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가디슈' 김윤석 밝힌 아프리카에서의 4개월 "지금이 훨씬 더워!"(종합)[EN:인터뷰]

배효주 2021. 7. 26.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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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배효주 기자]

"'모가디슈'는 공감과 생존이다."

영화 '모가디슈'(감독 류승완)에 출연한 김윤석은 7월 26일 화상으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4개월 간의 아프리카 현지 로케이션부터, 같은 감독으로서 류승완 감독을 향해 보내는 '리스펙트'까지 모두 전했다.

오는 28일 개봉하는 영화 '모가디슈'는 1991년 소말리아 내전으로 수도 모가디슈에 고립된 사람들의 생존을 건 탈출을 그린 이야기로 끝없는 내전, 기아, 테러로 얼룩져 여행금지국가로 지정된 소말리아의 1991년 상황과 고립된 이들의 필사적인 생존과 탈출을 담아냈다.

류승완 감독의 신작이자 11번째 장편 작품 '모가디슈'에는 김윤석과 조인성을 필두로 허준호, 김소진, 정만식, 구교환, 김재화, 박경혜 등 믿고 보는 연기력의 배우들이 호흡했다. 김윤석은 한국의 UN가입을 위해 소말리아에서 외교 총력전을 펼치는 한신성 대사 역을 맡았다.

개봉을 앞두고 김윤석은 "다들 힘든 시기지만 많은 사람들이 조금씩 양보해서 이 시즌에 우리 영화를 개봉하기로 마음을 모았다"며 "이 영화는 아프리카에서 촬영했는데, 지금 우리나라가 그때보다 더 덥다. 이렇게 더운 날 시원한 극장에 와서 보기 좋은 영화인 것 같아서 그 마음 하나로 기대 중"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모가디슈'의 어떤 점이 마음을 움직여 출연하게 됐냐는 질문에 김윤석은 "대단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의 탈출기가 아니라는 점이 흥미로웠다. 타국에 있는 이들이 고립된 채 스스로의 힘으로 탈출한다는 것이 재밌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맡은 역할은 때로는 우유부단하기도 한 평범한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영화에서 연기한 캐릭터와는 달랐고, 인간 김윤석의 개인적인 모습이 반 정도 담겼다"며 "평범하지만 주어진 조건 안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평범한 인간의 모습이 매력적이었다. 그래서 더욱 즐겁게 찍기도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모가디슈'를 통해 류승완 감독과 첫 작업을 한 김윤석은 "그간 두어번 함께 할 기회가 있었는데 서로 스케줄이 안 맞아 만나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에서 시나리오를 다시 주기가 어려운데, 감독님은 '손발을 맞춰보자'며 시나리오를 주셨다"고 회상했다.

류승완 감독과의 첫 호흡에 대해 김윤석은 "제가 '저 사람은 신발을 안 벗고 자겠다'는 표현을 쓴 적이 있다. 24시간 영화 현장 속에 있는 듯하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모든 걸 점검하고, 이리 뛰고 저리 뛰며, 항상 본인이 직접 나선다. 그런 모습들이 책상에 앉아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아닌, 벌판에서 타잔처럼 날아다니는 사람이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이게 가능한 영화냐' 했었다"고 회상한 김윤석은 "정부군이나 반군 등 많은 외국인 배우들은 어떻게 캐스팅할 거며, 난장판 된 도시를 어떻게 구현할 것이냐고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국 실제로 해낸 류승완 감독에 깜짝 놀랐다는 그는 "어떻게 수 백명의 흑인분들을 캐스팅했나 싶었다. 이게 가능한가? 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김윤석 또한 영화 '미성년'(2019)을 연출하며 감독으로 데뷔했다. 김윤석은 "'모가디슈'는 내게 배움의 장이었다"며 "글을 쓰는 건 혼자서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글을 영상화 시킬 때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 저처럼 영화 한 편 한 사람으로서는 류승완 감독님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힘을 모은 게 판타지처럼 느껴졌다"고 '리스펙트'를 보냈다.

"배우가 훨씬 편하단 생각이 들었다"고 웃으며 말한 김윤석은 "하지만 감독으로서 자기 작품을 만들었다는 성취감이 대단하기 때문에, 배우와 감독 둘 다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열심히 해보려 한다"는 다짐을 전하기도 했다.

'모가디슈'는 코로나19 이전에 촬영됐다. 크랭크인 6개월 전부터 모로코 정부의 승인과 협조를 받았고, 이후 4개월 간 모로코에 거대한 세트를 지어놓고 그 곳에서 촬영하며 생생한 현장감을 그려냈다.

김윤석은 "단 한 컷도 국내에서 찍은 게 없다. 4개월 간의 촬영 기간 동안 온전히 그 속에 빠져들어 살았던 것 같다. 낯선 외국인 배우들과 어우러져 합을 맞췄던 것도 잊지 못할 기억"이라며 "특히나 지금처럼 해외여행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아름다운 기억인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어 "4개월 동안 스태프들이 '삼겹살이 먹고 싶다'고 했었는데, 저는 원래 로컬 음식을 먹는 걸 좋아한다. 음식 탐방하기를 좋아하는 편이다. 돼지고기만 없었지 소고기, 양고기, 생선 다 잘 먹었다. 현지에 밥차도 있었기 때문에 한 끼는 밥, 국, 김치가 나오는 식사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세먼지 없던 그 곳이 정말 그립다"고 말하기도.

이 과정을 모두 함께 한 배우들을 향해 끈끈한 전우애도 드러냈다. '모가디슈'를 통해 조인성과 처음 연기 합을 맞춘 김윤석은 "꼭 한 번 만나고 싶었다. '비열한 거리'를 보고 '참 좋은 배우다' 싶었기 때문에 인간 대 인간으로서 한 번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굉장한 절제력을 가진 이성적인 배우다. 그의 담백함이 연기에 묻어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더욱 신뢰감이 들었다"며 "티키타카라고 해야할까, 서로 주고 받는 것도 억지가 아닌 호흡이 잘 맞았던 것 같다"고 했다.

허준호에 대해선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진 않지만 선배님이고, 사석에선 '형'이라 부른다"며 "제가 본 허준호 배우는 카리스마완 달리 항상 웃고 있다. 말수가 많지 않고 그저 웃으며 가만히 지켜보는 느낌이다. 그 분의 그런 모습들이 '모가디슈'에서 맡은 림용수 대사와 겹쳐보였다"며 "시나리오에서는 저보다 훨씬 더 능력있고 뛰어난 대사인데, 그런 모습들이 허준호 배우에게 너무나 잘 어울렸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각각 남북 대사 역을 맡은 김윤석과 허준호는 타국에서의 내전으로 인한 혼돈 속에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애틋함을 연기하기도 한다.

김윤석은 "그 당시는 남북 관계가 가장 얼어 붙어 있었다. 서로 대화를 할 수가 없는 시대였다. 그러다 내전 속 비무장으로 만났을 때, '일단 살고 봐야겠다, 대립은 그 나중 문제다' 하는 모습이 매력적이었다"며 "모두가 살아 남아야 한다는 지점에 관객들이 공감을 해주신다면, 이 영화가 그리고자 하는 무언가를 찾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생각을 전했다. 28일 개봉.(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엔 배효주 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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