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윤석열, 화기애애 '치맥회동'.."대동소이, 불확실성 절반 제거"

25일 오후 건대 앞 치킨집서 회동
이준석 "尹과 만나보니 대동소이"
윤석열 "결정의 시간 다가온다"
오세훈과 긴급만남 무산 해프닝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대 맛의거리에서 '치맥회동'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오후 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서울 광진구 건대 앞 한 치킨집에서 ‘치맥 회동’을 가진 후 “오늘(의 만남)을 사자성어로 표현하자면 대동소이”라며 “이 네 글자를 갖고 저희가 공통으로 이루고자 하는 바를 위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입당 시기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으나 야권 통합과 정권교체 공감대를 재확인하고, 입당 여부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거리를 좁힌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이날 윤 전 총장과 만난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불확실성의 절반 이상 제거했다. 당원과 지지자분들은 안심하셔도 될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우리가 가는 길이 같은 방향이라는 걸 확인한 순간부터는 그 다음에 고민해야 될 세 글자는 시너지”라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마 윤 전 총장님을 돕는 분들과 우리당의 수많은 당원들간 긴밀한 교류를 통해 합의점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며칠간 있었던 긴장관계에 대해 우려가 있으셨던 분들이 있다고 한다면 기우에 가깝다”며 “최고의 효과를 내기 위해 서로 고민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오늘부터 고민해야 될 세 글자는 시너지다. 당원들, 지지자들께서도 그것을 염두에 두고 움직이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이 대표가 연일 윤 전 총장에게 입당을 압박하면서 양측의 신경전이 고조된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당내 일각 ‘친윤계’ 의원들은 이 대표를 겨냥한 비판을 내놓기도 했었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의 국민의힘 입당 여부와 시기에 대해 “제가 (정치를) 시작한지 한 달 조금 안됐는데, (입당 여부를) 결정할 때까지 시간을 좀 가지고 지켜봐달라고 말씀드렸다”며 “이 대표도 흔쾌히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제가 어떤 길을 선택해야 될지 그 결정의 시간도 다가오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기본적으로 예측 가능해야 된다는 것이 제 생각이고, 국민들께서 불안하지 않게 제가 해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여튼 정권교체를 위해 어떤 결단도 내려야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전 총장은 또, “제가 나이만 먹었지 정치는 이 대표가 선배기 때문에 제가 많이 배워야 할 것 같다”며 “오늘 (이 대표에게) 엄청 배웠다. (비공개 회동 때) 굉장히 많은 것을 전수해주셨고, 앞으로 이 대표와 자주 뵙고 자주 소통하면서 많은 지도를 받겠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의 입당이 기정사실화 한 것이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그것 가지고 너무 쪼지 말라는 것이 오늘의 교훈”이라며 “제가 당대표로서 말씀드리면 전혀 오해는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윤 전 총장 역시 “정치 선배님인 이 대표가 정확하게 말씀하셨기 때문에 제가 더 말씀드리는 것이 불필요하다”며 “걱정하지 말라, 정권교체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대 맛의거리에서 '치맥회동'을 하기 위해 음식점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

이날 회동은 시작부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윤 전 총장은 이 대표 관련 도서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 이준석이 나갑니다’를 갖고 와 이 대표에게 사인을 받기도 했다. 이 대표는 치킨집 이름이 ‘바른치킨’인 것과 관련해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저 건너편은 새마을식당인데 (장소를 저기로 했으면) 저것도 의미를 부여했을 것 같다”고 웃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번개회동이 성사됐다가 무산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국민의힘과 윤 전 총장 캠프는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의 회동 도중 뚝섬유원지 자벌레에서 오 시장과의 긴급 만남이 결정됐다고 밝혔으나 20분 후 취소했다. 당초 야외 만남이기 때문에 2인 이상 사적만남 제한이라는 방역 조치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으나, 거리두기 4단계가 유지 중임을 고려해 만남을 취소했다.

이 대표는 “여기(회동 장소)가 오 시장님 자택과 인접한 곳이기 때문에 연락을 드렸다. 오 시장님과 저희 둘 다 친소관계가 있어서 만나고 싶었는데, 최근 강화된 방역 수칙 때문에 다소 만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조만간 다른 형식으로 오 시장님과 소통할 수 있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yun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