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윙어' 산초, 맨유의 약점인 우측면 공격 살릴까?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김현민 2021. 7. 2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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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초, 8500만 유로에 맨유 이적
▲ 산초, 분데스리가 통산 104경기 39골 45도움
▲ 맨유, 지난 시즌 오른쪽 공격 비율 33%로 PL 20팀들 중 19위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1년의 기다림 끝에 마침내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돌격대장 제이든 산초 영입에 성공했다. 맨유는 산초가 팀의 약점인 오른쪽 측면 공격에 있어 해결책이 되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맨유가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산초 영입을 발표했다. 이적료는 8500만 유로(한화 약 1141억)이고, 주급은 25만 파운드(한화 약 4억)로 알려져 있으며, 계약 기간은 5년에 1년이 옵션으로 추가되어 있다. 등번호는 25번을 배정받았다.

맨유는 이미 지난 해 여름에도 산초 영입을 추진했으나 도르트문트의 반대에 부딪혀 실패로 돌아간 바 있다. 결국 1년의 기다림 끝에 마침내 맨유는 산초를 영입하기에 이른 것이다.

2017년 10월 21일,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의 경기에서 프로 데뷔한 이래로 도르트문트 소속으로 공식 대회 137경기에 출전해 50골 57도움을 올리며 분데스리가 최정상급 측면 공격수로 군림했다. 총 출전 시간은 9900분으로 92.5분당 하나의 공격포인트(골+도움)를 적립했다.


더 놀라운 점은 그가 최근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도움을 올리며 특급 도우미로 명성을 떨쳤다는 데에 있다. 게다가 2018/19 시즌과 2019/20 시즌엔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골과 도움을 동시에 달성했다(2018/19 시즌 12골 14도움, 2019/20 시즌 17골 16도움). 비록 지난 시즌엔 부상으로 8경기에 결장해 아쉽게 두 자릿수 골을 기록하는 데엔 실패했으나 8골 11도움으로 여전한 득점 생산성을 보여주었다.

비단 득점 생산성이 전부가 아니다. 그는 도르트문트 주전으로 활약하기 시작한 2018/19 시즌 이래로 분데스리가 선수들 중 가장 많은 드리블 돌파를 성공(267회) 성공시켰고, 스루 패스(26회)와 간접 도움(10회), 공격 진영으로의 패스(2016회)와 같은 다양한 공격 세부 지표에서 해당 기간 분데스리가 전체 1위를 차지했다. 그 외 찬스 메이킹(200회) 4위와 페널티 박스 안으로의 패스(560회) 7위 등 공격과 관련한 거의 모든 스탯에서 분데스리가 상위권을 독식하다시피 했다. 그의 공격 전반에 끼친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이다.


당장 산초는 맨유의 약점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는 오른쪽 측면 공격수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 리그(이하 PL)에서 맨유의 오른쪽 측면 공격은 유스 출신 공격수 메이슨 그린우드가 15경기로 가장 많은 선발 출전을 기록한 가운데 다니엘 제임스가 8경기, 마커스 래쉬포드가 6경기, 후안 마타가 4경기, 그리고 폴 포그바와 아마드 디알로, 그리고 안토니 엘랑가가 1경기씩 나눠서 출전했다. 확고한 주전이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게다가 래쉬포드는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면서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넣는 데에 능한 선수이다. 오른쪽 측면에선 본인의 능력을 100% 활용하지 못하는 습성이 있다. 지난 시즌 역시도 그는 왼쪽 측면에서 19경기에 출전해 8골 3도움을 올린 데 반해 오른쪽 측면에선 6경기에 출전해 1골 1도움에 그쳤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래프 출처: Whoscored
산초는 좌우 측면 모두에서 본인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이다. 그는 분데스리가에서도 오른쪽 측면으로 54경기에 출전해 19골 29도움을, 왼쪽 측면으로 33경기에 출전해 15골 18도움을 올렸다(그 외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16경기, 최전방 공격수로 1경기에 출전했다). 기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시피 좌우 가리지 않고 준수한 득점 생산성을 자랑한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래쉬포드 왼쪽에 산초 오른쪽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산초는 측면 수비수의 공격력에 영향을 받는 선수이다. 그는 드리블 능력이 있는 선수지만 저돌적으로 파고드는 유형은 아니다. 도리어 뛰어난 볼 간수 능력으로 수비를 벗겨내고 영리한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동료들과의 연계 플레이를 통해 많은 공격포인트를 생산하는 선수이다. 그가 킥력이 강하지 않은 선수임에도 뛰어난 득점 생산성을 자랑하는 이유는 이에 기인하고 있다.

그가 2018/19 시즌과 2019/20 시즌에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던 데에는 공격형 측면 수비수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아슈라프 하키미와의 연계 플레이에 기인한 바가 컸다. 하지만 지난 시즌, 하키미가 인테르로 이적하자 그는 분데스리가 13라운드까지 11경기에 출전해 무득점(4도움)에 그치는 부진을 보였다. 이렇듯 힘든 시기를 보내던 그가 이후 분데스리가 15경기에서 8골 7도움을 올리면서 살아날 수 있었던 데에는 왼쪽 측면 공격수로 보직을 변경하면서 또 다른 공격형 측면 수비수인 하파엘 게레이루와 호흡을 맞춘 덕이 컸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산초 개인에게 있어선 맨유에서 오른쪽 측면보다는 왼쪽 측면 공격수로 뛰는 게 더 수월할 수 있다. 맨유의 왼쪽 측면 수비수는 바로 지난 시즌 전 세계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는 루크 쇼이다. 쇼는 공수 모두에 능한 선수이다. 연계에도 강점이 있다.

실제 그는 지난 시즌 20경기 이상 출전한 PL 측면 수비수들 중 크로스 성공률 2위(30.2%)와 찬스 메이킹 2위(72회), 기대 도움(xA: Expected Assist의 약자로 슈팅을 이끌어낸 패스들을 수치화해 도움 숫자를 예상한 것) 2위(6.03도움)를 기록하면서 공격 전반에 걸쳐 높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유로 2020 본선에서도 6경기에 출전해 1골 3도움을 올리며 도움 공동 2위를 차지했다.


반면 맨유 오른쪽 측면 수비수 아론 완-비사카는 뛰어난 태클 능력과 대인 수비력과는 달리 공격엔 다소 약점이 있는 선수이다. 그러하기에 산초의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왼쪽 배치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분명한 건 산초가 래쉬포드보다는 좌우 양쪽에서 경기력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완-비사카가 지난 시즌 후반기 들어 서서히 공격에도 눈을 뜨기 시작했다는 점도 고무적인 부분이다.

즉 완-비사카가 연계에 능한 산초와 좋은 호흡을 보이면서 오른쪽 측면 공격을 살릴 수 있다면 지난 시즌 왼쪽 측면 공격 비율이 지나치게 높았던 맨유의 문제(공격 방향 비율에서 왼쪽 측면 공격 비율이 42%로 PL 전체 팀들 중 3위에 해당했다. 반면 오른쪽 측면 공격 비율은 33%로 PL 20개 팀들 중 밑에서 2위인 19위였다)가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산초와 완-비사카가 호흡 문제를 드러내면서 제대로 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맨유는 또다시 오른쪽 측면 공격에 대한 고민에 빠질 위험성이 있다.

그래프 출처: Whosco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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