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텐트 시술' 사전검사때 환자 고통 없앤다

한재범 2021. 7. 25.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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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개발사 '이에이트'
혈류 분석에 '디지털 트윈' 적용
가상실험으로 속도·압력 측정
국내 첫 시도, 내년 상용화 추진
일명 '카테터' 금속·고무관
수차례 환자에 삽입 안해도 돼
회당 200만원 비용도 절감
이에이트가 보유하고 있는 경동맥 혈류 시뮬레이션 기술. [사진 출처 = 이에이트]
상당수 심혈관 질환 환자들에게 스텐트 시술(금속 원통재료로 좁아진 혈관을 넓혀주는 방식)은 그야말로 '두려움의 대상'이다. 시술 자체도 부담스럽지만, 시술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부터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스텐트 시술 여부를 판단하려면 그전에 혈관의 유속과 압력을 정확히 측정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환자가 육체적 고통을 호소한다.

그런데 이 작업에 가상 시뮬레이션, 즉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을 도입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어 많은 환자와 가족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직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측정 과정이 생략되므로 고통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기술이 본격 상용화하면 고통뿐 아니라 비용도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25일 디지털 트윈 소프트웨어 기업 '이에이트'는 자사 소프트웨어 '엔플로우(NFLOW)'를 적용한 심혈관 수술 진단 기술을 내년 상반기까지 상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국내 최초로 스텐트 시술 진단에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 트윈 기술은 현실 세계의 물리 현상을 가상 세계에서 시뮬레이션하는 기술이다. 특정 물리 현상에 관한 함수와 수식을 프로그램에 입력하면 이를 디지털 공간에서 판박이처럼 구현할 수 있다.

이에이트가 집중하는 심혈관 질환은 관상동맥 질환, 경동맥 질환 등이다. 관상동맥과 경동맥은 혈관이 좁아지면서 문제가 생긴다. 혈관이 수축하면 혈류의 유속과 압력에 변화가 생기는데, 이로 인해 적정량의 산소가 심장에 공급될 수 없게 돼 위험이 커진다. 이에 따라 원통형 재료를 넣어 혈관을 확장시키는 스텐트 시술이 필요하며, 해당 시술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혈류의 유속과 압력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이 필수다.

하지만 기존 스텐트 시술 진단 방식은 한계가 뚜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류의 유속과 압력을 측정하기 위해 지금까지 '카테터(catheter)'라는 금속·고무 재질의 관을 환자의 심장과 혈관에 수차례 집어넣어야만 했다. 이러한 진단 방식은 환자가 감당해야 할 육체적·정신적 부담이 컸으며, 회당 200만원으로 비용 부담도 컸다.

이에이트는 자사의 유체역학 디지털 트윈 소프트웨어 엔플로우를 이용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분획혈류예비력(fractional flow reserve)' 등 총 7개에 달하는 함숫값을 입력하면 환자의 혈관이 디지털 소프트웨어(digital)에서 쌍둥이(twin)처럼 구현된다. 이에 따라 물리적으로 카테터를 삽입하지 않아도 환자의 혈류 유속과 압력 측정이 가능해져 스텐트 시술 여부를 판단할 수 있게 된다.

조봉현 이에이트 부사장은 "병원들과 연구를 진행한 결과, 기존 진단 방식과 비교했을 때 결괏값의 차이가 극히 미미하다는 것을 인정받았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해당 기술을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이트의 주력 소프트웨어 엔플로우는 '유체 현상(flow)'에 특화된 디지털 트윈 소프트웨어다. 관상동맥 관련 연구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경동맥 관련 연구는 중앙보훈병원과 진행 중이다.

조 부사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혁신 의료기기 및 인공지능 의료기기 인증을 받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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