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km 못 던지는 유승철, KIA 예비역 콜업 1순위인 이유

정철우 2021. 7. 25.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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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2군 서머 캠프엔 요즘 군기가 바짝 들어 있다. 예비역 선수가 7명이나 한꺼번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아직 군인 향기가 채 가시지도 않은 선수들의 파이팅으로 열기가 가득하다.

예비역 선수는 모두 7명에 달한다. 우선, 내야수 류승현(24), 우완 투수 강이준(23)과 장지수(21)가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복귀했다. 우완 투수 유승철(23), 포수 신범수(23), 내야수 김석환(21)은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우완 투수 한승혁(28)은 공익근무요원으로 병역을 수행하고 돌아왔다.

유승철은 빠르지는 않지만 좋은 수직 무브먼트를 보유하고 있어 즉시 전력감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사진=MK스포츠 DB
투수들 중 아무래도 먼저 눈에 띄는 선수들은 150km가 넘는 광속구를 던질 수 있는 한승혁과 장지수 등일 것이다. 아직 한창 나이이기 때문에 구속이 줄어들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터.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선수에게 먼저 손과 눈이 가는 것은 인지 상정이다.

하지만 이들 보다 먼너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는 선수는 따로 있다. 2018시즌에 제 몫을 다해냈던 유승철이 주인공이다.

유승철은 공이 빠른 선수는 아니다. 한때 최고 구속 151km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팔꿈치 부상 여파 등으로 이제는 140km대 초반의 평균 스피드를 기록하고 있다.

구속으로는 전혀 눈에 띄지 않는 선수다. 하지만 유승철이 이 빠르지 않은 패스트볼에 장기가 있는 투수다.

유승철은 이 패스트볼을 주무기로 쓰는 투수다. 2018시즌 기준, 구사율이 70%를 넘는다. '유승철' 하면 빠른 공이 가장 먼저 떠오를 수 밖에 없을 정도의 수치다.

유승철의 패스트볼 평균 피안타율은 2할5푼6리에 불과하다. 그가 던질 수 있는 구종 중 3할 이하 피안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패스트볼이 유일하다.

뻔히 빠른 공이 많이 들어올 것을 알면서도 왜 타자들은 유승철의 패스트볼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해답은 무브먼트에 있다. 유승철은 KIA 투수들 중 가장 지저분한 패스트볼 볼 끝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A 팀 전력 분석원은 "유승철의 패스트볼은 무브먼트가 심하다. 리그 최고 수준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패스트볼 하나만으로도 타자들을 곤란하게 만들 수 있는 움직임을 갖고 있다. 공이 대단히 빠른 것은 아니지만 좋은 무브먼트가 있어 패스트볼이 통할 수 있다. 변화구 한, 두개만 자신있게 던질 수 있게 되면 무서운 투수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패스트볼은 빠르기도 중요하지만 무브먼트도 대단히 중요한 요소다. 회전이 많이 걸리면 공이 상대적으로 떠오르는(덜 떨어지는) 느낌을 타자에게 주게 된다. 타자들이 공이 지나간 아랫자리로 스윙을 하는 장면이 나올 때가 바로 이런 순간이다.

유승철의 패스트볼 수직 무브먼트는 리그 톱 클래스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스피드는 빠르지 않지만 타자 앞에서 움직임이 심해 쉽게 공략할 수 없다. 정우람의 패스트볼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게 될 수 있다.

정우람은 140km대 초반의 패스트볼로 여전히 팀의 마무리 투수로 호령하고 있다.

정우람 역시 매우 좋은 패스트볼 수직 무브먼트를 갖고 있는 투수다.

유승철은 전력 분석원들이 꼽는 최고의 무브먼트를 지녔다. 유승철을 좀 더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는 이유다.

팔꿈치 부상이 발목을 잡기도 했지만 2년간의 군 생활 기간 동안 부상에 대한 우려도 털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함평에서 후반기 복귀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군에 다녀왔다고 해서 구속이 극적으로 늘어났을 리는 없다. 하지만 유승철에게는 다른 경쟁자들에게는 없는 무브먼트가 있다. 다소 느린 구속으로도 위력을 배가 시킬 수 있는 무기가 장착돼 있다고 할 수 있다.

어쩌면 KIA의 예비역 투수 중 1군 무대에서 가장 먼저 보게 될 선수는 유승철이 될 가능성이 있다. 제구가 아주 빼어난 편은 아니지만 자신있게 패스트볼을 던질 수 있는 커맨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유승철은 지난 2018시즌 39경기에 등판해 1승1세이브3홀드, 평균 자책점 4.37을 기록하며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다. 팔꿈치 통증으로 롱런은 하지 못했지만 충분한 가능성을 보인 바 있다.

시선은 광속구 투수들에게 먼저 쏠릴지 모르겠으나 유승철 같은 알짜배기들이 더 쓸모가 많을 수 있다. 유승철은 KIA의 후반기 대반전 카드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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