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웠던 여성 수난시대..최은영 첫 장편 '밝은 밤'

이승우 2021. 7. 26.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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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단편 소설로 여러 차례 문학상을 받은 최은영이 첫 번째 장편소설 '밝은 밤'(문학동네)을 내놨다.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지 8년 만에 처음 써본 장편에서 선택한 서사는 현재 국내 문학 주류가 된 페미니즘이다.

페미니즘 소설인 만큼 지연이 증조할머니와 할머니를 부를 때 모계를 뜻하는 '외'는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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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중단편 소설로 여러 차례 문학상을 받은 최은영이 첫 번째 장편소설 '밝은 밤'(문학동네)을 내놨다.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지 8년 만에 처음 써본 장편에서 선택한 서사는 현재 국내 문학 주류가 된 페미니즘이다. 100년에 걸친 여성 4대의 삶을 화자인 지연의 시선에서 풀어낸다.

부계 혈통 대신 외가 쪽 증조모, 할머니, 엄마로부터 나까지 이어지는 모계의 이야기다. 페미니즘 소설인 만큼 지연이 증조할머니와 할머니를 부를 때 모계를 뜻하는 '외'는 빠진다. 기존 체제의 포스트모더니즘적 해체다.

특히 작가는 네 명의 여성을 누구의 부인이나 어머니로 칭하기보다는 그들의 원래 이름을 찾아주려 애쓴다.

30대 초반인 지연은 불륜을 저지른 남편과 이혼하고 서울 생활을 정리한다. 외가가 있는 바닷가 도시 '희령'의 천문대에 연구원으로 취직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지연은 외할머니로부터 우리 현대사처럼 어두운 고난이 계속됐던 외가 여인들의 곡절 많은 사연을 듣는다.

남편의 당당한 외도, 여성에 대한 멸시, 평생 계속된 고된 노동…. 그들이 엄격한 가부장 문화에서 당했던 비상식적인 일들을 떠올리며 지연은 안쓰러움과 슬픔을 느끼면서도 어느덧 살아갈 힘을 얻는다. 소설 속 여인들은 부정적으로 묘사되는 남성들에 맞서 연대를 모색하며 어두웠던 밤을 밝은 밤으로 바꿔 간다.

최은영은 작가의 말에서 "지난 이 년이 성인이 된 이후 보낸 가장 어려운 시간이었다"면서 "나는 사람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누가 툭 치면 쏟아져 내릴 물주머니 같은 것이었는데, 이 소설을 쓰는 일은 그런 내가 다시 내 몸을 얻고, 내 마음을 얻어 한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2013년 '작가세계'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그는 소설집 '쇼코의 미소', '내게 무해한 사람'을 펴냈다. 허균문학작가상, 김준성문학상, 이해조소설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젊은작가상 등을 받았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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