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입당 결정까지 시간 달라" 이준석 "쪼지 않겠다..불확실성 줄었다"

한기호 2021. 7. 25.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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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李, '치맥 회동'서 정권교체·연대 공감..李 "서로 대동소이, 긴장관계는 기우"
尹 "정치선언 이제 한달, 시간 갖고 지켜봐 달라 했다..李, 정치 선배님" 저자세
李 "입당 쪼지 말란 게 오늘 교훈, 오해 없다..이제 고민은 시너지"
윤석열(왼쪽) 전 검찰총장과 이준석(오른쪽)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인근 한 치킨집에서 치킨과 맥주를 곁들인 만찬 회동을 비공개로 진행하기에 앞서 건배 포즈를 취하고 있다.윤석열 대선 예비후보 캠프 제공 사진
윤석열(왼쪽) 전 검찰총장과 이준석(오른쪽)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인근 치킨집에서 만남을 가진 뒤 손을 잡은 채 거리를 함께 걷고 있다.윤석열 대선 예비후보 캠프 제공 사진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두번째로 독대한 뒤 정권교체를 위한 연대 의지를 피력했다. 이 대표가 압박해온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논의엔 구체적인 진전이 없었으나, 이 대표는 "오늘 불확실성의 절반 이상은 제거했다"고 전했다. 지지층과 당원들을 향해 '안심해달라'는 메시지로, 두 사람은 회동 이후 손을 잡고 거리를 거닐며 시민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25일 저녁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치킨집에서 윤 전 총장과 회동을 가진 직후 양측의 입장을 "사자성어로 표현하면 '대동소이'다. 저희가 공통으로 이루고자 하는 바를 위해 나아갈 것"이라며 "앞으로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는 길에 저희가 같이 할 일이 많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불확실성보다도) 고민해야 할 건 '시너지'"라며 "아마 지금까지 며칠간 있었던 긴장관계에 대해 우려가 있었다고 한다면 기우에 가깝다"고 했다. 당초 주말 동안 국민의힘 친윤(親윤석열)계 의원들과 이 대표가 공개 대립했고, 이날 윤 전 총장이 당 소속 인사들을 캠프로 대거 영입한 직후 이뤄진 만남으로 간극이 커 보였지만 이내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한 것이다.

윤 전 총장은 이 대표와 만남에 이 대표가 공저자로 참여한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 이준석이 나갑니다 따르르르릉-이준석 전후사의 인식』 저서를 들고 와 거리감을 좁히는 데 주력했다. 그는 이 대표로부터 "승리의 그날까지"라는 글귀로 '사인'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제가 책 들고 학교 다닐 땐 (1980년대 학생운동권의 사상 기반이 된) 『해방전후사의 인식』을 필독서로 봤는데 '이준석 전후사의 인식', 저는 대한민국 정치인들은 이 책을 다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나이만 먹었지 정치는 우리 이 대표님이 선배이기 때문에 제가 많이 배워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의 입당 여부 등 향후 행보에 대해선 "지난달 29일 국민들께 정치를 하겠다고 말씀드리고 한달 가까이 지났다. 많은 분들을 제가 공개·비공개로 많이 뵙고 이제 제가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지 그 결정의 시간도 다가오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그리고 기본적으로 예측 가능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국민들께서 불안하지 않게 해드려야겠다. 하여튼 정권교체를 위해 어떤 결단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제가 오늘 이 대표님께도 '제가 시작한 지 한달 좀 안 됐는데 하여튼 제가 결정할 때까지 시간을 좀 가지고 저를 좀 지켜봐 달라'고 말씀드렸고, 이 대표님께서도 흔쾌히 거기에 대해 공감하셨다"고 전했다.

당분간 입당 압박을 줄여달라는 의사를 건넨 것으로 풀이된다. 윤 전 총장은 "어찌 됐든 앞으로 저는 이 대표님과 자주 뵙고 소통하면서 많이 배우려 한다"며 "(이 대표가) 저한테 굉장히 많은 걸 전수해주셨고 제가 앞으로 많이 지도 받겠다"고 거듭 낮은 자세를 보였다.

이 대표는 "오늘 윤 전 총장님 캠프 인선안 관련해서도 어쨌든 상당히 국민의힘과 철학을 공유하는 인사들이 많이 들어왔고 ,그런 부분에 대해 상당히 윤 전 총장님 방향성에 대한 우리 당원들의 우려는 사라졌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야권통합과 대선승리를 위해선 무엇보다도 우리가 불확실성을 줄여가는 과정 속에서 역할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일) 처음 뵀을 때부터 윤 전 총장님 방향성에 대해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다고 얘기한 바 잇고 아마 서로의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 지금까지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취재진으로부터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걱정 안 해도 된다 하셨는데 입당은 기정사실인가'라는 질문이 나오자, 이 대표는 "그거 가지고 너무 쪼지(압박하지) 말라는 게 오늘의 교훈이다"며 "저는 윤 전 총장님과 사석에서 대화했기 때문에 전혀 오해 없는 상황에서 만났지만, 오해를 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당대표로서 오해는 없다'"고 답했다. 윤 전 총장도 "이미 '정치선배'인 우리 이 대표님께서 아주 적확하게 말씀했기 때문에 제가 더 말씀드리는 게 불필요한 것 같다"면서도 "걱정 마시라. 정권교체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두사람의 회동 도중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3자 대면 '번개 만남'이 이뤄질 것으로 예고됐으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방역수칙 시행에 따른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를 고려해 취소됐다. 광진구가 오 시장의 지난 총선 출마 지역이자 자택이 위치한 지역구여서 즉석 만남이 추진됐던 것으로 보이나, 양 측은 일정을 공지한 지 약 20분 만에 취소했다. 이 대표는 "(오 시장과) 저희 둘 다 친소관계가 있어서 만나고 싶었는데 최근 강화된 방역수칙으로 만나기 어려운 측면 있다"며 "조만간 다른 형식으로 만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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