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사운드·조명 따라 걷는 길..팬데믹 시대, 五感으로 느끼는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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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컴컴한 조명의 전시장으로 들어가면 강렬한 일레트로닉 음악 소리와 함께 미로 같은 공간이 펼쳐진다.
이를 중심으로 영화감독 알폰소 쿠아론, 대니 보일을 비롯해 영상, 조명, 사운드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음악을 각자의 방식으로 재해석했다.
실제 전시장에는 바닥에 앉아서 음악의 진동을 느끼거나 각 오브제를 자신의 경험에 대입하는 등 자신만의 방식으로 전시를 해석하는 관람객들의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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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박이는 전등빛, 방독면 쓴 강도..
영상·조명·사운드 등 33개 공간서
유명 아티스트들 '각자의 방' 꾸며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어두컴컴한 조명의 전시장으로 들어가면 강렬한 일레트로닉 음악 소리와 함께 미로 같은 공간이 펼쳐진다. 어딘가에서 나오는 수증기와 함께 각 방에는 빨강, 초록, 파랑 등 각기 다른 조명이 켜져 있다. 기이하게 생긴 사람의 상체, 방독면을 쓴 강도가 건물을 때려 부수는 영상 등 방마다 놓인 다양한 오브제들은 놀이공원 속 귀신의 집 같은 스산한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한다. 하지만 천천히 걷다보면 어느새 조금씩 귀에 들리는 음악 소리에 몰입하게 된다. 음악 소리에 따라서 깜박이는 전등빛과 마스크 너머로 은은히 풍겨오는 향기, 끊임없이 바뀌는 영상 등이 전시장을 가득 채운 소리의 감각을 극대화시키면서다.
전시 공간은 총 33개로 구성됐다. 엉클의 앨범에 맞게 저마다 다른 조명과 조각, 그림으로 꾸며진 각 방에서 관람객들은 각각 다른 음악적 요소들을 경험할 수 있다. 대형 스크린에 쿠아론 감독의 영화 ‘로마’를 편집한 영상이 나오기도 하고, 방에 놓인 의자와 테이블에 앉아 오브제들을 직접 느껴볼 수도 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스티븐 도비는 “디지털 기기의 발전과 함께 음악이 보편화되고 음악을 이용하기 쉬워졌지만 동시에 음악에 집중하기 어려워지거나 변질된 측면이 있다”며 “음악을 더 다양한 방식으로, 감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해보고자 했다”고 전시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어떤 설명도 없는 전시는 관객이 수동적으로 작품을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작품에 참여하도록 기획했다. 특정 이동 동선도 정해두지 않았기에 관객들은 회화, 조각, 비디오, 조명, 디퓨저 등 오감을 자극하는 작품이 설치된 전시 공간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음악을 감상하고 해석할 수 있다. 스티븐 도비는 “사운드와 조명이 이끄는 대로, 여러분의 감각이 이끄는 대로 음악 너머의 세계로 걸어 들어가는 경험을 해 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실제 전시장에는 바닥에 앉아서 음악의 진동을 느끼거나 각 오브제를 자신의 경험에 대입하는 등 자신만의 방식으로 전시를 해석하는 관람객들의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국내 관람객들을 겨냥해 한국적 요소를 새롭게 설치하기도 했다. 한국 민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까치와 호랑이 오브제가 있다. 까치는 한국에서 좋은 소식을 전해주는 새면서 영국에서는 보석과 같은 반짝이는 물체를 모으는 새로 통하기도 한다. 전시장 속 무언가 계속 모으는 듯한 박제된 까치의 모습은 코로나19 시대에 영국에서 좋은 소식을 가져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까치와 함께 전래동화에 나오는 호랑이를 컨템퍼러리 아티스트 아이비 존슨이 작품으로 구현하기도 했다. 유일한 한국인 아티스트로 참여한 그라피티 작가 나나가 설치한 버스 정류장도 전시장 한켠에 마련돼 친숙함을 더한다. 전시는 11월 28일까지.
김은비 (demet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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