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변이, 바이든에 새로운 정치적 위협으로 부상"-WP

최서윤 기자 2021. 7. 26.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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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을 하루 20만 명 확진 '재유행' 준비하는 백악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1년 7월 6일 워싱턴 아이젠하워 행정사무소 건물 사우스 코트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과 예방접종 프로그램 행사 중 연설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 맞는 7월 4일 독립기념일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부터의 독립 선언을 준비했다.

그러나 행사 당일 연설에서는 결국 "코로나19 독립에 가까워졌고, 미국이 돌아오고 있다"며 수위를 낮출 수밖에 없었다. 재확산 조짐을 보이던 델타 변이 때문이다.

팬데믹 대응은 국정운영의 최우선 과제지만, Δ인프라 투자계획 Δ투표권 개정 Δ경찰 개혁 Δ총기 규제 Δ새 이민 정책 등의 정책을 야심 차게 준비해온 정부로선 다소 난감하다.

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국가의 관심이 다시 팬데믹에 집중되고 바이든 대통령의 다른 정치적 성과나 의제는 뒷전으로 밀리는 점에 주목, "델타 변이가 바이든 정부에 새로운 정치적 위협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10월 재유행 정점 예상 '최악' 시나리오

미 당국은 올 가을 코로나19 신규 확진 건수가 20만 건을 넘어서는 상황을 준비하고 있다.

존스홉킨스대와 컬럼비아대 등 학계 연구를 종합한 컨소시엄 코로나19 시나리오 모델링 허브의 최신 분석에 따르면, 최악의 경우 오는 10월 미국의 일일 확진자는 다시 24만 명 대로 늘고 사망자도 4000명에 달할 수 있다. 올해 1월 바이든 정부 취임 초와 비슷한 수치로 돌아가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당시 코로나19와의 대응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고, 100일 안에 백신 1억회를 접종한다는 목표를 2배로 달성하는 치적을 쌓았다.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확진·사망자 수치도 감소하자, 경제·사회 의제 추진에 속도를 높여오던 터다.

미국 백신 접종률이 높던 5월만 해도 백악관 분위기가 들떠 있었던 게 사실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백신을 맞은 사람들은 대부분의 경우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지침을 변경했고, 바이든 대통령 자신과 백악관 참모들도 코로나19 정복이 가까워졌다는 안도감으로 마스크를 벗고 자축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1년 7월 3일(현지시간) 인프라 투자 합의 홍보차 미시간주 트래버스 시티를 방문하던 중 아이스크림을 사서 먹고 있다. 주변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그러나 델타 변이 확산으로 재유행이 심화하면 이 같은 바이든 대통령의 지난 6개월은 실책으로 지적될 수 있다.

대통령 역사가 더글라스 브링클리는 "바이든 집권 첫 6개월은 인프라와 투표권 법안 등 비(非) 코로나 의제들이 지배했는데, 코로나19 전선에서 잘못된 안전감이 찾아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중에 대중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는 와중에 대통령이 정기적인 대국민 연설을 통해 더 강한 경고음을 울렸어야 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WP 분석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간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4만4011명으로, 6월 말 평균(약 1만1000명)보다 4배 늘었다. 전문가들은 현재 미국의 델타 변이 검출률은 83% 이상인데, 전염력이 높아 감염이 더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지역별 코로나19 관련 입원률은 플로리다에서 59%, 루이지애나에서 76% 증가하며 백신 접종률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WP 분석 결과 백신 접종을 완전히 마친 비중은 약 49%에 그친다.

정권교체기 바이든 진영에서 코로나19 자문위원으로 일한 마이클 오스터홀름 미네소타 대학 전염병연구소장은 "미국에는 여전히 백신을 맞지 않았거나 감염되지 않은 1억 명의 항체 미보유자가 있다"면서 "코로나19 산불을 태우기엔 충분한 땔감이고,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이슈 덮어버리는 코로나19, 양날의 검

오바마 정부에서 여론 조사원으로 일한 경험이 있는 코넬 벨처는 "수십만 명의 미국인이 아프면 대통령에겐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며 "모든 걸 소모하는 이슈가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WP에 따르면 바이든을 지지하는 슈퍼팩(super PAC·정치활동위원회)은 지지자들조차 바이든 대통령의 의제를 알지 못한다는 문제를 분석하고, 유권자들과 정책 관련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코로나19가 정치적으로 이익이 될 가능성도 없지만은 않다. 슈퍼팩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대통령은 세계 금융 위기가 닥쳤던 1998년과 9.11 테러 직후인 2002년 두 차례 국가 위기 극복에 에너지를 활용하면서 임기 중반 중대한 손실을 피한적이 있다.

실제로 최근 여론조사(CBS News-YouGov)에 따르면 미국인의 66%는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을 "잘하고 있다"고 보고 있고, 대통령의 성과 지지도도 58%에 달하는 등 전반적으로 높은 점수를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캘리포니아 위네트카 한 중학교에 마련된 코로나19 백신 임시 접종소에서 2021년 7월 6일 중학생 알렉스 페레스가 백신을 맞고 있다. © AFP=뉴스1

그러나 공화당은 여전히 이후의 감염 악화 상황을 정부·여당의 잠재적인 약점으로 보고 있다.

공화당 전략가 코리 블리스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7월 4일이면 모든 게 끝날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몇 주가 지난 지금 백악관의 메시지는 길을 잃어 보인다"면서 "'임무 완수'를 선언한 정부와 여당의 다음 슬로건은 '임무 불능'이 될 것이다. 트럼프 정부 치적인 백신 출시 외엔 이룬 게 없다"고 말했다.

이를 우려한 듯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은 최근 미국의 저조한 백신 접종률과 관련해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며 '시선 돌리기'를 시도했지만 논란에 휩싸였다. 감염 확산이 주로 백신 불신이 강한 공화당 우세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백악관은 또한 백신을 맞은 사람들에게도 마스크 착용 확대를 권고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아울러 백악관은 지난주 화이자 백신 2억 회분 추가 구매 계약 사실을 발표하면서 부스터샷(3차 접종)을 실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밝혔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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