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죽을까봐 총 못 쏘자.. 경찰, 화력 10분의 1 권총 개발

석남준 기자 2021. 7. 25.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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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탄알, 5~7cm 깊이 박혀

경찰이 총탄의 화력을 기존 권총보다 10분의 1로 낮춰 살상력을 떨어뜨린 소위 ‘스마트 권총’을 개발해 이르면 2023년에 보급한다. 현재 경찰의 주력 총기인 38구경 권총은 한 번 맞으면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아 총을 쏜 경찰이 감찰(監察)을 받는 일이 종종 있었다. 그래서 경찰관들이 위급한 상황에서도 총기 사용을 주저한다는 지적이 있었고, 경찰들 사이에선 “권총은 쏘는 게 아니라 던지는 것”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경찰청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국내 한 방위산업 업체가 개발한 권총의 안전성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이 총은 기존 권총탄, 공포탄뿐 아니라 기존 탄(彈)보다 화력이 10분의 1 수준인 플라스틱 비(非)살상탄도 사용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 탄은 다리에 조준해 발사할 경우 신체를 관통하지 않고 5~7㎝ 정도 깊이로 박히게 설계돼, 치명상을 줄일 수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기존 권총탄은 위력이 세서 인명 피해 우려 때문에 일선 경찰들이 사용을 주저했던 게 사실”이라며 “범인 제압용으로 도입한 테이저건(전기충격기)은 사정거리가 짧아, 비살상탄을 쓸 수 있는 새 국산 권총을 개발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경찰의 총기 사용에 대한 책임을 높이기 위해, 새로 개발한 권총에는 발사 시각·장소를 비롯해 격발 각도 등을 저장하는 스마트 기능도 탑재된다. 탄 발사 상황이 권총에 ‘블랙박스’처럼 담기는 것이다.

현재 경찰이 사용하는 권총은 1만 정 정도로, 미국 등 해외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다. 기존 권총에 총탄만 비살상용으로 바꿀 경우 특허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장비 국산화 차원에서 새롭게 권총을 만들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르면 2023년부터 현장에 점차적으로 새 권총을 보급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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