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 역대 최고 '실적 잔치'.. 하반기 전망도 '쾌청'
이자이익 작년보다 10% 이상 ↑
상반기 사상 첫 20조원 넘을 듯
시중 금리 상승세 유지 가능성
이자 올랐지만 대출 되레 증가
가계·소상공인 부담 가중 우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5대 금융그룹의 이자이익은 지난해보다 10% 넘게 증가하며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5대 금융지주 중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신한금융지주를 제외한 KB·하나·우리·NH농협 금융그룹의 상반기 순이자이익은 총 16조1430억원이다. 신한금융그룹은 1분기 2조1182억원의 순이자이익을 냈고 2분기에도 비슷하거나 더 나은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수준으로 실적을 낸다고 해도 상반기 순이자이익은 4조원이 넘고, 5대 금융지주 전체의 상반기 순이자이익은 20조원을 넘게 된다. 전년 대비 10%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이자가 올랐지만 주택·주식 투자 열기가 식지 않으며 가계 대출은 오히려 늘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은행 가계대출은 전년 대비 41조6000억원 증가했다. 2019년 같은 기간의 21조3000억원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많고, 지난해 40조6000억원보다도 1조원 늘었다.
대출과 투자 열기에 은행은 물론 증권사들이나 보험사 등 지주사의 비은행 계열사 실적도 좋아졌다.
금융 당국의 대출 억제 정책을 무색하게 한다. 이에 금융 당국은 하반기 들어 대출을 더욱 옥죄고 있다. 당국은 올해 7월부터 개별 차주(대출자)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했고, 시중은행뿐 아니라 제2금융권의 대출도 관리에 들어갔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저축은행, 보험사, 여신전문금융사, 상호금융 금융사, 협회 관계자들과 면담하고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요청했다.
반대로 금리가 오르면서 가계의 이자 부담은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정책 지원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저신용 가구의 경우 돈을 빌리기 더 어려워지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소상공인의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신용도가 개선된 저신용 서민이 제도권 금융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햇살론뱅크’를 26일 출시한다. 햇살론뱅크는 신용도가 낮아 은행권 대출을 받을 수 없었던 사람들이 정책서민금융상품 대출을 성실히 상환하면 제1금융권에서 대출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엄형준, 김희원 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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