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가 본 카카오뱅크의 '정체성'..플랫폼 vs 은행
[편집자주] 카카오뱅크 상장은 단순히 한 인터넷은행의 상장이 아니다. '금융혁신'에 대한 시장의 평가와 '금융의 미래'에 대한 투자자의 판단을 가늠할 수 있는 사건이다. 기관 수요예측에서 사상 최고금액인 2585조원이 몰렸을 만큼 기대감은 크다. 카카오뱅크의 현실을 지나치게 앞지른 것이라는 의견은 대세에 묻힌다.
상장을 앞둔 종목을 평가하는 일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매일 기업을 분석하고 리포트를 발간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도 마찬가지다. 이전에 없던 업종일수록 더 그렇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전세계적으로 손 꼽히는 인터넷 은행의 성공 사례"라며 "기존 은행들과 카카오뱅크의 총영업이익 대비 판매관리비를 따져봤을 때 52.9% 대 52.2%로 언택트 금융 모델은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훨씬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는 기존 은행들과 달리 점포망이 없다. 기존 은행들의 약점인 인건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향후 자산이 증가할수록 인건비 절감 효과는 더욱 커진다. 구 연구원은 "본격적으로 규모의 경제에 올라서게 된다면 총영업이익 대비 판관비는 30%를 하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플랫폼을 활용한 서비스 확장성에도 주목한다. 최종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한 폭발적인 성장세와 확장성에 주목해야 한다"며 "기존 개인대출과 전월세 보증금 대출 외에도 중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개인사업자 등 상품 확대를 출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자체적인 오리지널 금융 콘텐츠 개발 역량과 고객 맞춤형 상품 출시도 가능하다. 약 1615만명에 달하는 카카오뱅크 회원들의 이용 데이터가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의 프리미엄이 정당화되고 위해서는 비이자이익 확대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카카오뱅크의 주요 서비스는 모바일을 통한 조회 및 자금이체다. 수익성이 떨어진다. 이에 김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목표주가를 공모가(3만9000원)보다 낮은 2만4000원으로 제시했다.
그는 "공공재로 인식하는 조회 및 자금이체는 수수료 거부감이 커 성장이 쉽지 않다"며 "올해 예쌍 비이자이익을 비슷한 시총의 신한지주와 비교해봤을 때 카카오뱅크는 827억원, 신한지주는 3조4000억원으로 큰 차이가 난다. 주가에도 압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영업 방식의 차이일 뿐 은행이라는 사업의 본질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는 곧 국내 은행들과 차별화되는 비은행 서비스로 확장이 어렵다는 뜻이다. 결국 카카오뱅크는 기존 은행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평가했다.
결국 카카오뱅크의 장기적인 가치도 일반 은행과 같이 ROE(자기자본수익률)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카카오뱅크가 IPO(기업공개)를 통해 조달한 금액으로 확대할 수 있는 대출을 고려해도 ROE는 10%대를 벗어나지 못한다. 국내 4대 은행 평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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