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 시키신 분~, 세종 호수공원에 드론이 배달왔다

김정환 기자 2021. 7. 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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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0일 시행 목표, 지자체 공공장소 확대 전망

이르면 8월 중순부터 드론으로 피자를 배달시킬 수 있게 된다. 외출을 나온 가족·지인들이 주로 찾는 공공장소를 대상으로 시작된다.

국토교통부는 26일 “세종 호수공원에 드론으로 피자 배달을 하는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세종시 당국과 긍정적으로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피자 업체는 도미노 피자, 드론 운영은 피스퀘어가 하게 된다. 세종시와 협의가 완료되면, 인근 군부대와 항공청의 허가를 받으면 운영이 가능하다. 국토부는 이 사업 시행 시점을 8월 20일로 잡고 있다.

드론으로 피자 배달/국토교통부

◇금강을 가로질러 드론 피자 배송

세종 호수공원은 주말에 세종 주민들이 가족들과 함께 자주 찾는 공공장소다. 공원 남쪽으로는 금강이 흐른다. 금강을 사이에 두고 도미노 피자 지점이 있다. 세종 호수공원과 직선거리로 약 1㎞가량 떨어진 곳이다.

드론 배송 방식은 이렇다. 도미노 피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드론 배송 주문을 선택하면, 비밀번호를 부여받는다. 피자를 실은 드론이 호수공원 내 드론 착륙대(3m×3m×1m)에 도착하면, 주문자가 비밀번호를 누르고 피자를 가져가는 식이다. 드론은 피자 2판과 1.5L 콜라 2개까지 한 번에 배송이 가능하다고 한다. 10월까지는 호수공원 내 드론 착륙 지점에 직원이 나가 주문자가 피자 배송을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한다. 배송 시간은 지점에서 호수공원 매화공연장까지는 8~9분, 물놀이섬까지는 6~7분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국토부는 밝혔다.

배달에 쓰이는 드론은 1790mm x 1790mm x 700mm 크기다. 자체 중량 12kg, 물건을 싣고 최대 23kg(자체 중량 포함)까지 이륙할 수 있다. 25분간, 최대 5km까지 비행이 가능하며, 최대 고도 150m까지 비행할 수 있다. 영하 10도~영상 40도, 초속 13m까지 비행이 가능하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쓰면 배달 기사 비용이 추가로 드는 것처럼 드론 배송도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다만 8월 20일부터 드론 피자 배송이 시작되더라도 국토부 지원 사업이라 1년간 드론 배송 비용은 무료다. 피자 값만 내면 된다. 1년 뒤엔 피자·드론 업체가 상의해 드론 배송 비용이 추가된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드론이 하늘 배송을 하더라도 드론이 하늘에서 갑자기 추락하는 문제 등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드론에 자체 센서가 있어 비행 중 이상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면서도 “사업이 정착할 때까지 주기적으로 안전 점검을 하는 등 안전 대책도 꼼꼼하게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피자 배달에 쓰일 드론/국토교통부

◇드론 배송 곳곳에 시범 시행 중

앞서 국토부는 지난 2월 말 부산 남외항 부두에서 2km 정도 떨어진 곳에서 해상 정박 중인 국내 내항선박에 휴대폰 유심카드, 서류, 소독약, 마스크 등 선원이 필요한 경량물품을 드론을 통해 배송하는 사업을 시행한다고 했다. 기존엔 선박으로 이 물품들을 운송했는데, 시간이 약 40분, 비용은 약 40만원 들었는데, 드론 배송으로 시간은 5분, 비용은 5만원 수준으로 준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행정안전부 등은 2018년 8월 강원 영월 우체국에서 해발 780m 봉래산 정상에 있는 별마로천문대까지 5㎏의 우편물을 드론으로 배송하는 시범운영을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강원 영월군은 최근 관내 드론전용시험장에서 전통시장 닭 강정을 주문하면, 동강 둔치에서 드론 전용 비행시험장까지 약 800m 구간을 드론 2대가 순차 비행해 배달하는 과정을 시연하기도 했다.

2018년 8월 8일 강원 영월우체국에서 우편물을 싣고 이륙한 드론이 목적지인 봉래산 별마로천문대에 착륙하고 있는 모습. 차량을 이용하면 9㎞의 산악도로를 30분 이상 이동해야 하지만 이날 드론은 2.3㎞를 날아 6분 만에 도착했다./조선일보DB

◇공공장소·전통 시장 위주로 확대 전망

국토부는 “세종시를 시작으로 지자체와 협의해 공공장소를 중심으로 드론 배송 지역을 늘릴 계획”이라고 했다. 애초 국토부는 7월 중순부터 서울 마포구 난지한강공원에서 이 서비스를 시작하려고 했다. 서울시와 협의했고 수도방위사령부·항공청 허가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서울시가 ‘시민 안전 문제’ 등으로 이 사업을 연기·취소하자고 통보해 시행하지 못하게 됐다. 당시 코로나 확산세가 심상치 않아 한강을 찾은 시민에 드론 피자 배송을 당장 시행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국토부는 서울보다 인구 수가 적고 안전 위험도 덜 한 세종시부터 이 사업을 시행하려 하고 있다. 백신 접종률이 더 오르고 코로나 확산세가 잦아들 경우, 지역 지자체 공공장소와 강원 등 산간·도서 지역 전통시장 드론 배송을 확대하겠다는 게 국토부 생각이다. 전통시장의 경우 상인이 고령자가 많아 소량 물품의 오토바이 배송 등이 어렵다는 점이 고려됐다. 마을 회관 등 드론이 착륙할 수 있는 곳에 전통시장 물품 배송을 검토한다는 것이다.

드론은 착륙 지역이 있어야 해 일반 주거지에 배송하기는 어렵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공장소나 도서·산간 지역을 위주로 드론 배송 확대를 검토하기 때문에, 일반 주거지를 대상으로 음식 등을 배달하는 배달 기사들의 일감과 크게 겹치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했다.

◇점점 커지는 드론 시장

미국은 아마존·구글 등이 드론 배송 사업을 추진 중이다. 아마존은 작년 9월 미국 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배송용 드론에 대한 운항 허가를 받았다. 당시 아마존은 인구밀도가 낮은 곳에서만 드론을 운행하고, 무게가 5파운드(약 2.3㎏) 이하인 소포만 배송하겠다고 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홈페이지에 지난 5일 올라온 ‘미국 상업용 드론 시장 동향’ 게시글에 따르면 드론 전문 조사기관 DRONEII의 최근 조사 결과엔 글로벌 상업용 드론 시장규모는 작년 기준 225억 달러, 연평균 13.8%의 성장률로 성장해 2025년까지 42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고 한다. DRONEII은 올해 상업용 드론은 연간 약 100만 대가 팔릴 것으로 전망했고, 2020~2025년 성장률을 감안할 때 해당 기간 단위 판매량은 2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KOTRA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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