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CEO 특강]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 / 이화여대서 강연
◆ 경제신문은 내친구 ◆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은 최근 이화여대에서 열린 매경CEO특강에서 "자기 자신을 브랜드화해 고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줄 수 있다면, 개인 커리어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조직에 대한 기여도도 높아진다"며 학생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예를 들어 고객이 은행에 전화했을 때 '거기 씨티은행이죠? 대출 부서 부탁합니다'가 아니라 바로 '담당자 혹은 전문가 누구누구 씨 좀 바꿔주세요'라는 말이 나와야 한다는 설명이다.
유 행장은 씨티은행의 첫 번째 여성 행장이다. 한국 금융권에서는 권선주 전 IBK기업은행장에 이어 두 번째 여성 행장이다. 통상 남성들 영역으로 인식되는 기업금융(IB) 분야에서 오랜 기간 경력을 쌓았으며 국내외 네트워크와 영업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유 행장은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1987년 씨티은행에 입사해 대기업리스크부장, 기업금융그룹장 등 내부 승진을 거쳐 지난해 10월 행장 자리에 올랐다.
유 행장의 강연 주제는 '개인의 브랜드화'였다. 시중은행들이 수없이 많은 금융상품을 내놓고 다양한 마케팅과 광고 활동을 펼치지만 차별화가 쉽지 않다. 규모가 큰 시중은행에 입사하고 조직 구성원이 된 후 자신을 남들과 차별화하기는 더욱 어렵다. 그는 "고객을 만나 영업을 할 때뿐만 아니라 기업 내부 조직 생활에서도 개인 브랜드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은행만 해도 수백, 수천 명의 임직원이 있지만 '저 사람에게 가면 어쨌든 문제를 해결하고, 도움이 될 만한 사람을 연결해주고 업무 협조도 효율적이더라'는 평판이 만들어지면 조직 내에서 기회가 생겼을 때 그 기회를 잡기 유리해진다.
직장 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엔트리 레벨에서는 다양한 업무 경험을 쌓고 다른 사람들과 네트워킹을 통해 개인 브랜드화를 꾀할 수 있다.
유 행장은 "리더십 레벨이 되고 보니 '사람을 키우고 역량을 개발할 기회를 준다'는 평판이 중요한 개인 브랜드 가치가 됨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은행 구성원들이 다양한 만큼, 모두의 능력이 A+일 수는 없다. 다만, 리더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직원들이 단계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유 행장은 강연에 참여한 이화여대 학생들에게 일과 삶의 균형을 강조했다. 그는 "가정과 사회에서 많은 역할을 요구받다 보니 여성들은 모든 역할을 100% 해내야 한다는 슈퍼우먼 신드롬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과거 직장과 커리어는 남성의 전유물이라는 관념이 있었고 여성들이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더 많이 노력하고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는 경우도 많았다. 유 행장은 "일하는 여성들은 스스로에게 너무 가혹한 경향이 있다"며 "어느 정도 성과를 냈고 성취해냈음에도 불구하고 남성 동료들보다 상대적으로 자신감이 떨어지고 도전에도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 정도면 잘했다'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다'는 식으로 스스로 칭찬해주고 격려해줄 필요가 있다"며 "기회가 왔을 때 '잘 안 되면 어쩌지'라는 걱정은 접어두고 일단 도전하라"고 말했다. 또 "가정과 일에서 우선순위들을 정하고 배우자 등 가족들과도 역할을 분담하라"고 조언했다.
유 행장은 마지막으로 "은행을 30년 다녀 보니 혼자 이룰 수 있는 일은 없는 것 같다"고 회고했다. 그는 직장 생활에 있어 "좋은 파트너로서 상사와 동료, 후배가 꼭 필요하다"며 "내가 먼저 그런 멘토와 동료가 되어 손을 내밀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 것"을 추천했다.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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