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이후 최악.. 고전하는 한국GM·르노삼성·쌍용차
한국GM·르노삼성·쌍용차 등 외국계 자본의 국내 완성차 3사가 올해 1998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이후 23년만에 가장 적은 생산·판매량을 기록하며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차 부재와 경영 위기, 브랜드 이미지 하락 등으로 고객이 이탈하고 있는데다 올해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차질까지 빚어진 결과다.
2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이들 3사의 생산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2.3% 감소한 24만319대로, 지난 1998년(23만4699대) 이후 23년만에 최소치를 기록했다. 수출을 제외한 내수 판매도 3사 8만8625대에 그치며, 1998년(7만3169대) 이후 가장 적었다.
한국GM은 올 상반기 반도체 부족으로 지난 2월부터 공장 가동을 줄이면서 4만여대의 생산 차질을 빚은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GM의 상반기 생산량은 14만9731대로, 코로나 여파가 컸던 작년(15만9426대)보다도 더 줄었다. 내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3% 감소한 3만3160대에 그쳤다.
르노삼성도 판매 부진과 노조 파업 등의 영향으로 올 상반기 생산량이 5만1522대에 그치며 작년(6만6414대)보다 20% 넘게 감소했다. 내수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47.8% 급감한 2만8840대로 집계됐다. 소형 SUV ‘XM3’ 수출량은 늘어나는 추세지만, 아직 본사로부터 향후 신차 물량 배정을 받지 못했다.
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차는 생산(3만3160대)은 18.9%, 내수 판매(2만6625대)는 34.8% 감소했다. 협력업체 납품 거부로 공장 가동이 수시로 멈췄고, 모델 노후화와 경영 위기로 판매가 부진했던 탓이다.
완성차 3사의 부진으로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올 상반기 181만대에 그쳤다. 코로나 여파로 현대차·기아마저 공장 가동을 멈췄던 작년(163만대)보다는 많지만, 2019년(202만대)과 비교하면 20만대 이상 줄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 자동차 산업은 연간 400만대 생산을 기준으로 전·후방산업이 가동돼 왔다”며 “연 생산량이 350만대 이하로 줄면 결국 자동차산업의 고용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