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50代 직장인 68% "퇴직연금 상품 바꾼 적 없다"

고재연 2021. 7. 25.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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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법적 정년은 만 60세다.

월 200만~300만원의 생활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자신의 퇴직연금을 연 1% 수준의 원금보장형 상품에 묶어 두고 있는 배경이다.

미래에셋증권에 의뢰해 적립금 1억원을 30년간 운용한다고 가정하고 시뮬레이션한 결과 연평균 2%의 수익을 낸 계좌에서는 1억원이 30년 후 1억8114만원이 됐다.

개인의 적극적인 운용이 가능한 DC형 퇴직연금에 가입했지만 처음 가입한 상품을 한 번도 교체한 적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68.4%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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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미래에셋, 퇴직연금 설문
58% "손실위험 탓 예·적금 선호"
20% "DB형·DC형 구분 못해"
전문가 "ETF 등 투자땐 리스크↓"

한국의 법적 정년은 만 60세다. 최근에는 산업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면서 조기 명예퇴직도 늘어나는 추세다. 100세 시대에 재취업 기회가 없다고 가정하면 약 40년간 수입 공백이 생긴다. 한 달 생활비가 200만원이라고 하면 9억6000만원의 노후 자산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만한 노후자산을 마련해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오래 사는 것이 두려워지는 ‘노후파산 시대’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직장인 58% “예·적금 가장 선호”

직장인들의 노후 생활에 대한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점차 벌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금 보장’이라는 가치를 쉽게 포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월 200만~300만원의 생활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자신의 퇴직연금을 연 1% 수준의 원금보장형 상품에 묶어 두고 있는 배경이다.

한국경제신문이 미래에셋증권에 의뢰해 30~50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퇴직연금 인식 설문조사’를 보면 직장인의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그대로 나타났다. 설문에 응답한 직장인의 82.5%가 자신의 퇴직 시점이 65세 이전일 것이라고 답했다. 퇴직 후에는 한 달간 얼마의 생활비가 필요할 것 같으냐는 질문에 200만~300만원이 필요하다는 응답자 비중(40.6%)이 가장 높았다. 노후 준비 자금은 공적연금과 사적연금을 통해 마련할 것이라는 응답자가 44.8%에 달했다. 주식·펀드 등 금융투자(20.6%), 예·적금(19.0%), 부동산 투자(7.4%) 등이 뒤를 이었다.

자신의 미래를 연금에 의존할 것이라는 응답자 비중이 절반에 달했지만 연금을 적극적으로 굴리는 데는 소극적이었다. 자신이 직접 투자 상품을 고를 수 있는 확정기여(DC)형 가입자들에게 선호하는 퇴직연금 운용 방식을 묻자 58.1%가 예·적금 등 원리금 보장형 상품이라고 답했다. 펀드 등 투자형 상품에 가입하기 어려운 이유에 대해서는 손실 위험 때문이란 응답이 63.9%에 달했다. 금융지식이 부족해 투자형 상품 선택이 어렵다는 응답자도 28.8%였다.

 1억8000만원 vs 17억4000만원

문제는 원금보장형 상품으로는 응답자들이 원하는 월 200만~300만원의 생활비를 충당할 수 없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원리금 보장형을 선택한 퇴직연금 계좌의 평균 수익률이 1.68%인 데 비해 실적 배당형을 선택한 계좌의 평균 수익률은 10.67%에 달했다.

미래에셋증권에 의뢰해 적립금 1억원을 30년간 운용한다고 가정하고 시뮬레이션한 결과 연평균 2%의 수익을 낸 계좌에서는 1억원이 30년 후 1억8114만원이 됐다. 반면 연평균 10%의 수익을 냈을 경우 1억원이 17억4494만원으로 불어났다.

연금에 대한 무관심도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진다. 자신의 퇴직연금 계좌가 확정급여(DB)형인지, DC형인지도 알지 못한다는 응답자 비중이 20.4%였다. 개인의 적극적인 운용이 가능한 DC형 퇴직연금에 가입했지만 처음 가입한 상품을 한 번도 교체한 적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68.4%에 달했다.

김승균 미래에셋증권 연금마케팅팀장은 “연 2%에도 못 미치는 원금보장형 상품의 수익률로는 물가 상승률도 따라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5~6%대 예금 이자를 받을 수 있었던 과거와 똑같이 연금을 운용해서는 안 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연금 투자는 장기 투자인 만큼 원금 보장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도 덧붙였다.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 다양한 상품에 분산투자하고, 10~30년간 장기 투자를 하면 그만큼 리스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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