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프로젝트' 9년의 결실.. 모터스포츠 우승 노하우, 양산차에 담았다

박찬규 기자 2021. 7. 26.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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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스포츠카 시대①] 국산 스포츠카 시대 열렸다

[편집자주]10여년 전만 해도 영국의 유명 예능 프로그램에서 세탁기와 동급이라며 조롱당하던 현대차가 이제는 유럽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자동차 본고장 독일에서 실력을 갈고닦은 고성능 브랜드 ‘N’을 앞세우면서부터다. N 브랜드 출시 3년 만에 판매량은 10배로 뛰었고 글로벌 판매의 약 70%를 차지하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앞으로는 세계적인 수준에 오른 것으로 평가받는 전기차 설계 기술을 바탕으로 고성능 전기차 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다. 국산 고성능 브랜드 차량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노력이 결실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PURE ETCR’ 대회에 출전한 벨로스터 N ETCR 경주차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노력이 결실을 보이고 있다. 2012년 프랑스 파리 모터쇼에서 2014시즌 ‘월드랠리챔피언십’(WRC) 자동차 경주 대회 참가를 공식 선언한 지 9년 만이다. 최근 현대자동차는 각종 대회 우승은 물론 세계 자동차 업계를 뒤흔들 모터스포츠 강자로 올라섰다는 평이다.

현대차가 2013년 6월 독일 바이에른 알체나우에 현대모터스포츠법인(HMSG)을 설립할 때만 해도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1996년 WRC에 출전했다가 시상대 근처도 가지 못한 채 2003년 철수한 적이 있어서다.
하지만 그로부터 6년 뒤 현대차는 토요타를 비롯해 폭스바겐·포드·시트로엥 등 전통의 강호를 꺾고 포디움(시상대) 정상에 올라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단지 겉모습만 현대차가 아니라 제조부터 튜닝까지 직접 책임진 ‘팩토리팀’으로서 실력을 인정받았다는 점이 과거와 다르다.
이를 증명하듯 2017년 처음 선보인 현대자동차의 고성능 브랜드 ‘N’은 누적 판매량 4만대를 돌파했다. 메르세데스-벤츠 ‘AMG’나 BMW ‘M’과 마찬가지로 별도의 고성능 브랜드로 입소문을 탄 것이다.


고성능 브랜드, 뭐가 다를까


아반떼 N과 일반형 비교. /그래픽=김은옥 기자
단순히 엔진 성능 우수성만으론 ‘고성능’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 자동차업계에선 여러 운동 성능에서 동시에 뛰어난 차를 고성능차로 평가한다. 자동차의 기본 성능인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서는’ 능력이 일반적인 양산차를 압도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의 준중형 세단인 아반떼 기본형은 배기량 1598㏄인 가솔린 자연흡기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23마력(ps)과 최대토크 15.7㎏·m의 성능을 낸다. 최근 출시된 고성능 브랜드인 아반떼N은 1998㏄ 가솔린 터보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280마력과 최대토크 40.0㎏·m의 힘을 뿜어낸다.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앞으로 치고 나가는 힘이 기본형의 두 배 이상이고 고속주행 상태에서 가속하는 능력에도 차이가 분명하다.
아반떼N은 이런 성능을 내기 위해 뒷바퀴 서스펜션에 안정감이 좋은 멀티링크 방식을 적용했다. 타이어는 245/35R19 규격으로 땅에 닿는 면적이 넓고 형태 변경이 매우 적은 고성능 제품을 쓴다. 일반형 아반떼는 뒷바퀴 서스펜션이 토션빔 방식이고 타이어는 훨씬 얇은 205/55R16 규격이 주로 쓰인다.

