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상반기 순이자이익' 첫 20조..중소기업 지원조치 연장 예상
코로나 사태로 자금조달 비용 줄고
‘가계 부채’ 압박에 대출금리 높여
예대마진 개선…역대급 호실적
금융당국 요청 거절 명분 약해져
5대 금융그룹의 상반기 순이자이익이 반기 기준으로 사상 처음 20조원을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코로나19 여파로 자금조달 비용은 낮아진 반면 대출금리는 높아져 예대마진이 개선된 데 따른 것이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 국면에 호실적을 이어가면서 오는 9월 종료 예정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 조치를 연장하라는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5일 기준으로 KB·하나·우리·NH농협금융은 상반기 실적 발표를 모두 마쳤다. 지주별로 올해 상반기 순이자이익을 보면, KB금융 5조4011억원, 하나금융 3조2540억원, 우리금융 3조3227억원, NH농협금융 4조1652억원이다.
증권가에서는 27일 실적을 발표하는 신한금융의 2분기 순이자이익이 올해 1분기(2조1182억원)와 비슷할 것으로 추정한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 상반기 순이자이익을 4조2364억원으로 잡으면, 5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순이자이익 규모는 20조3794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18조4282억원)보다 10.6% 늘어난 규모다.
순이자이익이 늘어난 금융지주들은 상반기 또는 반기 기준으로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KB금융 2조4743억원, 하나금융 1조7532억원, 우리금융 1조4197억원, NH농협금융은 1조2819억원을 기록했다. 이익 증가는 대출이자에서 예금이자를 뺀 이익인 예대마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유동성이 풍부해진 덕분에 이자가 낮은 예금(요구불예금 등 저원가성 예금)이 불어나고 대출이 늘어난 상태에서 대출금리까지 올랐다.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지난 5월 평균 요구불예금 잔액은 374조2654억원으로, 지난해 5월보다 27% 늘었다. 가계와 기업의 대출은 늘었다. KB, 하나, 우리, NH농협의 2분기 말 현재 원화대출 잔액은 모두 1048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했다. 경기회복과 물가상승 기대로 시장금리가 오르고 가계대출 급증을 막기 위해 은행권이 대출을 조이면서 대출금리도 꾸준히 올랐다.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 16일 기준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연 2.85∼3.90% 수준으로, 지난해 7월 말(1.99∼3.51%)과 비교해 하단이 0.86%포인트 높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연 2.49∼4.03%) 하단도 1년 전보다 0.24%포인트 오른 상태다.
이에 따라 오는 9월 종료 예정인 중소기업·소상공인 원금 만기 연장과 이자 납부 유예 조치를 연장해야 한다는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고통이 가중됐는데 금융지주들은 역대 최고의 이익을 거둔 만큼, 금융당국의 ‘고통분담’ 요청을 거절할 명분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이 최근 관련 자료를 내라고 요청하는 것을 보면 재연장할 것 같다”며 “4차 유행에 거리 두기도 4단계 상태여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대출과 이자를 갚으라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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