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아트로 만나는 다빈치..향기로 만나는 모네

한겨레 2021. 7. 2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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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맞이 체험형 전시들
이탈리아 박물관 옮긴듯한 대규모 전시
향수 만들기, 직접 그리고 채색하기 등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는 전시 인기

여름방학을 맞아 전국의 미술관들이 어린이·학생·가족 관람객을 상대로 한 체험형 전시회를 많이 열고 있다. 눈으로만 즐기는 평면적인 전시가 아니라 손으로 만지고 소리도 듣고 냄새까지 맡을 수 있는 전시들이다. 코로나19의 방역 단계 변화에 따라 관람 시간과 운영 형태가 변하기 때문에 관람 전에 누리집을 확인하고 방문하는 게 좋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일대기와 작품을 다룬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디어아트 전시회’ .

시청각·후각으로 만나는 예술 거장들

다음달 오픈 예정인 경기 화성시 동탄 롯데백화점의 미디어아트 특별관에서 선보이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디어아트 전시회’는 르네상스 시대의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일생에 걸친 작품들을 미디어로 구현해 관람객에게 공감각적인 관람 경험을 제공하는 체험형 전시다. 2019년 다빈치 사망 500주년을 기념해 이탈리아에서 제작된 이 작품들은 이탈리아와 독일 등지를 순회하며 관람객 총 55만명을 불러모은 바 있다.

조형물, 음악, 빛, 이미지, 홀로그램, 몰입형 방 등 다채로운 구성이 400평의 공간에서 대규모로 펼쳐진다. 홀로그램으로 제작된 다빈치가 직접 관람자들에게 자신의 일생에 대해 이야기해주기도 하고, 3D(3차원)로 탄생한 다빈치의 비행기계들이 사방에서 날아다니기도 한다. 그의 가장 유명작인 ‘최후의 만찬’ 등 최고의 해상도와 원본과 동일한 사이즈로 구현된 미디어 작품들을, 마치 이탈리아 박물관을 그대로 가져다 놓은 것처럼 꾸며놓은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전체 벽면과 천장까지 다빈치의 작품으로 꽉 채운 몰입형 방에서는 30분간 진행되는 사운드와 미디어매핑을 통해 그의 작품에 빠져드는 웅장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이외에 메모광이었던 다빈치의 아이디어 노트와 이 노트에서 탄생한 그의 기계들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8월20일부터.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디어아트 전시회’에서 홀로그램으로 재현된 다빈치가 자신의 생애를 말하고 있다.

파주 헤이리 마을에 위치한 헤이리스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모네 향기를 만나다’전은 모네 그림을 후각적, 촉각적, 조향적으로 체험하는 이색 전시회다. 먼저 이 전시회는 입장과 동시에 8가지 향이 담긴 ‘시향 키트’를 제공한다. 이 시향 키트는 전문 조향사들이 모네의 그림들을 보고 영감을 받아 만든 향수로, 관람객들은 각각의 그림에 맞는 시향 종이를 꺼내 향을 맡으면서 그림을 관람하게 된다. 모네가 실제 그림에 사용한 색과 그 색을 표현하는 데 사용되는 향료를 함께 배치해 색채와 향기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상상해볼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향기에 대한 설명도 같이 있어 향에 대한 이해도 넓힐 수 있다. 또 이 전시회는 모네의 그림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캐나다 국립 미술관에 소장 중인 모네의 원작 ‘폭풍의 바다’(A Stormy Sea)를 대여해 3D(3차원) 스캔·프린팅 기술로 붓 터치와 색감을 똑같이 재현한 작품을 전시해 모네의 붓 터치를 만져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경험을 할 수 있다.

