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사회운동' 헌신 월주스님 영결식 엄수.."속히 돌아오소서"(종합)

양정우 2021. 7. 26. 15:2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문 대통령 조전 "큰 어른 떠나 안타까워" 애도..법구 불태워 유골 거두는 '다비식' 거행
월주스님 다비식 엄수 (전주=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26일 전북 김제 금산사 다비장 연화대에서 월주스님 다비식이 거행되고 있다. 스님들과 신도들은 무더위 속에서도 태공당 월주 대종사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2021.7.26 warm@yna.co.kr

(김제=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불교 사회운동에 헌신하며 자비행을 실천했던 월주스님의 영결식이 26일 엄수됐다.

이날 전북 김제 금산사 처영문화기념관에서는 불교계 인사를 중심으로 내외빈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태공당 월주 대종사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삼귀의례로 시작한 영결식에서는 현대사 한복판에서 사회운동을 펴며 깨달음을 구했던 고인의 행장과 생전 육성법문이 영상과 함께 소개됐다.

화면 속 월주스님은 생전 지구촌공생회를 통해 아프리카 등지에서 우물 개발사업을 폈던 일을 두고 "도와주는 기쁨이 이루 말할 수가 없다"며 환하게 웃었다. 자비의 정신을 강조하는 스님의 법문은 고요한 식장 안으로 울려 퍼졌다.

월주스님 상좌(제자)이자 장의위원장인 원행스님은 영결사에서 "오늘 저는 저의 은사이자 한국 불교의 큰 스승이신 태공당 월주 대종사를 적요의 세계로 보내드려야 한다"며 "출가사문으로 생사와 별리의 경계는 마땅히 넘어서야 하겠지만, 스승을 보내드려야 하는 이 비통한 마음, 가눌 길이 없다"고 애통해했다.

그는 "대종사는 이 시대의 진정한 보현보살이었다"며 "'나의 삶은 보살도와 보현행원을 실현하기 위한 과정이었다'는 말씀을 하셨다. 제자가 지켜본 대종사의 삶은 실제로 그러하셨다"고 돌아봤다.

원행스님은 영결사 말미에 눈물을 보이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태공당 월주 대종사이시여, 속환사바(速還娑婆)하소서"라며 스승이 이 세계로 속히 돌아와 중생 제도에 나서줄 것을 염원했다.

지난 23일 금산사 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조계종 측에 미리 전달한 조전을 통해 월주스님의 입적을 애도하며 왕생극락을 기원했다.

문 대통령은 조계사 주지 지현스님이 대독한 조전에서 "한국 불교와 나라의 큰 어른이신 월주 큰스님께서 우리 곁을 떠나셨다"며 "구도의 삶과 이웃의 고통을 품어주는 이타행의 삶이 다르지 않음을 몸소 보여주신 스님의 입적이 안타깝다"고 추모했다.

이어 "스님께서 말씀하신 동체대비의 마음으로 아프고 힘든 이웃을 보듬고 함께한다면 우리 국민은 코로나의 어려움도 능히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며 "큰스님의 정신을 실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월주스님 다비식 엄수 (전주=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26일 전북 김제 금산사 다비장 연화대에서 월주스님 다비식이 거행되고 있다. 스님들과 신도들은 무더위 속에서도 태공당 월주 대종사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2021.7.26 warm@yna.co.kr

조계종 종정 진제스님도 법어에서 "대종사께서는 산중불교만이 아닌 진흙 속에서 연꽃이 피어나듯이 중생교화를 위해 몸소 사바세계에 뛰어들어 중생과 함께하며 동체대비의 보현행원을 시현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태공당 월주 대종사 각령 전에 법공양을 올리오니 잘 받아 간직하시어 억겁에 매하지 않고, 진리의 삼매락을 누리소서"라고 기원했다.

월주스님이 세우고 20년 넘게 이사장을 지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시설 '나눔의 집' 할머니들도 영상 메시지를 통해 월주스님의 안식을 바랐다.

안숙선 명창은 심청가 중 심봉사 눈뜨는 대목을 조가로 부르며 고인의 넋을 기렸다.

영결식에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여야 대선주자와 천주교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 원불교 오우성 교정원장, 손진우 성균관장 등 이웃 종교 지도자들이 자리해 고인의 극락왕생을 발원했다.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영결식장에 입장하지 못한 스님과 신도들은 무더위 속에도 식장 밖에서 대형 화면을 통해 추도 장면을 지켜봤다.

영결식에 이어서는 금산사에서 300여m 떨어진 연화대에서 스님의 법구를 태워 유골을 거두는 불교 전통 장례의식 다비식이 거행됐다.

스님 영정을 앞세운 긴 장례 행렬은 100여개의 만장을 들고서 연화대까지 느린 걸음으로 행진했다. 연꽃무늬로 치장된 관은 10여명 스님들의 어깨에 실려 다비 장소로 안내됐고, 미리 마련된 연화대 내부에 안치됐다.

스님들이 횃불을 이용해 통나무로 만든 연화대에 불을 붙이자 흰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이내 벌건 불길이 연화대를 휘감았다. 월주스님이 87년, 세간의 여정을 마치는 순간이었다.

월주스님 법구 다비 (전주=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26일 전북 김제 금산사 다비장 연화대에서 월주스님 다비식이 거행되고 있다. 스님들과 신도들은 무더위 속에서도 태공당 월주 대종사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2021.7.26 warm@yna.co.kr

eddie@yna.co.kr

☞ MBC 왜이러나…올림픽 축구 루마니아전 '조롱 자막'으로 또 구설
☞ '바람 강할텐데' 日 태풍상륙을 양궁 대표팀이 반기는 이유
☞ 대낮 뉴욕 한복판서 야만적 폭행…68세 노인 기절
☞ "쫄았던것 인정"…탈락후 셀카 올렸다 온라인서 뭇매맞은 中선수
☞ 한류스타 지창욱도 코로나19 확진…드라마 촬영 중단
☞ 윤지오 "故장자연 관련 진실만 말해와…前대표에 법적대응"
☞ 김홍빈 도왔던 산악인 "구조 무시한 사람만 15명 이상"
☞ 공군성추행 2차가해 피고인 수감시설서 사망…"국방부 관리소홀"
☞ 분당 아파트서 30대 추락사…함께 살던 사촌동생은…
☞ 광주 도심 도로변 주차 트럭 안에서 백골 시신 발견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