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에서 모든 골은 모든 선수 합작품이다 [김세훈의 스포츠IN]

김세훈 기자 2021. 7. 26.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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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이강인이 25일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루마니아전에서 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축구는 희소성이 아주 높은 골로 승부를 가린다. 득점이 많이 나는 농구, 야구 등과 아주 다른 부분이다. 축구에서 골은 꽃이며 피니시 블로다. 골은 모든 선수들이 모든 과정에서 관여하면서 만든 결과물이다.

골은 몇몇 선수가 만드는 게 아니다. 골은 포지션에 상관없이 모든 선수들이 함께 만든다. 미드필더도, 수비수도, 골키퍼도 골에 기여한다. 그래서 함께 웃고 기뻐하는 게 골이며 함께 반성하고 자책하는 게 골이다.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루마니아를 4-0으로 이겼다. 자책골, 따당골, 페널티킥, 필드골이 터졌다.

자책골도 황의조 대시가 있어 가능했다. 슈팅 감각이 뛰어난 공격수에 앞서 루마니아 수비수는 급하게 볼을 걷어낼 수밖에 없었다. 그게 골이 됐다. 황의조가 대시하지 않았다면 수비수는 볼을 뒤로 흘려 동료가 안정적으로 볼을 처리하게 맡겼을 것이다. 물론 측면을 파고들면서 골문 앞으로 절묘한 크로스를 올린 이동준도 잘했다.

따당골도 많은 선수들이 관여했다. 이동경이 왼발 슛을 때렸고 그게 수비수 맞고 굴절된 뒤 페널티지역에 있는 엄원상에게 다시 맞고 구석에 꽂혔다. 운이 따른 것도 사실이지만 축구에서 모든 골이 의도된 대로 터지는 건 아니다.

페널티킥도 합작품이다. 설영우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파고들다 반칙을 당해 한국에 페널티킥이 주어졌다. ‘막내형’ 이강인이 키커로 나서 골키퍼 움직임을 보면서 정확하게 차넣었다. 이강인의 쐐기골도 아름다운 골이었다. 수비수 박지수의 로빙 패스가 기가 막혔다. 오프사이드 트랩을 피하며 빈공간을 돌파한 뒤 박지수 패스를 받아 어시스트한 강윤성도 잘했다.

골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13개 슈팅에는 모든 선수들의 투혼과 의지, 노력이 담겼다. 그게 쌓이고 쌓여서 상대에게는 부담이 된 반면, 우리에게는 자신감이 됐다. 선수들은 몸을 던졌다. 부상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페널티지역 안에서 용감했다. 협력 수비도 잘했다. 송범근이 골문 바로 앞 간접 프리킥을 선방한 것은 동료 10명이 골문 옆쪽을 단단히 지켜준 덕분이다.

설기현은 이전에 축구를 이렇게 정의했다.

“축구는 동료를 위해 뛰는 종목이다.”

동료에게 쏠리는 수비진을 분산해 옆 공간으로 뛰어드는 움직임, 1대1로 수비하는 동료를 도와 2대1로 펼치는 협력 수비, 골문으로 가지 못하게 크로스를 차단하는 태클 등 축구에서 발생하는 모든 장면이 그렇다.

1차전에서 뉴질랜드에게 패한 한국은 루마니아를 모든 선수들의 단합된 힘으로 대파했다. 수비가 든든했기에 소나기골도 가능했다. 4득점, 0실점은 우리 선수단 전원이 함께 만든 작품이다. 모든 골은 골을 넣는 과정에서 모든 선수들의 땀과 노고가 들어감은 똑같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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