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했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사진)이 나루히토 일왕을 15분간 단독 면담했다. 반 전 총장은 23일 밤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개막식이 끝난 뒤 현장 귀빈실에서 통역 없이 일왕과 단둘이 만났다.
면담은 개막식 직후 일왕의 요청으로 이뤄졌으며 대화는 자정까지 이어져 약 15분간 진행됐다.
반 전 총장은 "나루히토 일왕과는 왕세자 시절부터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었다"며 "이번 도쿄 방문 계기에 개인적 친분과 전직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만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반 전 총장은 도쿄올림픽 개막을 축하했고, 이에 나루히토 일왕은 감사의 뜻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반 전 총장과 일왕은 한일 관계 개선의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 전 총장은 한일 관계 개선과 관련해 "그런 얘기도 나눴지만 구체적으로 얘기할 만한 사항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나루히토 일왕은 왕세자 시절 유엔 '물과 위생에 관한 사무총장 자문위원회'를 이끌면서 당시 반 총장과 개인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이어왔다. 2013년에는 유엔총회에서 물 관련 연설을 하기도 했을 만큼 물 분야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