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간 보기 단 2개' 김한별, 유난히 잦았던 미스샷 액션 사연은?

김현지 2021. 7. 26.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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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김현지 기자]

무결점 플레이를 선보이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3승째를 작성한 김한별. 경기 내용은 깔끔했지만, 그의 스윙은 어딘가 불안정해보였다.

이번 대회는 코리안투어 대회 중 유일하게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더블 보기 이하 스코어를 기록하면 -3점, 보기는 -1점, 파는 0점이다. 버디는 2점, 이글 이상 스코어는 5점)으로 치러진다. 이 방식의 장점은 부정적인 상황이 벌어졌을 때 손해가 적어 공격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만약 무리하게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다가 타수를 잃어도 스트로크 플레이보다는 유리하다. 파5 홀에서 이글을 하면 5점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잃는 타수는 최대 3점이다. 만약 무리해서 투 온 공략을 하다가 타수를 대거 잃어도 스트로크 플레이에서는 치는대로 다 스코어가 되지만, 이 방식에서는 최대 3점이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좋은 것은 버디를 많이 낚고 보기 이하의 나쁜 스코어는 되도록 기록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야만 최대한 점수를 쌓을 수 있다.

이 방식의 대회는 지난해 충남 태안 솔라고CC 라고 코스에서 'KPGA오픈 with 솔라고CC'라는 이름으로 첫 선을 보였다. 당시 김한별은 최종라운드에 선두와 9점 차 공동 18위로 출발했다. 그런데 최종일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8개를 솎아내 무려 21점을 획득했다. 최종합계 50점으로 우승 스코어를 작성했다.

물론 기쁨은 연장 첫 홀에서 아쉬움으로 변했다. 연장 첫 홀에서 이수민은 4m 가량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고, 김민규는 완벽한 세컨드 샷으로 30cm 정도에 불과한 버디 퍼트에 성공했다. 반면, 김한별은 약 1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놓치며 다 잡은 우승 기회를 놓쳤다.

그러나 우승 경쟁 경험 덕분인지 그 다음달 치러진 '헤지스 골프 KPGA오픈'에서 연장 끝에 생애 첫우승을 했다. 이어 '신한동해오픈'에서도 우승하며 2개 대회 연속 우승 기록을 세웠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이번 대회는 경기 방식은 그대로지만, 조금 달라진 점도 있다. 대회 스폰서사와 코스다. 대회 스폰서사가 새로 생기면서 대회명은 코리안투어 'YAMAHA-HONORS K 오픈 with 솔라고CC'가 됐다. 코스도 지난해에는 라고 코스에서 치러졌지만 올해는 솔코스에서 치러졌다.

무대는 살짝 변했지만, 김한별의 활약에는 변함이 없었다. 오히려 더 훨훨 날았다. 김한별은 이 대회에 유난히 강한 이유에 대해 경기 방식을 꼽았다. 그는 "대회 방식 자체가 보기 1개, 버디 1개 해도 점수를 얻는다"라고 하며 "그러다 보니 버디를 많이 기록하는 선수가 유리하다. 특히 공격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과 나는 버디를 많이 잡아내는 스타일이라 개인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눈에 띄는 것은 그의 성적이다. 지난해 우승 스코어는 50점이었다. 연장 끝에 우승한 이수민과 10대 김민규, 추격에 성공한 김한별 등 세 명의 선수가 연장전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 대회 우승 스코어는 무려 58점이다. 버디로 따지자면 버디가 4개나 더 나온 셈이다. 이글을 1개 쯤 집어 넣자면 이글 1개와 버디 2개, 보기 1개 정도다.

김한별이 58점을 작성할 수 있었던 비결은 수 많은 버디를 낚으면서도 보기는 단 2개에 그쳤다는 것이다. 김한별은 첫날 버디 9개와 보기 1개로 중간합계 17점을 기록했다. 공동 2위에 2타 차 단독 선두로 나섰다.

2라운드에서는 박경남이 이글 1개와 버디 5개를 묶어 15언더파를 치며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김한별은 버디를 6개 낚았으나 보기를 1개 범해 박경남에 1타 차 단독 2위가 됐다.

2라운드에서 잠시 숨을 골랐던 김한별은 3라운드에서 질주했다.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솎아내 16점을 얻은 것. 점수는 44점으로 공동 2위 그룹을 형성한 이정환과 김주형, 염서현 등에 7점 차로 달아났다.

김한별의 견고한 플레이는 최종라운드에서도 계속됐다.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낚았다. 14점을 더해 최종합계 58점이다. 2위를 차지한 김성현과는 6타 차다.

4일 동안 낚은 버디만 무려 30개, 그러나 보기는 2개에 불과하다.

그러나 경기 내용만큼 샷까지 깔끔하지는 못했다. 경기 중간 중간 마치 미스샷이 나온 듯한 액션을 취했다. 피니시 동작을 제대로 하지 않고 팔을 여러 차례 풀기도 했다. 표정 역시 아쉬움이 가득했다.

하지만 막상 날아가는 공은 깔끔했다. 미스샷이라고 보기 어려운 샷이었다. 이에 대한 비밀은 대회 종료 후에야 밝혀졌다.

이번 대회에서도 꾸준히 목 부위에 담 증상을 호소했던 김한별은 "담 증상으로 인해 피니시를 제대로 하려고 하면 통증이 느껴진다"고 호소했다. 표정이 일그러진 것 역시 미스샷 때문이 아닌 통증 때문이었다.

물론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챔피언조, 그것도 단독 선두로 도전하는 생애 첫 우승이라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그의 어깨를 짓눌렀다.

김한별은 "중압감 속에서 불안하면 나도 모르게 채를 놓아버리는 습관이 있다"고 하며 "아직까지도 몸에 남아있어 자꾸 채를 놓게 된 것 같다. 만약 중계를 보시면서 매번 '미스샷이 아닌가?' 오해하셨다면 죄송하다"며 멋쩍게 웃어 보였다.

데뷔 3년 차, 통산 3승 달성에 성공한 김한별은 "지난해 좋은 성적을 거둬 올해 주위의 많은 분들이 기대를 많이 해주셨다. 개인적으로는 우승이 좀 늦었다고 생각한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우승을 계기로 앞으로 더 승승장구하고 항상 자만하지 않고 꾸준하게 노력하는 선수가 될 것이다. 통산 첫 승을 한 '헤지스골프 KPGA 오픈'은 개최하지 않으니, '신한동해오픈'에서 타이틀 방어를 하고 싶다"고 하며 "지난해에 이번 대회 이후 잘 풀렸다. 올해는 우승도 한만큼 더 잘 됐으면 좋겠다. 특히 지난해 타지 못했던 제네시스 대상과 상금왕에 다시 도전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사진=김한별/KPGA)

뉴스엔 김현지 928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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