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빈 수색 중 발견된 시신, 22년전 실종 연세대 산악대원이었다

히말라야 브로드피크(8047m)에서 김홍빈(57) 대장이 실종된 가운데 현지 베이스캠프(4950m) 인근에서 22년 전 실종된 다른 한국 산악인의 시신이 발견됐다.

사진은 베이스캠프에서 포즈를 취한 김홍빈 대장. /광주시산악연맹 제공

26일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브로드피크에서 김 대장의 흔적을 찾던 다른 나라 수색대가 이달 중순 한국인 남성 허모씨의 시신을 찾았다. 현지에 눈이 잠깐 녹은 사이 풍화된 시신이 발견된 것이다. 허씨의 신원은 연세대 산악부 재킷, 깃발 등을 통해 확인됐다.

1999년 7월 29일 당시 27세였던 허씨는 연세대 산악부 등정대 소속으로 브로드피크를 오르다 해발 7300m 지점에서 등반을 포기하고 내려오던 중 실종됐다.

다른 대원들이 허씨가 사라진 사실을 알고 수색 작업에 나섰지만 일부 옷가지 등 유류품만 발견하고 허씨는 찾지 못했다. 허씨의 유해는 지인들이 이달말 브로드피크를 찾아 수습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대장은 18일(현지시간) 오후 4시 58분쯤 브로드피크 완등 소식을 전하고 하산하던 중 밤 12시쯤 해발 7900m 지점에서 조난당했다.

위성 전화로 구조신호를 보낸 김 대장은 이튿날 오전 러시아 구조팀에 의해 발견돼 주마(등강기)를 이용해 올라가다 다시 추락해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 정부는 김 대장 수색에 육군 항공구조대 헬기 2대를 투입했고, 중국 당국도 구조대원 10명과 헬기 2대, 무인기 등을 동원해 수색·구조활동을 벌였지만 김 대장의 흔적은 찾지 못했다.

광주김홍빈사고수습대책위원회는 26일 “김홍빈 대장 수색을 중단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가족들은 “김 대장의 실종 지점이 7900m 이상 고산지대로 현지에 남아있는 대원들이 수색을 위해 등반 할 경우 2차 사고 우려가 있다”며 수색 중단을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