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이면 새 아파트 짓는데.. SH, 헌집 비싸게 사서 임대"

윤한슬 2021. 7. 26.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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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매입임대 제도를 운영하면서 아파트 건설원가보다 비싼 가격에 주택을 사들여 공급하고 있다는 시민단체 분석이 나왔다.

이에 대해 SH는 입장문을 내고 "주거취약계층을 위해 도심 내 신속한 공급에 초점을 맞춘 매입임대주택의 취득가격과 대규모로 이뤄지는 아파트 건설의 원가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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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SH 매입임대주택 현황 분석
새 아파트보다 1.8배 비싸게 기존주택 사들여
"예산낭비·특혜 막으려면 제도 중단해야" 요구
SH "매입임대-아파트, 목적 달라 비용차 당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관계자들이 26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SH 기존주택 매입임대 현황 분석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스1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매입임대 제도를 운영하면서 아파트 건설원가보다 비싼 가격에 주택을 사들여 공급하고 있다는 시민단체 분석이 나왔다. 매입임대는 기존 주택을 매입해 재임대하는 공공주택으로, 재정이나 주택도시기금이 투입된다. 이 단체는 매입임대 제도 운영을 중단해야 하며, 이를 통한 주택 공급 과정이 공정했는지를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6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H가 기존 주택을 사들일 예산으로 공공택지 아파트를 공급하면 싸고 질 좋은 공공주택을 2배 더 공급할 수 있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경실련은 SH가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SH 매입임대 현황 자료(2002~2020년)'를 바탕으로 임대용 주택 매입가를 산정했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 SH는 지난 19년 동안 매입임대 용도로 주택 2만 가구(건물 기준 1,730채)를 4조801억 원에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물 한 채당 23억 원, 가구당 1억9,000만 원 수준이다. 가장 비싸게 매입한 곳은 강동구 암사동의 다가구주택으로, 가구당 취득가가 4억8,000만 원이었다.

SH의 공공택지 아파트 건설원가와 매입임대주택 취득가 비교 그래프. 경실련 제공

경실련은 문재인 정부 들어 집값이 급등하면서 임대용 주택 매입 비용이 공공주택 건설 비용을 크게 웃돈다고 지적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SH의 매입임대주택 취득가는 3.3㎡(1평)당 1,640만 원으로, 공공택지 아파트 건설원가(평당 930만 원)의 1.8배에 달한다는 것이다. 경실련은 SH가 서초구 내곡동, 강남구 수서동, 송파구 위례동에 개발한 공공택지 아파트 건설원가가 3.3㎡당 891만~1,130만 원이라면서, SH가 직접 지으면 강남 지역이더라도 66㎡(20평) 주택을 2억 원이면 공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SH의 매입임대주택 취득가가 대부분 주관이 개입되기 쉬운 감정평가액으로 정해지고, 주택 매입 결정을 내리는 심의위원회가 불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면서 특혜 의혹도 제기했다. 매입된 주택을 유형별로 보면 다가구주택 66%, 도시형 생활주택이 26%를 차지하고, 사회주택(지자체 부지에 비영리법인이 공급한 임대주택)은 1%에 불과, 민간주택 소유자가 혜택을 보기 쉬운 구조라는 지적도 나왔다.

윤순철 사무총장은 "매입임대 제도는 집값이 올라갈수록 매입 비용이 더 올라가는 구조라서 예산 낭비의 소지가 있다"며 "공공주택을 확충하기 위해선 정부가 보유한 토지에 공공주택을 짓고 수요자에 맞게 다양한 형태로 공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SH는 입장문을 내고 "주거취약계층을 위해 도심 내 신속한 공급에 초점을 맞춘 매입임대주택의 취득가격과 대규모로 이뤄지는 아파트 건설의 원가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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