를 거친 국제자연보존연맹이 올해 5월 유산구역과 완충구역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반려' 의견을 제시하면서 등재 여부가 불투명했다.

이에 문화재청은 국제자연보존연맹이 유산구역과 완충구역 확대를 권고한 갯벌 소재 지방자치단체와 해양수산부 협력을 끌어냈으며, 외교부와 공동으로 세계유산위원회 21개 위원국을 설득하는 활동을 펼쳤다. 국무조정실도 한국 갯벌의 세계적 가치와 세계유산 등재 필요성이 담긴 국무총리 명의 서한을 모든 위원국에 전달했다.

신안군 압해도 송공갯벌. [사진 제공 = 문화재청]
그 결과 세계유산위원회는 한단계 상향된 '보류' 결정을 내렸으며 이번 등재로 이어졌다. 우리나라가 1988년 세계유산협약에 가입하고 1995년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 등 3개소를 세계유산으로 첫 등재한 이후 최초로 '자문기구 의견을 2단계 상향한 세계유산 등재 성공'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우리나라가 반려 판정을 받은 유산을 철회하지 않고 한 번에 등재하기는 처음이다.
고창군 갯벌. [사진 제공 = 문화재청]
이번 등재로 우리나라는 총 15개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세계유산은 문화유산, 자연유산, 복합유산으로 구분되며 '한국의 갯벌'은 2007년 등재된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이어 14년 만에 두 번째로 등재되는 세계자연유산이다.

제44차 세계유산위원회는 당초 2020년 7월 중국 푸저우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연기돼 지난 16일부터 31일까지 온라인으로 개최된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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