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부스트라다무스]② 고준석 "집값 상승 지속.. 경매 참여한다면 인천·부천 눈여겨봐야"

최온정 기자 2021. 7. 2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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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기조와 대출규제 강화로 경매 물건이 씨가 말랐습니다. 하반기에도 경매시장의 낙찰가율은 꾸준히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광역 교통망이 확정된 곳의 경매 물건은 경쟁률이 더 치열해질 것입니다.”

고준석 동국대학교 법무대학원 겸임교수가 지난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JNBI선릉빌딩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21.7.20. / 고운호 기자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지난 20일 본지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하반기에도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경매시장의 활황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집값이 계속 오르면서 조금이라도 낮은 가격에 주택을 사려는 투자자들이 경매시장으로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매 물건마저 점차 줄어면서 낙찰가율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 상반기 경매시장을 평가하자면

“다른 물건보다 아파트의 인기가 좋았다. 신한옥션SA를 보면 지난해 서울지역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은 103%였는데 올해 1월 1일부터 7월 20일까지 평균 116%였다. 경쟁률도 6.62명에서 7.25명으로 높아졌다. 다세대·다가구 주택의 낙찰가율은 80% 후반대로 형성돼 예년 수준을 기록했다. 빌라 매입 수요가 일부 들어온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근린상가 매각가율은 떨어졌다. 매각가율은 지난해 74.8%에서 올 7월 20일까지 63.8%로 오히려 떨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해석한다. 상권이 이만큼 붕괴된 것이다. 통계를 보면 신촌·명동·홍대 등지 상권이 망가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아파트 경매 물건은 왜 줄었나

“코로나19 여파로 타격을 입은 것으로 추정되는 자영업자들의 경매 물건이 나오지 않고 있다. 저금리 때문으로 추정된다. 금리대로 이자 상환이 어려워지는 주택들이 경매시장으로 나와야 하는데 금리가 워낙 낮기 때문에 대출 부담이 크지 않아서 그렇다.

더 중요한 건 우리나라가 위험(리스크) 관리를 잘 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출을 할 때 총부채상환비율(DTI)이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따지니까 소득이 없는 사람은 애초에 대출이 안 된다. 은행이 이자를 잘 낼 사람인지, 못 낼 사람인지를 확인하고 대출하니 부실대출이 적고, 경매로 넘어가는 경우가 적은 것이다. 리스크 관리가 잘 되는 경우 경매 물건은 씨가 마르고 경쟁률도 더 치열해진다.”

― 정부의 핀셋 규제를 피한 ‘핀셋 경매’도 지속됐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강남구에서는 대치동·청담동·삼성동 물건이 나오면 금방 사라진다. 이 지역에서는 실거주 목적이 아니면 아파트를 매입할 수 없는데, 경매는 이런 규제가 적용되지 않으니 물건이 나오는 족족 동이 난다. 전세를 끼고도 살 수 있어 특히 현금 부자들이 많이 산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사실상 고가 아파트는 투자 목적의 갭투자는 할 수 없는데 경매로는 그게 가능하다. 또 규제지역에서 주택을 거래할 경우 제출해야 하는 자금조달계획서도 경매를 통해 받으면 제출할 필요가 없다. 그런 이점이 있어서 규제가 강화되면 경매로 유입되는 수요가 많다.”

― 토지경매 낙찰가율도 상반기에 올랐는데

“토지는 경매로 나올 경우 실거래와 비교해 굉장히 싸지만 아파트 대비 환가성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토지 투자는 실수요 목적, 자기투자 목적 아니면 매매로 사든 경매로 사든 지양해야 한다. 그런데도 낙찰가율이 올랐다는 것은 지역을 잘 아는 원주민 중심으로 경매가 늘었거나, 투자자들이 인구가 늘어나는 지역이나 관광 인프라 증가되는 곳, 기업이 들어가는 곳을 장기투자 관점에서 매입했다는 의미다. 최근 개발호재가 늘어난 것이 투자자의 유입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 그래도 아파트에 비해서는 역시 경쟁률이 떨어진다. 투자자들도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아파트를 사긴 하지만, 굳이 환가성이 나쁜 토지까지는 사지 않는다는 뜻이다.”

