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 입는다고 말 통하는 것 아니다" 직원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은..

황순민 2021. 7. 24.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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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이 살롱] 여성이 한국 대기업의 임원이 되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은 도전이다. 여성가족부 조사(2020년 1분기 성별 임원 현황)에 따르면 2124개 상장법인의 여성 임원은 1395명으로 남성 임원(2만9402명)의 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 처음 코칭 비즈니스를 시작해 21년간 임원들을 대상으로 리더십 코칭을 해온 조선경 대표는 최근 세계지식포럼 마스코트인 지붕이와 인터뷰에서 "여성 임원의 비중은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여성이 임원이 되기까지 제약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면서 "여성 임원이 되기 위해 자신의 리더십을 믿고, 혼자 잘하는 틀에서 벗어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지붕이 살롱'은 세계지식포럼 마스코트인 지붕이가 다양한 분야의 여성 멘토를 만나 이들이 2030 여성들에게 전하는 솔직담백한 조언을 전달하는 영상 인터뷰 시리즈다.

조 대표는 한국에서 최초로 임원코칭 비즈니스를 시작한 인물이다. 21년간 약 1만시간 이상 임원코칭을 진행했다. 딜로이트컨설팅 리더십코칭센터장을 거쳐 현재 조선경코칭센터 대표이자 산업정책연구원 연구교수, 코칭심리학회 이사, 코칭심리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코칭심리전문가 자격 인증위원이기도 하다. 다음은 조 대표의 '지붕이 살롱' 인터뷰 일문일답.

-임원 코칭이라는 길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LG전자에서 제가 3년을 근무했는데, 3년 동안 경험했던 게 지금 코칭하는 데 바탕이 됐어요. 그런데 제가 LG전자 3년 근무하고 퇴사하고 난 후에 10년 만에 LG전자 연수원장이셨던 분이 연락을 주셔서 혹시 코칭을 해줄 수 있냐. 코칭이 뭔지 모르고 시작한 거예요. 그래서 물으니까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이런 게 코칭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어 그거 나 LG전자에서 하던 건데요?' 그래서 저에게 요청을 했대요. 제가 덥석 기회를 잡은 게 지금 저를 있게 한 것 같습니다.

-코칭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려주세요.

▷코칭 분야에서 이그제큐티브(executive) 코칭이라고 얘기를 해요. 임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코칭. 그런데 임원들 코칭의 주 내용이 리더십 개발이에요. 그래서 리더십 코칭이라는 명칭으로 통용되기도 해요.

-좋은 리더십을 가진 분들의 특징이 무엇일지요.

▷네, 정말 재밌는 건 '이분 참 리더십 좋으시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기는 너무 부족해서 많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시고요. '진짜 큰일났다. 이분 리더십 정말 엉망'이라고 하시는 분은 자기 문제에 대한 얘기는 별로 하지 않고요. 주변 사람들의 문제만 계속…. 그게 엄청난 차이예요. 우리가 아침에 외출할 때, 아니면 출근할 때 내 스타일이 어떤가를 보기 위해서 거울을 보잖아요. 그래서 보통 스타일 좋으신 분들이 거울을 많이 본다고 하잖아요. 그걸 리더십 좋으신 분들은 쉽게 말하면 자기 리더십을 비춰보는 거울을 자주 보시는 거예요. 그게 주변 사람들의 피드백을 통해서 자기 점검을 하시거든요. 그런데 리더십이 안 좋으신 분들은 거울을 보지 않으시고 돋보기를 들고 다니세요. 다른 사람 결점 보느라고.

