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잇고 미로검사 통과하면 괜찮을까..고령 택시 화물기사 자격 유지 엄격해진다

양연호 2021. 7. 2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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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65세이상 車사고 많은데
자격 검사 합격률 100% 육박
의료기관 졸속시험 잇따르자
선잇기·미로검사·이름대기 등
국토부에 평가서 제출 의무화
앞으로 만 65세 이상 고령 택시·화물차 운전자에 대한 자격유지 기준이 한층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택시, 버스, 화물차 등 사업용 자동차 운수종사자의 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교통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도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25일 국토교통부는 의료기관이 의료적정검사서를 발급할 때 인지기능 검사 결과를 의무적으로 첨부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택시·화물 운수종사자의 의료 적성검사 관리 규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재 65세 이상 택시·화물차 운전자는 운전자격 유지를 위해 정기적으로 의료 적정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합격률이 100%에 근접할 정도로 검사가 졸속으로 이뤄지는 사례가 늘자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최근 택시 운수종사자의 고령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전체 택시 운수종사자 중 65세 이상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5년 19.5%에서 작년 10월까지 35.2%로 최근 6년 사이에 가파르게 늘었다. 급속한 고령화는 교통사고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2015년에는 65세 이상 고령 택시 운수종사자의 교통사고 발생 비율이 전체에서 18.4%를 차지했으나 2019년에는 32.1%로 크게 증가했다. 이에 국토부는 사업용 자동차 운수종사자에 대해 주기적으로 자격유지 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최근 부실 검사를 수행한 의료기관이 대거 적발되는 등 고령 운전자의 의료 적성검사 악용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토부가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의료기관 현장 점검을 벌인 결과 고령 택시 운전자 점검 대상자 1만4482명 중 531명(3.67%)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는데, 적부 판정에는 영향이 없지만 채점 오류 등의 검사 방법을 위반한 경우는 2172명(15.0%)에 달했다. 심지어 서울 한 대형 의원에서는 917명에 대한 자료를 제출조차 하지 않았다.

이에 정부는 의료기관이 수검자에게 의료적성검사서를 발급할 때 인지기능 검사 결과 사본을 첨부하도록 의무화한다는 방침이다. 인지평가는 선 잇기, 육면체 그리기, 시계 그리기, 이름 대기, 기억력, 주의력, 따라 말하기, 유창성, 추상력, 지연 회상, 미로 검사 등으로 구성된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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