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 대목인데"..전국 거리두기 격상에 숙박 예약 취소 속출
휴가철 맞물린 격상에 업계 우려 커져
거리두기 4단계 1주일 서울 자영업자 매출 31% 감소
숙박업계, 객실 예약 취소·뷔페 운영 중단 등 조치
정부가 오는 27일 0시부터 비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일괄 격상하기로 결정하면서 성수기 휴가철을 맞은 숙박·외식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전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318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비수도권의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다.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를 지역별로 보면 서울 339명, 경기 343명, 인천 67명으로 수도권이 59.3%(749명)다. 비수도권 비율은 40.7%까지 올랐다. 국내 신규 확진자 10명 가운데 4명은 비수도권에서 나온 셈이다.
정부가 비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일괄 격상하면서 사적 모임 허용 인원은 4인까지 제한된다. 음식점, 카페, 노래방, 유흥시설 등의 영업 가능 시간은 밤 10시까지, 이후부터는 포장 배달만 된다. 공원과 해수욕장 등에서는 야간 음주가 금지된다. 이에 앞서 수도권의 거리두기 4단계도 다음달 8일까지 연장됐다.
이번 거리두기 격상은 본격 시작된 여름 휴가철과 방학 시즌과 맞물려 시행돼 숙박·외식업계의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강원도 강릉 교동택지에서 15년간 고깃집을 운영해 온 이상무(54)씨는 “인근에 숙박 시설이 많은 지역이라 휴가철 반짝 수요가 있었는데, 지금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고 했다. 그는 “특히 고깃집은 단체 회식 손님이 많은데 4단계 거리두기 적용으로 2인 이상 모임이 불가능해지면서 손님이 거의 끊겼다”며 “어제도 저녁엔 한 테이블 밖에 받지 못해 매출이 2만 원대에 그쳤다”고 했다.
수도권 지역에서는 지난 2주 간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된 여파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 데이터 포털을 운영하는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격상 직후 첫 주인 지난 12~18일 서울 자영업자 매출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21% 줄었고, 경기도와 인천에서 각각 14%, 13% 감소했다.
특히 3인 이상 모임이 제한되는 오후 6시 이후 매출은 서울에서 31% 감소했고, 경기도와 인천은 각각 34%, 36% 줄었다. 업종별로 보면 회식 등 2인 이상 모임이 많은 고깃집과 호프집의 야간 매출이 2019년 동기 대비 각각 38% 감소했고, 한식집의 매출 감소율은 24%로 집계됐다.
호텔, 리조트 등 숙박업계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백신 접종 효과 등으로 80%까지 올라왔던 주말 예약도 취소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서울의 한 5성급 호텔 관계자는 “이미 전체 객실의 3분의 2만 운영할 수 있는 수도권 내 호텔은 평일 예약률은 50% 미만에 그치고 있다”며 “기존 4인 이상 예약분을 2인 예약으로 채우는 상황”이라고 했다.
저녁 시간대 식음 시설 운영을 자체 중단한 곳도 있다. 한화호텔앤리조트가 운영하는 플라자호텔은 지난 14일부터 뷔페 주중 저녁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호텔 관계자는 “고객과 임직원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두고 선제적 방역을 위해 결정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그랜드 하얏트 서울, 포시즌스호텔 서울도 주중 뷔페 식당의 저녁 운영을 중단했으며, 일부 호텔은 뷔페 운영을 중단하고 단품 제공으로 대체했다.
여름 휴양지로 인기인 지방 숙박 업체는 27일부터 적용되는 비수도권 거리두기 격상 여파를 주시하고 있다. 특히 최근 강원도 홍천의 한 리조트에서 직원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하면서 방역 우려가 커진 상태다.
강원도 속초, 충남 부여, 부산 지역에서 리조트를 운영하는 롯데리조트는 지난 24일부터 거리두기 단계가 3단계로 격상하면서 예약 고객들에게 취소나 날짜 변경을 독려하는 안내 문자를 보냈다. 리조트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사태에 고객들의 항의 전화가 500통 넘게 쏟아지는 등 애를 먹었다”며 “지금까지 실제 취소 건수는 전체 시설 합산 54건 정도로 크게 늘어난 것은 않았지만, 코로나 확산세가 가라앉지 않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지역의 한 5성급 호텔 관계자도 “7~8월은 관광지에 있는 숙박 시설의 최대 성수기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객실이 만실이었다”며 “최근에도 본격 휴가철 맞아 객실이 빠르게 차고 있던 상황에서 (거리두기가 강화로) 객실 예약률 제한이 생기면서 고객들께 일일이 연락을 드려 기존 예약분을 취소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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