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문턱 낮아지자 꿈쩍않던 고양집값도 '들썩'..저평가 지역 매수유입

실수요층 대출규제 완화에 경기도 중저가 주택 유입..저평가 지역 집값상승 견인

경기 고양 덕양구 일원 '스타필드 고양' 인근 단지 전경. [사진=김서온 기자]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실수요층의 대출 규제 문턱이 낮아지면서 경기 중저가 주택으로 눈길을 돌리는 수요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출 규제 완화에 일산신도시가 자리잡은 경기 고양과 같이 저평가된 시장으로 매수세가 활발해지면서 집값 역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2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고양 덕양구는 12.81%의 집값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의정부(12.62%), 동두천(12.04%), 인천 서구(11.73%), 평택(11.24%) 등이 1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고양시는 덕양구를 비롯해 1기 신도시인 일산이 자리 잡고 있음에도 그동안 서울을 비롯해 일부 경기권 부동산 시장과 비교해 집값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경기권 실수요가 유입되고 교통망이 개선돼 서울 접근성이 높아지는 등 시장이 재평가받으면서 집값 상승 불씨가 되살아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고양 덕양구 일원에 있는 '몰세권' 단지인 '삼송2차아이파크(2015년 8월 입주)'는 이달 전용 84㎡가 10억6천만원(14층)에 팔렸다. 지난 3월 동일면적대 매물이 10억8천만원(26층)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하지는 못했지만, 당시 거래된 매물이 고층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거래된 매물과 같은 층수의 물건이 지난 2월 9억5천만원(14층)에 거래됐다. 현재 단지의 전용 84㎡ 호가는 11~13억원대에 책정돼 있다.

스타필드 고양과 맞닿아 있는 '동산마을22단지호반베르디움(2012년 10월 입주)'은 지난달 전용 84㎡ 4건이 8억9천400만원(6층)~9억4천만원(6층)에 실거래됐다. 올해 1월 동일면적대 매물이 9억8천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갈아치운 뒤 8억 초반대에서 9억 초반대의 거래가 다수 이뤄지다, 최근 9억 중반대까지 회복했다.

지난해 6월 동일면적대 매물이 6억7천800만원(6층)~7억1천200만원(21층)에 거래돼 1년 새 약 2억7천만원 올랐다. 현재 단지의 전용 84㎡ 매물은 9억 후반대에서 12억원대까지 호가가 형성돼 있다. 10억원대에 실거래가 이뤄지면 '10억 클럽'에 진입하게 된다.

일산동구 내 단지들도 차분하게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하철 3호선 역세권 단지인 '호수마을5단지청구(1994년 2월 입주)' 전용 67㎡가 이달 6억2천만원(9층)에 거래됐다. 전월 동일면적대 매물 2건이 5억7천700만원(2층)~5억9천900만원(2층)에 팔려 한 달 새 약 5천만원이 올랐다.

이보다 앞선 지난 5월 고층(17층) 물건이 6억2천8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으나 저층과 중층 매물의 가격이 오르며 전체 실거래가를 견인하고 있다.

동일면적대 매물은 1년 전인 지난해 7월 4억2천만원(4층)대에 거래됐다. 현재 단지의 전용 67㎡ 매물이 6억3천만원~6억8천만원대에 호가가 형성돼 있으며, 이 가격대에 거래가 이뤄질 경우 노후 단지임에도 또 한 번 신고가를 갈아치우게 된다.

고양 덕양구 내 C부동산 관계자는 "일산신도시를 비롯해 고양시 내 집값은 기타 수도권 시장과 비교해 그간 크게 오르진 않았다"며 "그러나 최근 대출 규제 완화에 실수요자들이 경기권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중저가 주택이 있는 고양 아파트값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몰세권인 고양 스타필드 인근 단지들과 일산서구와 동구 내 중저가 노후 아파트, 대형건설사들의 브랜드 단지가 조성되는 인근에서 계속 신고가를 경신하며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일산동구 일원에 있는 N부동산 대표는 "최근 대출 규제 완화 발표 이후 서울에서 실거주 목적의 매물을 찾는 발걸음이 늘어나고 있다"며 "수요가 많으니 신축 대형 단지뿐만 아니라 소규모 노후 단지들에서 나온 매물의 가격도 자연스레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이달 1일부터 무주택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 규제 문턱을 낮추면서 실수요자 중심의 내 집 마련이 늘어나고 있다.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무주택자가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LTV 7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주택 기준이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서 6억원 이하에서 9억원 이하로, 조정대상지역에서는 5억원 이하에서 8억원 이하로 각각 3억원 올라가고, 부부합산 연 소득 기준은 8천만원 이하에서 9천만원 이하(생애 최초 구입자 1억원 이하)로 1천만원 완화됐다.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서 LTV의 경우 6억원 이하에 60%, 6억~9억원 구간의 초과분에 50%를 각각 적용하고, 조정대상지역의 경우 5억원 이하에는 70%가, 5억~8억원 사이 초과분에는 60%가 적용된다.

업계 관계자는 "대출 규제가 완화됐지만, 한도가 4억원이기 때문에 경기권 중저가 주택 위주로 매수세가 강해지고 있다"며 "특히, 기존 시장에서 저평가됐지만, 인프라가 개선됐거나 개발 호재가 있는 일산 등으로 대출 한도가 확대된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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