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솥 더위' 충북서 닭·돼지 1만7천마리 폐사
2018년 최악 피해 재연 우려
이번주도 숨막히는 더위 지속
기상청 "야외활동·외출 자제"
충청북도 전역에 폭염경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가축 폐사가 잇따르고 있다. 25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23일 영동의 한 양계 농장에서 닭 6000마리가 무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폐사했다. 지난 19일에는 괴산의 양돈 농장 2곳에서 돼지 11마리가 죽었다.
올여름 도내에서 폭염으로 폐사한 가축은 23개 농가의 1만7288마리에 이른다. 밀집 사육 등으로 더위에 취약한 닭이 1만7248마리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돼지가 40마리다. 시군별로는 진천 6308마리(5곳), 영동 6000마리(1곳), 음성 2606마리(4곳), 괴산 1617마리(7곳), 보은 701마리(2곳), 청주 56마리(4곳) 순이다. 이는 더위가 덜했던 작년에 폐사한 가축 수(5201마리)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올여름 열돔 현상으로 무더위가 맹위를 떨칠 것으로 예보되면서 최악의 폭염 피해를 기록했던 2018년과 같은 상황이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역대 최장 폭염일수(36일)를 기록한 2018년에 도내에서는 닭 78만8942마리, 오리 5만5560마리, 돼지 1282마리, 소 18마리 등 84만5811마리 가축이 폐사했다.
2주째 이어지는 폭염특보 속에 한낮 기온이 35도에 육박하자 충북도는 축산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시설·장비 지원에 나서는 등 비상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208억원을 들여 축사 내 폭염 저감 시설 및 장비 설치, 가축재해보험 가입 등을 지원한다. 특히 시군 축협에서 가입할 수 있는 가축재해보험은 폭염을 포함한 각종 재해로 가축이 죽었을 때 그 피해를 보장해준다.
보험료 50%는 정부, 35%는 지방자치단체가 보조해준다. 충북도는 이 보험이 폭염 피해를 직접적으로 보전해주는 수단이 되는 만큼 지속적으로 가입을 독려할 계획이다. 일선 농가에는 축종별 관리 요령을 전파하고, 대응 상황을 수시로 점검한다. 가축의 고온 스트레스를 줄이려면 축사 내에 환기 장치와 냉방 시설 등을 설치하고, 사료에 비타민·전해질 제제를 혼합해 면역력을 높여줘야 한다.
한편 월요일인 26일 전국의 낮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으로 오르는 무더위가 지속될 전망이다.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당분간 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낮 최고기온은 28~36도(일부 서쪽 내륙 38도)에 달할 예정이다. 아침 최저기온은 21~26도로, 대도시와 해안 지역에서는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열대야도 나타날 전망이다.
기상청은 "온열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니 수분과 염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야외 활동이나 외출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조한필 기자 /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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