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자, 달달하고 시원한 과일·탄산음료 섭취 피하세요"

정진수 2021. 7. 26.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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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나기 건강 수칙
수박·참외·포도 등 제철에 나는 과일
건강한 사람에겐 '여름철 별미'지만
만성콩팥병·당뇨병 환자들에겐 '독'
칼륨 함량 높아.. 나트륨 섭취도 주의
토마토·오이 대체 혈당관리 바람직
만성콩팥병과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에게 ‘여름나기’는 단순히 폭염을 견디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무더위에 더해서 음식과 수분 섭취, 옷차림 등 신경 쓸 것이 몇 배로 늘어난다.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포도, 수박, 참외 등 제철 과일이 ‘여름철 별미’지만, 만성질환자에게는 피해야 하는 ‘독’이 될 수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신장내과 문주영 교수, 내분비내과 정인경 교수의 도움을 받아 만성콩팥병 환자와 당뇨병 환자가 지켜야 할 여름철 건강 수칙을 알아본다.

◆만성콩팥병, 칼륨 함량 높은 과일 조심

콩팥은 노폐물을 걸러서 소변으로 배출하는 한편, 체내 수분량과 전해질·산성도 등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만성콩팥병 환자는 이런 콩팥 기능이 떨어진 만큼 칼륨 함량이 높은 과일 섭취와, 나트륨 섭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문주영 교수는 만성콩팥병 환자는 △칼륨 함량이 높은 과일·채소 섭취 피하기 △과일과 채소 물에 담갔다 먹기 △저나트륨 소금 피하기 △물을 한번에 많이 마시지 않기 △이온음료와 탄산음료 피하기 △주식을 흰밥으로 먹기 등을 지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과일 물에 담가 먹기, 과일·야채 주스 피하기는 모두 칼륨 제한과 연결된다. 칼륨의 90% 이상은 콩팥으로 배출되는데, 콩팥병 환자는 콩팥 기능 이상으로 칼륨이 배출되지 못해 몸에 쌓여 고칼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다.

문 교수는 “만성콩팥병 환자가 칼륨 함량이 많은 과일이나 채소를 섭취할 경우 혈청의 칼륨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한다”며 “이때 근육의 힘이 빠지거나 이상 감각이 발생하고, 심할 경우 심장의 부정맥이 발생하고 심장이 멎는 등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모든 과일을 다 피할 필요는 없다. 종류에 따라 함량이 다른 만큼 가려먹는 지혜가 필요하다. 바나나, 참외, 토마토, 키위보다는 포도, 오렌지, 사과 등을 선택하고, 채소도 버섯, 호박, 미역, 시금치, 쑥, 부추, 상추보다는 가지, 당근, 배추, 콩나물, 오이, 깻잎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과일이나 채소를 물에 2시간 정도 담아 놓거나 데쳐 먹는 것도 요령이다. 과일, 채소를 데치면 칼륨이 물에 빠져나가 칼륨의 30∼50%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과일·야채 주스와 이온·탄산음료에도 많은 양의 칼륨이 포함됐으니 피해야 한다. 또 백미보다는 검정쌀, 현미, 보리, 옥수수, 찹쌀 등에 칼륨이 많으므로 주식은 백미로 먹는 게 좋다.

수분 섭취에도 요령이 필요하다. 이뇨제 성분이 들어있는 고혈압약제를 복용 중인 환자는 수분이나 나트륨, 칼륨 등의 전해질 조절능력이 낮기 때문에 갑자기 물을 많이 마시면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투석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소변을 통한 수분의 배설이 거의 없으므로, 여름철 수분 섭취가 과도하게 되면 체중증가와 심한 경우 폐부종까지도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반대로 수분 섭취가 너무 부족하면 탈수에 빠지고 신기능이 감소할 수 있다.

문 교수는 “한번에 0.5ℓ 이상의 물을 마시는 것도 위험하지만 탈수 방지를 위해 여름철에는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활동량이 많거나 땀을 많이 흘렸을 때는 물 섭취를 해줘야 한다”고 적절한 수분섭취를 강조했다.
◆수박 대신 토마토로 당뇨관리

혈중 포도당 농도가 높은 당뇨 환자 역시 빙과류와 청량음료 등 혈당을 올리는 여름철 음식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정인경 교수는 △맨발 대신 양말과 편한 운동화 차림 △과일과 아이스크림 섭취량 줄이기 △더위 피한 저녁식사 후 운동 △선글라스로 눈보호하기 등을 조언한다.

달달한 음료수와 아이스크림, 수박, 참외, 포도와 같은 여름철 과일은 혈당을 많이 올릴 수 있으니 토마토, 오이 등으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

‘당뇨발’에도 특히 신경 써야 한다. 당뇨병 환자는 말초신경이 무뎌져 있어 발에 상처가 생겨도 잘 느끼지 못하고, 상처가 잘 낫지도 않아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맨발에 샌들을 신기보다는 땀 흡수와 통풍이 잘 되는 면양말을 신는 것이 좋은 이유다. 무좀과 염증이 생기지 않도록 매일 발을 씻고 잘 말린 후 로션을 발라 보습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하루에 한 번 이상 발가락 사이와 발바닥의 상태를 살펴봐야 한다.
정 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신경이나 혈관이 약해서 발에 상처가 생기면 잘 낫지 않고, 염증이 악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항상 발을 청결하게 하고 상처나지 않게 맨발로 슬리퍼나 샌들을 신기보다는 얇은 면양말을 함께 신어주면 좋다”고 설명했다

당뇨병 환자는 망막 합병증뿐 아니라 백내장에도 쉽게 노출되는 만큼 직사광선을 피해야 한다. 햇빛이 강한 낮 시간 외출 시 선글라스를 착용해 수정체를 보호하는 것이 좋다.

또 혈당을 낮추기 위한 운동은 더운 낮시간을 피해 아침이나 저녁 식사 후를 택하는 것이 좋다. 특히 저녁 식사 후 운동은 저혈당의 발생을 줄이면서 혈당을 낮출 수 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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