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코로나19 4차 재확산 비상..英, 델타 변이에 하루 10만 명 확진 우려도

이현경 기자 2021. 7. 25.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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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도 도쿄에서 2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개막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도쿄올림픽의 포스터 앞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재확산으로 세계 전역에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인도에서 처음 보고된 델타 변이의 확산세에 전 세계가 4차 재확산에 직면해 있다.

‘코로나 독립’을 선언했던 미국에서는 확진자가 다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고, 영국에서도 하루 3만 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일본도 하루 수천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며 일상으로의 복귀를 준비하던 각국은 마스크 착용을 다시 의무화하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서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델타 변이는 전 세계 124개국에 퍼져 있다. 

○ 미국, 한 달 만에 9000명대→6만 명대 급증

미국은 전파력이 큰 델타 변이 유행으로 지난주 하루 평균 4만3700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는 직전 주와 비교해 확진자가 3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말 신규 확진자가 1만 명 아래로 떨어지며 지난해 코로나19 유행 이후 15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지만, 이달 들어 50개 주 전역에서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이달 초 1만 명을 넘어서기 시작한 신규 확진자 규모는 가파르게 증가해 23일(현지 시간) 기준 6만4317명을 기록했다. 반면 올해 4월 하루 평균 300만 건 이상이었던 백신 접종자 수는 최근 하루 평균 53만 건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24일 기준 미국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1억627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49%가 백신 접종을 마쳐 백신 접종률이 절반을 넘지 못했다. 

CDC는 5월 13일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대중교통·병원·학교 등 실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실내외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는 지침을 발표했지만,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대한 논의가 다시 나오고 있다. 

CDC는 아직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발표하지 않고 코로나19 확산과 백신 접종 등 대응 상황에 따라 주별, 카운티별로 자체적으로 결정하게 하고 있다. 현재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는 미국에서 가장 먼저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부활시켰고,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도 26일부터 공공 장소에서는 백신을 접종했더라도 실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백악관에서도 직원들 가운데 돌파 감염 사례가 잇따르자 백신 접종자도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권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4차 재확산 기세에 3차 접종인 이른바 ‘부스터샷’도 재논의되는 분위기다. 24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는 최근까지도 부스터샷의 필요성에 부정적이었던 바이든 정부의 보건 담당 관료들의 입장이 바뀌고 있다고 보도했다. CDC는 65세 이상 고령층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 우선적으로 부스터샷을 접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한 관광객이 스마트폰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여권인 '그린 패스'(Green Pass)의 QR코드를 보여주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제공

○ 英, 하루 평균 10만 건 발생할 수도

유럽에서도 올해 봄 이후 최대 규모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영국은 24일 기준 신규 확진자가 3만1795명을 기록했다. BBC는 24일 “델타 변이는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두 배 빨리 퍼진다”며 “영국에서는 이번 여름 하루 평균 10만 건의 신규 확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프랑스도 24일 신규 확진자가 2만5624명을 나타내며 5월 이후 최대 규모를 보였다. 프랑스에서는 백신 접종에 힘입어 지난달 신규 확진자가 5000명 아래로 내려가는 등 감소 국면을 보였지만, 최근 델타 변이 확산으로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또 1년 4개월 만에 재개장한 나이트클럽을 중심으로 집단 감염이 발생해 나이트클럽 개장을 둘러싼 방역 지침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하루 5만 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데다 사망자만 하루 1300명 이상 발생하며 아시아의 새로운 코로나19 대규모 발생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BBC는 인도네시아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장례식을 치르는 횟수가 늘고 있다며 시신을 수거하는 자카르타 소방관이 최근 하루 평균 24차례 장례식을 치르고 있다고 전했다. 

올림픽이 열리는 일본에서도 24일 3574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24일 선수 1명과 대회 관계자 등 17명이 추가로 확진돼 지금까지 도쿄올림픽 참가 인원 가운데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123명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비치발리볼 선수 한 명은 일본에 입국한 뒤 돌파 감염이 확인돼 경기 출전을 할 수 없게 되는 등 올림픽도 코로나 확산에 직격탄을 맞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 호주, 이탈리아 등에서는 백신 접종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프랑스에서는 파리, 마르세유 등에서 다중이용시설 출입 시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하겠다는 정부 반침에 반발해 11만 명 이상이 시위에 참가했으며, 경찰과 충돌을 빚었다. 

호주 시드니, 멜버른 등에서도 수천 명이 모여 봉쇄령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또 이탈리아 정부가 다음달 초부터 극장, 음식점 등을 출입할 때 백신 접종을 완료했거나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그린 패스’ 제시를 의무화할 방침을 밝히자 로마에서는 이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이현경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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