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보유 부동산 현황 첫 공개..런던·파리 등 부촌 임대 사업

박수현 기자 2021. 7. 2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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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교황청이 처음으로 보유 부동산 내역을 공개했다.

이달 초 교황청 2인자였던 안젤로 베추 추기경 등 10명이 횡령·사기·직권 남용 등의 혐의로 기소되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나서 투명한 자산 정보 공개 의사를 천명한 데 따른 조치다.

교황청 자산관리국(APSA)은 24일(현지 시각) 이탈리아에 4051개, 해외에 1120개를 합쳐 모두 5171개의 부동산을 교황청이 보유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2020년 재무제표 요약본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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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교황청이 처음으로 보유 부동산 내역을 공개했다. 이달 초 교황청 2인자였던 안젤로 베추 추기경 등 10명이 횡령·사기·직권 남용 등의 혐의로 기소되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나서 투명한 자산 정보 공개 의사를 천명한 데 따른 조치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1년 7월 18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을 내려다보는 사도궁 집무실 창에서 주일 삼종기도를 집전한 뒤 자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교황청 자산관리국(APSA)은 24일(현지 시각) 이탈리아에 4051개, 해외에 1120개를 합쳐 모두 5171개의 부동산을 교황청이 보유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2020년 재무제표 요약본을 공개했다. 이 수치는 약 22만개에 달하는 세계 각지의 성당 및 교황청의 외교 공관은 제외하고 투자용 건물 및 토지 등만을 추려 계산한 것이다.

이탈리아 내 부동산은 전체의 42%가 학교·수도원·병원 등 기관용 건물로 쓰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용 건물의 경우, 대부분 교황청 직원들에게 시세보다 14%가량 저렴한 가격에 임대되고 있었다. 해외 부동산은 런던·파리·제네바 등 부유한 도시에 투자용으로 사들인 건물이 주를 이뤘다.

교황청이 돌연 부동산 보유 현황을 공개한 것은 최근 관련 비리가 적발된 영향이 컸다. 교황청은 지난 2014년 이후 5년 간 베추 추기경의 주도로 런던 사우스켄싱턴에 있는 한 주상복합 건물에 모두 3억5000만유로(약 4740억원)를 투자했는데, 얼마 전 바티칸 검찰이 이 과정에서 전 세계 신자들이 낸 헌금을 유용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베추 추기경에 대한 첫 재판은 오는 27일 열린다. 베추 추기경은 “부동산 투자는 정당했고, 자선기금을 사용하지 않았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APSA는 지난해 교황청 적자가 6480만유로(약 88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교황청의 주된 수입원인 바티칸박물관 입장료 수익이 큰 폭으로 줄어든 탓으로 풀이된다. 교황청은 지난 2019년 1100만유로(약 150억원) 수준의 적자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교황청의 순자산 규모는 2019년 기준 총 40억유로(약 5조4201억원)다. 다만 이는 바티칸은행과 바티칸박물관의 자산을 제외한 집계여서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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