생김새도 약간 다르다. N 모델의 앞뒤 범퍼 하단은 공기 저항을 줄이고 공기 흐름을 정돈하는 형태로 설계됐다. 트렁크 상단에는 공기 힘으로 차체를 아래로 눌러주는 역할을 하는 ‘날개’(리어스포일러)를 달아 주행 안정성도 높였다. 여기에 독특한 컬러 등으로 멋을 내 멀리서 봐도 차별화된 디자인이 완성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일반형은 시속 150㎞ 이하에서 안정적으로 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N 모델은 시속 250㎞까지도 달릴 수 있도록 만들어져 전반적인 운동 성능 차이가 크다”며 “이를 위해 에어로다이내믹 성능은 물론 주요 부품 내구성 면에서도 격차를 두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회사는 극한의 성능을 끌어내야 하는 모터스포츠 대회에 참가해 얻은 각종 데이터와 노하우를 활용해 양산차에 적용했다. 오로지 성적만을 위해 만들어지는 경주용 자동차와 달리 양산차는 경제성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양측의 기술 고도화 수준 차이는 매우 큰 편이다. 이때 고성능 스포츠카는 경주차와 양산차의 기술 가교 역할을 한다.

게다가 최근엔 양산차를 튜닝한 레이스카 경주 대회가 인기를 누리며 규모를 키워가는 만큼 양산차의 품질향상은 결국 레이스카 기본기를 높이는 선순환효과로도 이어지는 셈이다.


수요 제한적, 이미지 리딩 효과 노린다


N브랜드 지역별 판매량은 총 4만대를 넘어섰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자동차회사들은 고성능 브랜드 차종의 수요층이 비교적 제한적이지만 전체 브랜드 이미지를 이끄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본다. 특히 뛰어난 성능과 독특한 디자인 등을 바탕으로 마니아의 높은 충성도를 확보할 경우 이 같은 효과가 소비자층에 전파될 수 있다는 것.

N 브랜드를 총괄하는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은 “N 브랜드의 목적은 현대차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기술적 역량을 키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자동차회사들은 고성능 브랜드 판매가 증가하면서 기본형 차종의 판매량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메르세데스-벤츠의 한 영업사원은 “AMG라는 고성능 브랜드가 전반적인 벤츠 브랜드 이미지를 지탱하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며 “고성능 외에도 ‘1맨1엔진’으로 대변되는 고품질을 상징하는 만큼 기술 신뢰도를 높이는 셈”이라고 전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AMG, BMW-M, 아우디-RS, 폭스바겐-R 등 주요 글로벌 완성차업체는 고성능 전담 부서를 두고 별도의 서브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N 브랜드를 운영한다. N은 현대차의 심장인 ‘남양연구소’(Namyang)와 독일 뉘르부르크링(Nurburgring) 서킷의 앞글자에서 따왔다.
수입 고성능브랜드의 국내 판매량은 꾸준히 증가했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메르세데스-벤츠의 2017년 국내 판매량은 6만8861대였으며 2020년엔 총 7만6879대를 팔았다. 그중 AMG 차종은 2017년 2872대에서 지난해 4391대로 증가했고 올해는 이미 3537대를 기록했다. BMW는 2017년 5만9624대 중 1237대, 지난해 5만8393대 중 2859대가 고성능 M 모델이었다. 두 브랜드는 올해 성장 가능성이 큰 고성능 모델 판매에 집중할 방침으로 전용 브랜드 전시장 개설은 물론 서킷 행사 등 고객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2017년 유럽에 첫 N 모델을 출시한 현대차는 첫해 1154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2018년 한국·미국·호주에도 잇따라 N 모델을 선보이며 전 세계 시장에서 총 8875대를 판매했고 2019년 1만6880대, 2020년 1만1482대가 팔렸다. 올 상반기엔 3522대가 팔리며 누적 판매 4만1913대를 기록하며 N 브랜드 차종 첫 출시 이후 4만대 판매를 넘어섰다. 특히 쟁쟁한 고성능차가 넘쳐나는 유럽시장에서 2만8988대 판매 실적을 올린 것은 매우 고무적이란 평가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고성능차는 감정과 욕구를 자극하기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효과가 크다”며 “N이 성공하면 현대차 전체 이미지를 높이고 판매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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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규 기자 sta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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