-리더들이 팀원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요즘 리더분들의 새로운 고민이 뭔가 하면 과거에는 젊은 세대가 선배 세대를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했잖아요. 요즘은 자기 세대 가치가 존중받아야지 되는 사람들과 같이 직장생활을 하시잖아요. 그러니까 상사들이 MZ세대에 대해서 이해하고 존중해야 된다는 건 머리로는 아세요. 그렇지만 어떻게 할지 모르니까 젊은이 흉내 내길 합니다. 그러니까 잘 모르는 요즘 젊은이 언어를 문맥에 맞지 않게 쓴다거나. 저는 그분들에게 '청바지 입지 마세요'라고 합니다. 젊은 사람들하고 동행한다는 의미로 청바지 같은 거 입고 나타나시는 거지요. 그런데 생각은 여전히 자기 시대의 생각 그대로 갖고 계실 때, 사실 젊은 세대는 더 싫어하잖아요. 요즘 젊은 세대들은 자기가 존중받고 인정받으면 나이에 대해서 별로 오히려 경계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젊은 세대에 대한 존중을 하시도록 노력해보셔라. '그러면 존중은 또 어떻게 하는 겁니까.' 이렇게 물어보시거든요. 사실 존중한다는 것은 그 사람 생각을 내가 궁금해하는 거죠. 존중하지 않으면 '이렇게 해, 저렇게 해' 내 생각을 넣어주잖아요. 그런데 그 상대방을 존중하면 우리가 의견을 묻게 되죠.

-새싹 리더들이 많이 하는 실수가 있을까요. 극복법이 있을지요.

▷실수하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실수해요. 그리고 우리가 새롭게 리더 역할을 했다거나 하게 되면 모든 게 새로운 거잖아요. 그러면 그냥 새롭게 배워나가야 되고 실수하면서 배울 수밖에 없는 건데, 실수하지 않으려고 바들바들 정말 긴장하다가 그 긴장감이 일을 그르치게 되고 또 한 가지는 열정과잉. '나 지금 승진했잖아' 같은 페이지에 있지 못한 것을 말합니다. 자기 혼자 먼저 가 있는 것, 앞서 가 있는 거죠. 그래서 함께하는 사람이 '저 사람 왜 저래?' 그다음 자기만큼 속도가 따라오지 않는 사람에 대해서 이분이 또 그분을 비난하게 되고. 그런 오류가 생기더라고요. 보통 리더분들이 자기가 선망하는 스타일이 있어요. 그러면 그다음 질문하는 게 '그 스타일을 보여주기 위해서 어떻게 행동하세요'라고 물어보면 행동이 불일치하는 경우가 많아요. '나는 우리 조직이 굉장히 자발적인 조직이었으면 좋겠어요'라고 이야기하시는데 아주 꼬치꼬치 디테일을 매니징하시는 분들 같은 경우에는 본인이 생각하는 자발적 조직이 만들어지지 않아요. 자기에게 완전 의존적인 조직이 되거든요.

-코치로서 리더가 되고픈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는지요.

▷과제는 우리가 선택할 수 없거든요. 회사의 경영 전략적 과제가 내려진다거나 이렇잖아요. 그런데 일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충분히 오너십을 가지고 할 수가 있어요. 아주 쉬운 예로 만약 식당 알바를 하는 알바생을 기준으로 해서 본다면 자기가 식당을 창업하기 위해서 알바를 경험하는 사람이랑 친구랑 같이 술값을 벌기 위해서 알바하는 사람은 알바를 할 때 태도 자체, 접근 방법이 다르거든요. 자기가 창업을 하려고 마음먹은 사람 같은 경우는 어떨까요. '이 레이아웃을 왜 이렇게 두셨을까', 심지어 '테이블을 닦는 행주랑 그릇을 닦는 행주를 색깔을 구분해서 두는 것이 유리하겠구나' 이런 생각을 계속한다는 거예요. 자기가 하는 일을 더 개선하기 위해서 생각을 하는데 술값 벌러 온 알바는 어떻습니까. 손님이 불러도 못본 거, 내가 그 일을 안 하고 덜하는 쪽으로 철저히 맞추잖아요. 그래서 일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건 이게 내 일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면 엄청 많이 배워요. 그래서 더 많이 시도하시라고 말합니다.

