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콜 이후에도 잇단 화재.. 전기차 소비자보호책 시급

김위수 2021. 7. 25.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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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S 플레이드 사양. <테슬라 홈페이지 캡처>
GM 쉐보레 2020년형 볼트EV. <한국GM 제공>

[디지털타임스 김위수 기자] 전기차 판매가 늘어나며 화재 발생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은 화재 원인으로 배터리 및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소프트웨어 리콜 등을 실시하고 있지만 화재 사고는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안전한 전기차와 부품을 만들기 위한 완성차 및 배터리 업체들의 노력과 더불어 소비자 중심의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달새 화재사고가 발생한 전기차 모델은 현대자동차 포터2 전기차(EV)·코나 EV, GM 쉐보레 볼트EV, 테슬라 모델S 플레이드 등이다.

최근 발생한 전기차 화재 중에서는 이미 화재 방지를 위한 소프트웨어(SW) 리콜을 실시한 차량이거나, 같은 모델에서 배터리 결함으로 인한 화재 사고가 있었지만 리콜 대상으로 분류되지 않은 차량이라 소비자 불안감이 더 가중되고 있다.

지난 1일 미국에서 충전 중 화재가 발생한 볼트EV는 차량에 탑재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의 결함이 화재 원인으로 추정된다. 화재 차량은 리콜 방침에 따라 화재 위험을 막기 위한 소프트웨어를 내려받은 상태였다. GM은 볼트EV에서 화재 사고가 잇따르자 2017~2019년식 모델에 대해 배터리 충전량을 90%로 제한하는 SW 리콜을 지난해 11월 결정한 바 있다. 결국 GM 측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최근 미국에서 발생한 볼트 EV 특정 제품 화재의 원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동일한 배터리 셀에서 흔치 않은 두 가지의 제조 결함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결함이 있는 배터리 모듈을 교체하는 리콜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배터리 모듈을 생산한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은 리콜 조치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할 예정이다.

다른 전기차 화재 사고의 경우 아직 원인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지만, 배터리 결함이 지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코나EV의 경우 이미 15여차례의 화재로 현대차와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1조4000억원을 들여 대규모 리콜 조치를 취하겠다고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리콜을 발표한 이후에도 국내외에서 코나EV 관련 화재가 3건이나 발생했다. 3건의 화재 중 2건의 화재는 리콜 대상이 아니었던 코나EV에서 일어났다. 지난 14일 대구에서 주행하던 중 연기가 발생한 포터2 EV에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가 사용됐다. 아직 조사 중이지만 화재의 원인이 배터리라면 이제껏 화재가 발생한적이 없던 SK이노베이션 배터리에서도 불이 난 셈이 된다.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만 긴장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달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교외에서 주행중이었던 테슬라의 2021년식 모델S 플레이드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현재 미국 소방당국과 교통안전국 등은 배터리 결함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중국에서도 CATL의 배터리를 탑재한 광저우기차(GAC)의 아이온S에서도 수차례 화재가 발생했다. 완성차 및 배터리 업체들은 더 안전한 제품을 제조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기술개발을 통해 화재 사고를 '0'으로 만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화재 원인을 정확히 밝혀내기 어렵고, 전기차 배터리에 주로 활용되는 리튬 자체가 한계치 이상의 열·충격을 받으면 폭발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화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안전한 전기차를 위한 제조사들의 노력과 더불어 사고시 소비자들에게 충분한 보상이 돌아갈 수 있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기술개발로 리튬이온배터리의 안전성이 높아지기는 하겠지만 화재를 유발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여전히 남아있다"며 "자동차·배터리 제조사는 원인규명 및 좋은 차, 좋은 배터리 생산을 위해 노력하고 정부는 판매사·제조사 중심의 법제도를 소비자 중심으로 개정하는 방안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위수기자 withsu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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