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파이팅"..양궁장 뒤흔든 김제덕의 포효

이용건 2021. 7. 25.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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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막내' 혼성단체전 金
초3 때 처음 활 잡은 김제덕
男양궁 최연소 금메달 쾌거
강철멘탈의 소유자 안산
올림픽 첫 출전해 벌써 2관왕

◆ 2020 도쿄올림픽 ◆

지난 24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혼성 결승전 4세트에서 김제덕(오른쪽)이 10점을 쏜 뒤 안산(왼쪽)과 기뻐하고 있다. [도쿄 = 한주형 기자]
2020 도쿄올림픽에서 대한민국에 첫 금메달을 안겨준 안산(광주여대·20)과 김제덕(17·경북일고) 혼성 콤비는 둘이 합쳐 만 40세가 되지 않는다. 랭킹라운드에서 각각 1위를 차지해 대표로 나섰지만 나이가 어리고 가장 큰 무대인 올림픽 경험이 없어 심리적으로 부담을 느끼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나이나 경험을 걱정하기엔 두 선수의 연습량이 너무 많았다. 긴장되는 무대에 대처하는 법도 각자의 방식으로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 만 17세 김제덕, 누구냐…넌

"코리아 파이팅!"

지난 24일 2020 도쿄올림픽 양궁 혼성단체전이 열린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경기장은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17세 청년 김제덕이 연신 질러대는 우렁찬 포효다. 그는 경기 시작은 물론 한 발 한 발 쏘기 전 기합 소리를 잊지 않았다. 김제덕은 자신의 첫 올림픽 무대에서 오는 긴장감을 그렇게 떨쳐냈다. 그리고 혼성팀 짝을 맞춘 안산은 물론 코치·감독, 응원석에 앉은 대표팀 형과 누나들, 멀리서 응원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힘과 신뢰감을 줬다. 사실 국제대회에서 김제덕이 내지르는 '파이팅'은 대표팀 내에서 유명하다. 대표팀 형들인 오진혁과 김우진은 연습 때마다 귀 바로 옆에서 질러대는 김제덕의 함성에 이따금 깜짝 놀랄 때도 있다.

김제덕은 '신동'이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양궁을 시작했고 어려서부터 천재 소리를 들었다. 이미 열 살이 되기 전에 지상파 방송에 '양궁 영재'로 출연한 적이 있을 정도다. 낙천적이면서도 빈틈없는 성격으로 알려져 있으며 무엇보다 활을 쏘는 것을 "매우 즐겁다"고 말한다. 언뜻 보기엔 덜렁댈 것 같지만 심리적으로 안정돼 있어 양궁에 최적의 조건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제덕의 놀라움은 24일 네덜란드와의 혼성단체전 결승에서 유감없이 드러났다.

정의선 대한양궁협회장(앞줄 왼쪽)이 25일 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경기를 응원하고 있다. [도쿄 = 한주형 기자]
◆ 멘탈퀸 안산, 긴장은 없었다

지난해 장영술 대한양궁협회 부회장은 "이미 세계 최강인 여자 양궁에선 누가 선발돼 올림픽에 나가도 금메달을 딸 수 있다"고 말했다. 굳이 한 명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두 명, 그중 안산의 이름을 언급했다. 아직 대표팀에 선발되기 전이었다. 장 부회장이 밝힌 이유는 정신력. 주변 환경과 상대 선수의 성적 등이 큰 영향을 미치는 양궁에서 어린 나이에도 흔들리는 법이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안산은 스스로도 자신의 장점을 '멘탈'로 꼽는다. 그가 활을 잡은 건 초등학교 때부터였다. 제대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건 전남체중 3학년 시절로, 이때 문체부장관기 대회에서 6관왕을 차지했다. 이후 광주체고로 간 뒤엔 국제 무대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유스세계선수권 혼성전 은메달, 2019년 WA현대월드컵 4차 대회 개인전 금메달 등을 따냈다.

안산은 강철 멘탈을 바탕으로 집중력을 높인다. 이날 결승전에서도 간간이 8점을 쐈지만 그다음은 흔들리지 않는 표정과 차가운 눈빛으로 9점과 10점을 날렸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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