-여성들이 리더로서 성장하는 데 필요한 덕목이 있을까요.

▷전에 어떤 글로벌 기업에서 남녀 중간관리자를 대상으로 리더십에 대한 서베이를 했는데 참 재밌는 것은 당신에게 리더의 기회를 준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남자들은 리더십을 보여드릴게요. 이렇게 얘길 하고요. 여성들은 '저는 멘토가 필요해요' 그런데 실제로는 여성 임원들이 리더십이 굉장히 좋으시거든요. 그래서 저는 여성분들에게 첫 번째 말씀드리는 것이 당신 자신의 리더십을 믿으세요. 리더십이 있어요. 그것도 아주 훌륭한 리더십이 있는데 계속 '남자 리더십과 비교해서 내 리더십이 혹시 부족한 건 없는가' 이런 자기점검을 너무 많이 하세요.

자기 검열하시지 말고 자기 자신의 리더십을 믿으시라는 게 첫 번째고, 두 번째는 정말 여성분들에게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인데 '혼자 잘하시는 것에서 좀 벗어나시라'입니다. 여성분들이 자기 혼자 일하는 건 너무 잘해요. 자기 작은 조직에서 일을 하는 건 너무 잘해요. 그런데 함께하는 게 약해요. 팀에서도 다른 팀 동료와 함께하는 것. 그다음 다른 부서와 함께하는 것. 이게 코칭을 20년 해봤지만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고 남자 동료들이 여성 동료들한테 부족하다고 느끼는 중요한 포인트예요. 상사들이 여성을 주요 포지션에 앉힐 때도 그걸 염려해서 조금 더 능력이 부족한 남자를 앉혀 버리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저는 많은 이야기를 말씀드리고 싶지만 우선 두 개를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리더가 될 만한 사람, 예측이 가능할까요.

▷될성부른 나무의 공통적인 특징은 스스로 생각하더라예요. 제가 아까 왜 일하는 방법에 대해서 오너십을 가지고 계셔라 말씀드린 것과 같은 얘기거든요. 될성부른 나무들은 이 일에 대해서 본인이 배울 준비가 되어 있어서 계속 생각하는 거예요. '이걸 좀 더 잘하려면 누구에게 배워야 하지, 뭘 더 알아야 하지, 누굴 만나봐야 하지' 이런 것들요. 기본적으로 새로 배우는 것에 대해서 대단히 열려있고 적극적이에요. 그래서 보통은 다른 동료들이 무서워하는 상사에게 다른 사람들은 안 가는데 본인은 가는 거죠. 왜? 무서운 사람이지만 우리 회사에서 저 정도 포지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뭔가 배울 점이 분명히 있을 거야라는 생각을 하는 거예요. 그래서 무서운 것에 대한 네거티브한 측면보다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뭔가 배울 점을 긍정적으로 추구하는 거죠. 그래서 보통 추구형 동기. 피하는 동기가 아니고 지향하는 동기를 가지고 계시고 잘 배우시더라고요.

-향후 계획이 있다면.

▷특별한 계획은 없고요. 저는 일평생 동안 삶의 목표를 세우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이렇게 살아오지 않았어요. 제가 행복이 중요하고 즐겁게 사는 게 중요한 사람이라고 했잖아요. 그래서 주인 차원에서 목표를 세워서 시달리고 하는 사람은 아니고요. 그런데 'Being' 차원에서, 존재 차원에서는 목표가 하나 있어요. 코치로서 이 정도 경력이 쌓였으면 좀 더 지혜로운 코치, 좀 더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 싶은 목표는 가지고 있고요. 제가 코칭을 혼자 비즈니스를 하면서 이만큼 일궈 놨기 때문에 '후배 코치가 되겠다고 시작하는 초심자들에게 좋은 슈퍼바이저가 되어주면 좋겠다' 그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황순민 기자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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