관람을 마친 뒤 전시 중 마음에 들었던 시그니처 향에 원하는 향료를 추가해 자신만의 향을 제조할 수 있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전문 조향사의 도움으로 섬유 향수 또는 디퓨저를 만들어 가져갈 수 있다. 이외에도 헤이리스 갤러리에서는 그림을 향기로 표현해 나만의 향수를 만드는 ‘그림조향 클래스’를 운영한다. 헤이리스 갤러리 쪽은 “시각적인 정보는 후각과 함께 인식할 때 더 오래 기억되고 감동을 남길 수 있는데 이를 프루스트 효과라고 한다”며 “모네 그림을 오랫동안 기억 속에 간직하길 바라는 마음에 프루스트 효과에 기반해 이번 전시회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전시는 8월29일까지. heylis.modoo.at

‘모네 향기를 만나다’ 전시회에서는 시향 종이를 맡으며 그림을 관람한다.
‘모네 향기를 만나다’ 전시 관람을 마친 뒤에는 향수를 만드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자연을 주제로 한 미디어아트 봇물

코로나19로 인해 자연과 환경의 중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자연’을 주제로 한 미디어아트 전시가 다양하게 열리고 있다.

부산 센텀시티에 위치한 국내 최초 미디어 전문 미술관 ‘뮤지엄 다’에서 열리고 있는 ‘수퍼 네이처’는 ‘생물 다양성’을 주제로 영상, 설치, 디자인, 사진, 회사, 조각 등 현대 미술가들의 작품 150여점을 전시하고 있다. 뮤지엄 다 쪽은 “환경운동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되돌아보게 하는 게 목적”이라며 “특히 청소년들에게 예술과 환경 교육이라는 두가지 체험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압도적인 스케일의 미디어아트가 웅장한 숲속에 들어간 듯한 느낌을 주고, 음악과 기술의 매혹적인 만남이 어린이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지금까지 17만명이 관람했으며, 인터넷에는 “아이가 너무 좋아했다” “환상적이다” “인생샷을 건지기 좋다” 등의 관람평이 많다. 오픈런으로 운영. www.museumdah.com

자연을 주제로 한 미디어아트 전시회 ‘수퍼 네이처’.
자연을 주제로 한 미디어아트 전시회 ‘수퍼 네이처’.

안성팜랜드 라파우자 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미디어아트전 자연환상곡’은 자연도 슬픔이나 분노 등의 감정을 가진 생명이라는 걸 깨닫게 하자는 기획 의도에서 출발한 대형 미디어아트 전시회다. 수많은 나비를 따라 춤추는 자연이 인간을 초대하는 것으로 출발해 상상의 바다를 건너 판타지 자연으로의 여행을 떠나는 것이 전시 테마다. 많은 영상 전문가들이 자연의 감정을 예술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 클래식, 재즈, 전통 음악, 실험 음악, 록 등 다양한 음악 전문가와 협업해 팝아트와 컴퓨터그래픽 영상 등을 펼쳐놓는다. 대부분의 음악들은 자연의 소리와 일치해 몸과 마음을 치유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하는 주파수 432㎐ 튜닝으로 연주한다. 내년 5월까지. nhasfarmland.com

수원미술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는 ‘자연 속으로’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청각, 후각, 촉각적으로 전달하는 미디어아트 전시회다. 어린이 관람객의 움직임이 예술작품의 일부로 반영되는 참여예술 프로젝트로 12월11일까지 진행된다. 수원시립미술관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생태미술체험관에서는 코로나19로 지친 일상에 휴식을 줄 나만의 정원을 창작해보는 관람객 참여형 전시 ‘모두의 정원’을 열고 있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소중함을 퍼포먼스와 설치미술로 표현하고 있으며, 관람객들의 재해석을 예술로 표현하는 코너를 포함한다. 8월14일까지.