― 하반기에도 전반적인 상반기 상승장 이어질까

“지금의 시장이 유지될 것 같다. 흐름을 바꿀 특별한 변수가 안 보인다. 특히 7월부터 규제지역에서 DSR 한도가 40%로 적용되는 주택의 기준이 9억원에서 6억원으로 낮아졌는데, 이 같은 대출요건 강화는 물건을 더욱 줄이는 요인이 될 거다. 물론 LTV 일부를 풀어줬지만, 무직인 사람한테 대출을 안해주니까 리스크 관리에 큰 문제가 없다. 서울 아파트가 160만호 정도 되는데, 그 물건들 중에서 지금 경매 시장으로 나온 경우가 450건에 불과하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는 점도 상승장을 점쳐볼 수 있는 또 다른 요인이다. 가격이 떨어질 때는 굳이 경매로 사지 않아도 매매하면 되니까 경매의 장점이 없다. 하지만 가격이 오를때는 6개월 이전의 감정가로 구입할 수 있는 경매시장이 좋다. 투자를 고민한다면 지금이 적기다. 앞으로도 집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므로 지금 경매시장에 관심갖는 것은 유효하다.”

― 상가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은 전망이 어떤가

“상가는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때문에 계속 수익성이 좋지 않을 것이다. 잘되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 오피스텔은 매각가율이 서울기준으로 지난해 85.4%에서 올해 7월 20일까지 90.7%로 소폭 올랐는데 작년과 비슷했다. 다만 잠재적으로 상가가 될 수 있는 단독 주택은 인기가 좋다. 올해 상반기 서울지역의 매각가율이 113.8%로 아파트에 버금간다. 단독주택은 리모델링하거나 건물을 허물고 새로 지으면 미래가치가 높아져 위치만 좋으면 인기가 있다.”

― 하반기에 더 주목해야하는 물건이 있다면

“광역 교통망이 개선되는 지역에서 나오는 경매 물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7호선이 연결되는 청라신도시다. 이 곳에는 7호선 신설역 7곳이 들어오고 이 중 한 곳은 공항철도랑 연결되는 환승역이다. 그런데도 저평가된 경매물건이 많아 눈여겨봐야한다. 인천 지하철 1·2호선과 서울지하철 9호선, GTX D 노선이 지나가는 인천 검단신도시도 좋다. 8호선과 연결되는 남양주도 위치가 정말 좋다.”

― 수도권에서는 어느 지역이 가장 좋은가

“인천과 부천이다. 이쪽은 일자리에 비해서 주택 수가 부족하다. 특히 인천은 청라 신도시와 검단 신도시가 있어 호재가 많다. 상업지구가 밀집한 송도를 보면 일자리가 받쳐주니까 집값이 오르는 추세가 가파르다. 인천과 부천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전개될 것이다. 송도 인근에 있으면서 반사효과를 보기도 할 것이다. 남양주도 입지가 좋지만 일자리가 없고 베드타운(침상도시)이니까 이 지역에 비해서는 잠재력이 낮다. "

― 피해야 할 물건은 어떤 것일까

“매수자가 인수하는 권리가 있는 물건들이 있다. 이건 피해야 한다. 말소기준 권리일 이전에 설정된 선순위 가등기나 선순위 가처분이 대표적이다. 선순위 가등기는 낙찰을 받은 이후라도 소유권이 넘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선순위 가처분은 납입한 대금에 추가로 큰 돈을 지불해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선순위 가등기는 등기권자가 본등기를 하는 순간 소유권자가 달라진다. 그나마 담보목적 가등기는 선순위라 하더라도 저당권과 동일하게 취급돼 배당과 함께 소멸되지만, 소유권 이전 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해 설정된 것은 낙찰 후에도 살아남는다. 문제는 이 두 개의 차이가 등기부등본에는 나타나지 않고 법원을 통해 확인해야한다는 점이다. 전문가의 자문을 받지 않으면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그 다음으로 위험한 것이 선순위 가처분이다. 가처분금지는 소유권자가 장래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한 부동산에 대해 처분을 못하도록 막아놓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혼한 부부가 갖고 있던 집이 경매로 올라왔다고 하자. 남편 명의로 돼있는 집이더라도 부인이 이혼소송 과정에 재산분할을 노리고 사전에 가처분금지 신청을 해놨을 수 있다. 이 물건을 낙찰받는다면, 남편 측에 이미 돈을 줬더라도 나중에 부인의 소유권도 인정될 경우 부인 측에 돈을 더 줘야한다.

― 경매 초보자들에게 전할 투자 팁이 있다면.

“아는 만큼 보인다. 선순위 가등기나 가처분처럼 위험요소도 있지만, 권리 분석에 대한 두려움 떨치고 경매에 대한 편견을 없애면 경매시장을 잘 활용할 수 있다. 조금만 알면 충분히 매입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특히 20~30대들은 종잣돈 규모가 작은데, 경매시장을 통해서 집을 사면 매매시장에 진입하는 것보다 더 저렴하게 집을 구할 수 있다고 본다. 결혼해서 하려고 매입시점을 늦추지말고 미혼일 때부터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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