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박성제 사장 "올림픽 정신 훼손.. 머리 숙여 사죄"
박성제 MBC 사장은 26일 MBC가 도쿄올림픽 개회식 생중계 중 참가국을 소개하면서 일부 국가를 비하하는 등 부적절한 표현을 했다는 비판이 이는 데 대해 “지구인의 우정과 연대,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는 방송을 했다”며 사과했다.
박 사장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본사 건물에서 이 사안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신중하지 못한 방송, 참가국에 대한 배려가 결여된 방송에 대해 마음에 상처를 입은 해당 국가 국민들과 실망하신 시청자 여러분께 MBC 콘텐츠의 최고 책임자로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이같이 사과했다.
박 사장은 문제의 방송이 나간 경위에 대해 “특정 몇몇 제작진을 징계하는 것에서 그칠 수 없는, 기본적인 규범 인식과 콘텐츠 검수 시스템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철저하게 원인을 파악하고, 책임도 반드시 묻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방송강령과 사규, 내부 심의규정을 한층 강화하고, 윤리위원회, 콘텐츠 적정성 심사 시스템을 만들어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앞서 MBC는 지난 23일 도쿄올림픽 개막식을 생중계하면서 각국 선수단을 소개하는 자료 화면에 부적절한 사진을 사용해 논란이 일었다.
우크라이나 선수단이 입장할 때 소개 사진에 체르노빌 원전 사진을 사용했다. 33년 전 1986년 4월 26일 20세기 최악의 원전 참사를 해당 국가 이미지로 거론한 것이다. 아이티 선수단 입장 때는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이라는 자막을 띄우기도 했다.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이 이달 초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사저에 침입한 괴한들의 총격으로 살해된 것을 언급한 것이다.
엘살바도르 선수단을 소개하는 자료 화면에는 비트코인 사진을 넣었는데, 엘살바도르는 지난달 세계 최초로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을 자국 법정 통화로 채택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루마니아 입장 때는 영화 ‘드라큘라’의 장면을 삽입했고, 노르웨이엔 연어, 이탈리아엔 피자 사진을 쓰기도 했다.
MBC는 방송 다음날 “개회식 중계방송에서 부적절한 사진과 표현을 사용한 데 대해 해당 국가 국민과 시청자 여러분께 정중히 사과드린다”는 사과문을 냈다. 그러나 외신에서도 이번 방송 사고를 집중 조명하며 파문은 커졌다.
뉴욕타임스는 MBC의 생중계 방송 내용을 놓고 “(해당 국가들에) 공격적이거나, 부정적 편견을 강화하는 내용의 이미지를 사용해 시청자들 비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CNN은 “(MBC가) 공격적인 고정 관념을 바탕으로 여러 국가를 묘사하는 데 크게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MBC는 25일 치러진 도쿄올림픽 남자 축구 B조 예선 대한민국과 루마니아 경기를 중계하면서도 부적절한 자막을 방송에 사용해 논란이 됐다. 루마니아 선수 라즈반 마린이 전반 27분 자책골을 넣었는데, 전반전이 끝난 후 중간 광고를 내걸며 오른쪽 상단에 ”고마워요 마린”이라는 문구를 띄운 것이었다. 이에 대해 루마니아 축구협회는 공식 트위터 계정에서 “한국 공영방송 MBC가 ‘고마워요 마린, 자책골’이라는 자막으로 마린의 부끄러운 순간을 조롱(mocked)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MBC 올림픽 개막식 중계에 대한 조사 부탁드립니다’라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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