한편, 수원시립미술관은 여름방학을 맞이해 8월14일까지 수원미술전시관, 어린이생태미술체험관, 아트스페이스 광교 등 관내 3개 전시관을 모두 방문해 스탬프를 모으면 미술관 아트 트레이를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또 각각의 전시관들은 관람 후 정해진 해시태그와 함께 개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 일일 10명까지 미술관 텀블러를 증정한다. suma.suwon.go.kr

공간 속으로 또는 음악 속으로

경기도 과천에 위치한 국립현대미술관 어린이미술관은 지난 5월 기존의 노후 시설을 개선하고 약 100평의 공간을 확장해 수유실, 도시락쉼터, 그림책 공간 등을 갖춰 친가족 미술관으로 재탄생했다. 어린이들을 위한 예술 체험전 ‘너랑 나랑’은 확장 오픈한 뒤 처음 여는 전시회로, 어린이와 가족 관람객을 대상으로 자신의 정체성에서 출발해 나와 너, 우리의 관계와 의미를 돌아보는 전시회다. 앤디 워홀의 자화상과 수묵담채화부터 사운드를 포함하는 플래시 애니메이션, 관람객이 다가가면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설치작품, 여러 종류의 자연의 향이 뿜어져 나오는 공간 등 다양한 종류의 작품을 즐길 수 있다. 중간중간 어린이들이 직접 그림도 그리고 만들기를 할 수 있는 코너가 마련돼 있다. 내년 12월11일까지. mmca.go.kr

올해 개장한 핫플레이스인 서울 여의도의 백화점 더현대 서울 안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알트원에서 열리고 있는 ‘비욘더로드’는 음악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듯한 초현실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이머시브(실감 몰입형) 체험 전시다. 영국의 유명 일렉트로닉 뮤지션 제임스 라벨의 음악을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등 오감을 통해 느끼게 만든다. 뉴욕 관광의 필수 코스로 불리는 세계 최초의 이머시브 공연인 ‘슬립 노 모어’를 탄생시킨 크리에이티브들이 만든 작품이다. 2019년 현대 미술계를 대표하는 런던의 사치 갤러리에서 처음 공개됐을 당시 뜨거운 호응을 얻은 바 있으며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서울을 방문했다. 관객들은 100여개의 스피커와 조명이 동원된 공간 33곳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환상적인 사운드와 영상, 시각 효과, 향기를 온몸으로 느껴볼 수 있다. 서울 전시를 기념하기 위해서 한국의 민화와 전래동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과 한국 스트리트 아티스트 나나와 협업한 그라피티 작품도 관람 포인트다. 만 9살 이상 관람 가능. 11월28일까지. www.thehyundaiseoul.com/art_culture/

제주도를 관광 중이라면

여름방학을 맞아 제주도로 여행 간 가족이라면 제주도에서도 놓치기 아까운 전시회가 있다.

제주 신화월드 서머셋클럽하우스에서 열리고 있는 미디어아트 전시 ‘그대, 나의 뮤즈’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체험 전시로 가족 단위 방문객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한국인들에게 유독 인기가 많은 클림트, 드가, 반 고흐, 마티스의 작품을 모션그래픽, 프로젝션 매핑 등 현대적인 기법을 이용해 선보인다. 드가의 발레리나 작품을 모티브로 한 ‘드가 인터랙티브’ 체험 전시는, 큰 캔버스를 연상시키는 흑백 화면에 관람객이 작품을 터치하면, 이에 반응하여 색이 덧칠해져서 마치 관람객의 몸이 붓이 된 체험을 하게 한다. 앙리 마티스 작품 앞에서 관람객들이 걷거나 뛰면 그 동작대로 마티스의 작품들이 반응을 하는 ‘댄싱 마티스’ 체험도 흥미롭다. 전시와 교육을 연계한 ‘키즈 아틀리에’ 프로그램은 아이들이 전문가와 함께 전시회를 관람한 뒤 직접 작품을 만들고 배운 내용을 부모님에게 설명해보는 프로그램으로, 오픈 이래 계속 매진 행렬을 이어나가고 있다. 내년 1월30일까지. mymuse.modoo.at

‘그대, 나의 뮤즈’ 전시회를 관람한 어린이가 그림을 그리는 체험을 하고 있다.
‘그대, 나의 뮤즈’ 전시회에선 드가 그림을 직접 채색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글 김아리 객원기자 ari@hani.co.kr, 사진 각 전시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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