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일의 밤' 여고생 귀신을 아시나요? [인터뷰]

이다원 기자 2021. 7. 26.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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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배우 박세현, 사진|김선희 기자


넷플릭스 영화 ‘제8일의 밤’ 여고생 귀신을 아시나요?

배우 박세현이 단 몇 컷으로 전세계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영화 속 악귀에게 홀린 여고생 역을 소름끼치도록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여름밤을 섬뜩하게 했다.

“이렇게까지 관심을 받을 줄 몰랐어요. 사실 7개 징검다리 중 하나고 스쳐가는 역이라고도 할 수 있거든요. 대사는 한 마디뿐이었고 제가 한 건 그저 목 꺾기, 웃기 밖에 없었는데 ‘여고생 귀신’이 기억에 남는다고 해서 뿌듯하고 신기했어요.”

박세현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만나 ‘제8일의 밤’으로 주목받는 소감부터 ‘여고괴담: 모교’ ‘괴기맨숀’ KBS2 ‘오월의 청춘’ 등으로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며 챙기고픈 배우로서 욕심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털어놨다.

‘제8일의 밤’ 속 여고생 귀신으로 분한 박세현. 사진제공|넷플릭스


■“‘제8일의 밤’ 이후 SNS 팔로워 7000명 늘어”

실제로 영화 공개 직후 ‘제8일의 밤 여고생’이 관련 검색어 상위에 올랐다.

“SNS 팔로워도 공개 후 이틀동안 7000명이나 늘었어요. 의아했죠. 팔로워 수를 올리려고 애쓸 땐 안 되더니, 영화 때문에 7000명이나 날 찾아주는구나 싶어 신기했고요. 외국인도 많았어요. 어색한 한국말로 영화 잘 봤다는 글도 써주고 팬 아트도 선물로 해줬는데,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여러 곳에서 내 연기를 봤다고 생각하니 행복하더라고요.”

촬영 현장도 행복했다. 이성민은 그를 늘 배려해줬고, 카메라가 돌아가기가 무섭게 연기에 집중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고.


“‘슛’이 들어가자마자 정말 저를 두려워하는 것처럼 쳐다보더라고요. 기분이 이상했어요. 모니터 뒤에선 ‘편하게 해’라고 다독여주다가 ‘큐’ 사인이 들어가니 눈빛이 변하더라고요. 절 진짜 요괴라고 생각하는 마냥 몸을 웅크리고 두려움 가득한 눈으로 봤고, 카메라 세팅을 할 때에도 계속 그 자세로 호흡을 가다듬고 있었죠.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어요.”

올해 24살로, 남다름보다 4살 많은 누나지만 워낙 동안이라 재밌는 장난도 쳤다는 그다.

“현장 분위기가 지쳤을 때 출연진 모두 합심해서 남다름에게 장난치기로 했어요. 제가 진짜 중학생이라고 하면서 ‘오빠, 사인해주세요’라고 했더니 ‘학교 열심히 다니고 공부도 잘 하렴’이라고 하더라고요. 하하. 나중에 제가 4살 많은 누나인 걸 알고나선 그도 재밌어 했고요. 조금 미안하기도 했어요.”


■“순수한 배우가 되는 게 목표, 절대 변하지 않을 거예요”

의도치 않게 공포 영화만 연달아 세 편을 찍었다. ‘제8일의 밤’을 비롯해 최근 개봉한 ‘여고괴담: 모교’ ‘괴기맨숀’에서 여고생으로 나와 한여름밤 서늘한 감성을 전했다.

“제가 장르물 연기를 좋아하는 편이에요. 확 집중해서 현장의 공기를 바꾸는 순간을 좋아하거든요. 그러다보니 계속 출연하게 되고, 사람이 아니거나 울부짖는 캐릭터들이 찾아오나봐요.”

‘여고생’ 역만 연거푸 맡는 것에 대해서도 걱정이 되지 않을까 물었다.

“좋은 역이 절 찾아오는 건 행복한 일인데, 평생 여고생 역만 맡을 순 없으니 고민이긴 해요. ‘성인 연기를 해야하는데 날 안 찾아주면 어떡하지? 성인에 안 어울린다고 못 박아버리면 어떡하지?’ 두려움은 있죠. 하지만 잠식당하는 것도 싫어서 제게 온 그 친구들을 반갑게 받아들이고 있어요. 어울리는 게 없는 것보단 낫잖아요? 하하.”


계원예고 재학 시절 롤모델이었던 천우희와는 얼마 전 영화 ‘앵커’로 만나기도 했다. 꿈같은 시간이었다며 눈을 반짝거렸다.

“고등학교 때 영화 ‘한공주’를 보곤 감탄했어요. ‘어떻게 저렇게 연기하지? 천우희 선배만큼 되어도 소원이 없겠다’고 얘기하고 다닐 정도로 좋아했죠. 꼭 한 번 만나고 싶었는데 그 소원이 빨리 이뤄졌네요. 역시나 촬영 현장에서도 집중하는 모습이 정말 멋있었어요. 저도 많이 챙겨줬고요. 제가 장르 연기를 많이 하니까 ‘나이대에 맞는 밝고 귀여운 연기도 많이 해요’라면서 걱정해주더라고요. 정말 감동이었어요. 고등학교 때 상상했던 그대로 너무 멋있어서,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또 한 번 같이 연기하고 싶더라고요.”

배우로서 목표가 더욱 공고해진 시간이었다고도 했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고 물으니 단숨에 대답을 내놨다.

“순수한 배우가 되어야겠다는 것만큼은 확실히 말할 수 있어요. 연기를 소중히 여기는 순수한 배우가 되는 게 제 목표에요. 그 순수를 잃는 순간 배우를 때려쳐야겠다고도 생각하고요. 한때는 성공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는데요. 그런 것에 집착하다보니 어두워지기만 하더라고요. 순수하면 연기하다가 힘들어도 재밌는데, 성공만 생각하면 힘든 것에서 끝나더라고요. 그래서 ‘순수’를 가장 지키고 싶어요. 혹시 변한다면 호되게 알려주세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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