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 이민지, 7타 차 열세 극복하고 생애 첫 메이저 우승

김현지 2021. 7. 26.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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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김현지 기자]

호주 교포 이민지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네번째 메이저 대회인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450만 달러)' 최종라운드에서 대역전극으로 메이저 첫 승을 만들어냈다. LPGA 투어 통산 6승째다.

이민지는 7월 24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 르뱅의 에비앙골프장(파71, 6527야드)에서 치러진 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솎아내 7언더파를 쳤다.

최종합계 18언더파 266타를 기록한 이민지는 연장 첫 홀에서 버디를 기록해 보기를 범한 이정은을 꺾고 메이저 첫 승이자 통산 6승째를 기록했다.

이민지는 3라운드까지 11언더파를 작성했다. 18언더파를 작성해 단독 선두를 달렸던 이정은6(이하 이정은)에는 7타 차였다. 단독 선두였던 이정은은 5타 차 단독 2위 노예림(미국), 6타 차 단독 3위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챔피언조로 출발했다. 이민지는 챔피언조 바로 앞 조로 편성돼 먼저 출발했다.

첫 홀에서는 메이저 대회 다운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정은은 물론 노예림과 리디아 고, 이민지까지 모두 버디로 출발했다.

하지만 갑자기 이정은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갑자기 티샷이 흔들렸다. 3번 홀(파4)부터 5번 홀(파3)까지 무려 3개 홀에서 보기를 범했다. 모두 티샷이 원인이었다.

이정은이 흔들리자 노예림이 압박하기 시작했다. 노예림은 5번 홀(파3)에서 버디로 따라붙었다. 7번 홀(파5)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상승세에 큰 지장을 주지 못했다.

여유롭게 보였던 이정은의 5타 차 리드는 8번째 홀 만에 따라잡혔다. 파3 홀인 이 홀에서 노예림이 5m에 달하는 중장거리 버디 퍼트를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이정은을 압박했다. 이정은은 채 1m가 되지 않는 짧은 파 퍼트를 놓치며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노예림이 이정은을 도망가지 못하게 압박하며 추격하는 사이 먼저 출발한 이민지도 차분히 자신만의 경기를 풀어나갔다. 이민지는 7번 홀과 9번 홀(이상 파5)에서 버디를 솎아냈다. 투 온 공략을 해 버디를 낚기보다는 두 홀 모두 파 온 공략을 택했다. 세번째 샷으로 핀에 가깝게 붙어 버디 찬스를 만들었고, 차분히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반면, 이정은은 9번 홀(파5)에서 투온 공략을 하다가 보기를 범했다. 두 번째 샷이 그린을 훌쩍 넘어갔다. 어프로치 샷으로 버디 기회를 만들고자 했지만 어이없는 실수가 나왔다. 그린에도 올라가지 못하고 바로 앞 프린지에 떨어졌다. 결국 퍼터를 들고 버디 퍼트를 시도했는데, 핀 근처에도 다가가지 못했다. 결국 3m 거리에서 파 퍼트를 시도해야했고, 이를 놓쳐 보기를 범했다.

전반 홀에서 4오버파를 친 이정은은 결국 추격자가 돼 후반 홀에 나섰다. 단독 선두는 전반 홀에서 2타를 줄인 노예림이었고, 전반 홀에서 3타를 줄인 이민지는 이정은과 동타였다.

후반에는 이민지의 물오른 샷감이 빛났다. 14번 홀(파3)부터 16번 홀(파3)까지 3개 홀에서 연속 버디를 솎아내 단독 선두로 달아나더니, 18번 홀(파5)에서도 버디를 추가해 최종합계 18언더파를 작성해 먼저 경기를 마쳤다.

특히 막판 2개 파 3홀에서 모두 버디를 솎아낸 것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17번 홀에서 맞았던 위기도 잘 극복했다. 약 8m 거리에서 시도했던 버디 퍼트가 홀 컵을 3m 정도 지나갔지만, 이를 파로 잘 막아냈다.

뒷조로 따라오던 노예림과 이정은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았다. 이정은도 차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12번 홀(파4)에서 오랜만에 2m 거리의 버디 찬스를 만들었다. 이번에는 놓치지 않았다. 오랜 기다림끝에 나온 2번째 버디다.

사실 이정은은 운도 따르지 않았다. 15번 홀(파5)에서 또 다시 투온을 노렸는데, 두번째 샷이 그린 앞 벙커 테두리를 반바퀴 돌더니 그대로 벙커에 빠졌다. 벙커에서 친 샷은 그린에 올라가지 못하고 그린 경사를 타고 벙커 옆 러프에 빠졌다. 이 홀에서는 파세이브에 성공한 것으로 만족해야했다.

지난 3일동안 치렀던 경기와 다르게 매우 힘든 최종일 15개 홀 경기를 했던 이정은. 마지막 3개 홀에서는 달랐다.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된 듯 반전 플레이를 선보였다. 파3 홀인 16번 홀, 파4 홀인 17번 홀, 파5 홀인 18번 홀까지 3개 홀에서 모두 버디를 낚았다.

티샷부터 퍼트까지 흠잡을 데 없었다. 완벽하게 코스를 공략했다. 파 3홀에서는 티샷이 핀과 2m 이내에 멈춰서 버디를 낚았고, 파4 홀에서도 두번째 샷이 1m 이내에 붙어 손쉽게 버디를 낚았다. 18번 홀에서는 투 온에 성공해 투 퍼트로 버디를 낚았다. 결국 최종일 이븐파로 먼저 경기를 마친 이민지와 동타를 기록하며 연장전에 나섰다.

반면, 노예림은 17번 홀(파4)에서 버디를 낚으며 중간합계 17언더파까지 작성했지만, 18번 홀(파5)에서 버디 퍼트가 살짝 빗나가면서 연장전 합류가 무산됐다.

두 선수의 승부는 연장 1차전에서 갈렸다. 파5 홀을 쓰리온 공략으로 안정적으로 공략하던 이민지는 연장 1차전에서 투온으로 승부를 봤다. 이민지의 두번째 샷은 핀에 붙어 이글 찬스를 만들었다. 비록 짧은 이글 퍼트는 홀컵을 살짝 빗겨났지만 가볍게 버디를 낚으며 메이저 우승컵의 주인공이 됐다.

반면, 투 온을 노린 이정은. 또 다시 쓴 맛을 봤다. 그린 앞 워터해저드에 공이 빠지고 말았다. 벌타를 받고 네번째 샷으로 그린에 공을 올렸다. 결국 우승컵은 이민지의 차지가 됐다.

호주에서 태어난 호주 교포 이민지. 유러피언투어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동생 이민우와 남매 골퍼로 유명하다. 이민지는 지난 2015년 LPGA 투어에 데뷔했다. 데뷔 첫해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우승했고, 이듬해에는 '롯데 챔피언십'과 '블루베이 LPGA'에서 시즌 2승을 거뒀다.

2017년에는 무관으로 시즌을 마쳤고, 2018년은 'LPGA 볼빅 챔피언십', 2019년에는 'LA오픈'에서 우승했다. 지난해 무관으로 시즌을 마친 이민지는 이번 대회에서 메이저 우승으로 시즌 첫 승을 장식했다.

한편, 대회 2라운드에서 버디만 10개를 낚으며 메이저 대회 18홀 최저타, 남녀 메이저 대회 36홀 최저타 기록을 세웠던 이정은. 그는 최종라운드에 5타 차 단독 선두로 나서 메이저 2승이자 통산 2승째에 도전했지만 최종일 1타도 줄이지 못하면서 결국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사진=이민지)

뉴스엔 김현지 928889@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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