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만에 재개되는 미중 고위급 대화, 한반도 문제 논의할까
[경향신문]
미 국무부 2인자 웬디 셔먼 부장관이 25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중국 톈진(天津)을 방문해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겸 외교담당 국무위원, 셰펑(謝鋒) 외교부 부부장과 잇달아 만난다. 지난 3월 미국 알래스카 미·중 2+2 회담에서 양측이 격렬하게 충돌한 이후 4개월만에 재개되는 고위급 회담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미·중 간 모든 현안이 논의될 예정이며, 한반도 문제도 의제에 포함돼 있다.
셔먼 부장관은 과거 클린터 행정부에서 국무부 대북조정관을 지내며 북한 문제를 직접 다뤄본 경험이 있다. 셔먼 부장관은 중국 방문에 앞서 지난 23일 서울을 방문했을때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확실히 (미·중의) 협력 분야”라며 “중국 측과 만남에서 그 문제를 논의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지난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셔먼 부장관의 중국 방문에서 북한 문제가 논의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북한 문제는 중국과 이해관계가 어느 정도 일치한다”며 “협력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미·중 고위급 대화에서 북한 문제가 비중있게 논의되고 미·중 협력에 대한 진전된 메시지가 나오기는 어려워 보인다. 북한 문제는 미·중 대결 구도 속에서 양측이 협력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사안 중 하나이긴 하지만 양측 모두에게 급박한 현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에게는 한반도 비핵화보다 안정이 우선이다. 적극적인 관여보다 현상 유지에 더 치중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남중국해, 대만, 무역문제, 기술 이전 등 모든 분야에서 중국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중국이 북한 문제를 두고 미국에 적극 협력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미국에게도 북한 문제는 우선적 외교과제가 아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이후 지금까지 북핵 문제를 대결적 미·중 관계에서 분리해 예외적 협력 사안으로 만들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인 적이 없다. 따라서 이번 고위급 대화에서도 양측은 북한 문제에 대한 깊은 논의 없이 ‘미·중이 협력할 수 있는 분야’라는 점을 재확인하는 수준에서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미·중 고위급 대화에서 북한 문제가 논의되더라도 현재의 미·중 관계에서는 양측이 협력할 수 있는 공간이 매우 제한적”이라며 “미국은 유엔대북제재의 완전한 이행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sim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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